야 “국정조사·대통령 책임” VS 여 “수사 먼저·경찰 책임”

김윤나영·조문희 기자 2022. 11. 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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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애도기간 끝나자 이태원 참사 공방 본격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용산이태원참사 대책본부 박찬대 본부장이 6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대책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끝난 6일 참사의 진상규명과 인적 쇄신, 책임자 처벌을 두고 본격적인 공방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경질을 비롯한 내각 쇄신과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책임 주체를 경찰로 한정하면서 국정조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을 고심하고, 민주당이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이번 주가 사태 수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민 장관 경질

민주당은 참사의 최종 책임자를 윤 대통령으로 보고 대통령 사과와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요구했다. 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과 중앙정부, 지방정부, 경찰, 누구든 참사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한덕수 국무총리 경질과 이상민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파면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책임 주체를 경찰로 한정하고, ‘선 조사 후 책임’을 강조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최초단계인 용산경찰서장의 늦장 보고에 대한 책임 소재부터 모든 과정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분명한 사실관계에 근거한 책임 인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여론이 악화할 경우 재난 대응 책임자인 이 장관까지는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정조사

민주당은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도 촉구했다. 대통령실과 총리실까지 겨냥한 성역 없는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는 “경찰과 정부는 수사 대상으로 수사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객관적이고 철저한 원인규명을 위해 국회 국정조사는 필연”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수용 가능성을 열어두되, 경찰 수사가 먼저라고 맞섰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금 국정조사를 실시하더라도 수사에 방해만 될 뿐”이라면서도 “사실을 감추려 하거나 국민적 의혹이 남는다면 국민의힘이 먼저 나서 국정조사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

경찰의 ‘셀프 수사’ 논란에 대한 대책으로 특검(특별검사제도)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아직 특검을 공식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경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을 요구할 방침을 세웠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경찰이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는 국회가 조사하는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다.

특검 형식을 두고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발동하는 상설특검과 국회가 임명하는 특검이 맞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4일 “필요하다면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특검은) 법무부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상설특검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지난 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장관이 얘기하는 특검은 참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방탄 특검’이 될 수 있다”며 국회 차원의 특검법을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달 둘째 주가 정국의 분수령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참사 관련 현안 보고를 받는다. 회의에는 이 장관과 윤 청장뿐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출석한다. 여야는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참사 원인과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7일 여야 원내대표와 만나 국정조사 관련 협상을 중재한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예정된 본회의 전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결국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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