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탄생 숨은 주역' 故손복남 고문, 글로벌 생활문화그룹 도약 역할

김혜경 2022. 11. 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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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모친 손복남 CJ그룹 고문이 지난 5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손영기 사장 별세 후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지분을 손 고문에게 상속해줬는데, 이 지분이 CJ가 삼성그룹에서 독립할 때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1993년 이재현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을 계열분리해 나올 때, 손 고문 등이 보유한 안국화재 지분과 제일제당 지분을 맞바꿔 현재 CJ그룹 근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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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재현 CJ그룹 회장 모친 손복남 고문 5일 별세
고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 총애 받은 삼성가 맏며느리
제일제당, 글로벌 기업 도약하는 기점마다 중요 역할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모친 손복남 CJ그룹 고문이 지난 5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지난 5일은 CJ그룹(창업 당시 제일제당)의 창립 69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1933년생인 손 고문은 경기도지사를 지낸 고(故) 손영기 전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사장의 장녀로, 1956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과 결혼하면서 삼성가와 인연을 맺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의 누나다. 슬하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CJ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3남매를 뒀다.

손 고문은 1970년대 중반부터 시부모인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 내외를 모시며 자녀들을 키워냈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집안 대소사를 맏며느리인 손 고문과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특히 장남인 이재현 회장에게 엄격했다.

손 고문은 아들을 실력과 인성 면에서 두루 손색없는 경영자로 키우려는 일념에 "항상 겸손하고 스스로 능력을 입증하라"며 "일 처리에 치밀하되 행동할 때는 실패를 두려워 말라"고 채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철 선대회장이 장손인 이재현 회장을 유달리 사랑하고 신뢰한 근저에는 이러한 손 고문의 노력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서울=뉴시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어머니인 고 손복남 고문(앉아있는 이들 중 왼쪽에서 세 번째)이)이 1995년 드림웍스 공동 창업자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젠버그를 집으로 초청해 환담하고 있다. 중앙 오른쪽부터 고 박두을 여사, CJ 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이 보인다. (사진출처: CJ그룹 제공) 2022.11.06. *재판매 및 DB 금지

이병철 선대회장은 손영기 사장 별세 후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지분을 손 고문에게 상속해줬는데, 이 지분이 CJ가 삼성그룹에서 독립할 때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1993년 이재현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을 계열분리해 나올 때, 손 고문 등이 보유한 안국화재 지분과 제일제당 지분을 맞바꿔 현재 CJ그룹 근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고인은 그룹 출범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매출 1조원대 식품회사인 제일제당이 글로벌 생활문화그룹으로 도약하는 기점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95년 CJ가 문화 사업에 진출하는 계기인 미국 드림웍스 지분투자 당시 손 고문은 창업자 중 한 명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집에 초청해 직접 식사를 대접하며 성공적 협력 관계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후문이다.

2010년대 초반 글로벌 한식 브랜드 이름을 '비비고'로 정할 때도 "외국인들도 부르기 좋고 쉽게 각인되는 이름"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CJ가 글로벌 K푸드 확산을 꿈꾸며 2017년 개관한 R&D 허브 CJ블로썸파크를 구상할 때는 이재현 회장과 함께 주요 후보지들을 둘러보며 주변 인프라와 최적의 시너지가 예상되는 현재의 경기 수원 광교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재현 회장은 그런 어머니를 "CJ그룹 탄생의 숨은 주역이시고, 내가 그룹의 경영자로 자리잡는 데 든든한 후원자셨다"라고 회고했다.

손 고문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본사에 출근해 정기적으로 업무를 보며 CJ그룹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2015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건강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CJ그룹 관계자는 "고인은 말년까지도 그룹 경영진과 가족이 항상 성장하며 발전하도록 하는 화합과 교류의 든든한 구심점이었다"고 했다.

장례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이날 오전 서울 필동 CJ인재원에 마련됐다. 6일 오전 9시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전 관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재계 및 문화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발인은 오는 8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경기 여주 선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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