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부, 법회→예배→미사…유례없던 '추모의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6일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이태원 참사로 숨진 희생자를 애도하는 가톨릭 추모미사에 참석했다. 전날까지 이어진 국가 애도 기간에 매일 합동분향소를 조문한 데 이어 사흘 연속 주요 종교의 추모 의식에까지 모두 참여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애도의 표현을 다 하는 것과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등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 김 여사는 검은색 블레이저와 치마 그리고 흰색 셔츠 차림으로 성전에 들어와 조학문 명동성당 주임신부 등의 안내로 자리를 잡았다. 정순택 대주교 등 사제단이 십자가를 앞세우고 입당해 신자들을 향해 강복(축복)하자 윤 대통령 부부는 두 손을 모은 채로 고개 숙여 응답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미사가 끝난 뒤 별도의 발언 시간을 갖지는 않았다.
이로써 참사 직후부터 계속됐던 윤 대통령의 '추모 시간'이 일단락됐다. 윤 대통령은 참사 이튿날인 30일 오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바로 사고 현장을 찾았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31일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광장에서 조문을 시작한 이후 매일 오전 조문을 이어갔다. 첫날에는 대통령실 모든 고위 참모가 서울광장을, 둘째 날인 1일에는 국무회에 참석한 국무위원 전원이 사고 현장 인근 녹사평역에서 각각 대통령과 함께 조문했다.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이 합동분향소에 조문하는 건 일반적이었지만 매일 조문한 적은 없었다. 국가 애도 기간 지정의 첫 사례였던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당시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합동분향소에 한 번 조문하고 합동 영결식에 참석한 정도였다.
주요 종교의 추모 의식에 연이어 참석한 사례도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4일 불교의 위령법회, 5일 개신교의 위로예배, 6일 가톨릭의 추모미사에 연일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4일 추모사에서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과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국민적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종교계의 움직임과 종교활동을 통해 더욱 깊은 애도를 표현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모여 추모 행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2일 저녁에는 김 여사가 빈소를 찾았다. 김 여사는 10대 고등학생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노원구의 한 장례식장 등을 방문해 조문하고 서울 목동의 한 병원 중환자실로 이동해 치료 중인 현직 장병의 가족들도 만났다.
국가 애도 기간 종료와 함께 윤 대통령의 추모 행보도 일단락되지만 끝난 건 아니다.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등 본격적인 후속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개신교 위로예배를 마친 뒤 "꽃다운 청년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은 영원히 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무한한 책임감으로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저와 정부가 마음을 다하고 온 힘을 다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성도 여러분의 많은 기도를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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