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소양함', 자위대 관함식서 기시다 총리 탄 日함정에 경례
7년 만의 첫 참가… 기시다, 가슴에 손 올려 답례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우리 해군이 참가한 일본 해상자위대 주관 국제관함식이 6일 오전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남부 사가미(相模)만 일대에서 열렸다.
관함식은 통수권자인 국가원수가 자국의 주요 해상전력을 사열하는 의식으로서 이번 관함식은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을 맞아 개최됐다. 우리 해군의 일본 관함식 참가는 7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일본 관함식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호주·인도·뉴질랜드·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파키스탄 등 총 12개국 해군이 함정을 파견했다.
특히 우리 해군에선 1만1000톤급 군수지원함 '소양함'과 장병들이 이날 관함식 해상사열에서 참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탑승한 다용도 운용모함(경항공모함) '이즈모'를 향해 '대함(對艦) 경례'를 했다.
'대함 경례'란 해군에서 선임 지휘관이 탑승한 배 옆을 지날 때 하는 해상 경례다. 국제관함식에선 주최국 함정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국 함정들 또한 주빈이 탑승한 함선에 대해 예를 갖추는 의미에서 대함 경례를 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일본 해상자위대는 '일본 군국주의 상징'으로 간주되는 '욱일기' 문양의 깃발을 공식 깃발(자위함기)로 함선에 걸고 있어 그간 국내에선 우리 해군의 이번 일본 관함식 참가를 놓고 찬반 논란이 계속돼왔다. 해상사열 중 대함 경례시 우리 해군 장병들이 마치 '욱일기'를 향해 경례를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단 이유에서였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이번 일본 관함식 참가를 최종 결정하면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갖는 안보상 함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결정이란 얘기다.
우리 해군 '소양함'은 이날 관함식 해상사열에서 일본을 제외한 다른 참가국들 가운데 호주·브루나이·캐나다·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뉴질랜드·파키스탄 해군 함정에 이어 9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소양함 함교 우측 갑판에 도열한 우리 장병들은 호령에 맞춰 '이즈모'함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고, 기시다 총리는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으며 답례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해상사열에 앞서 헬기를 이용해 '이즈모'함에 내린 뒤 함정 내부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했다. 기시다 총리의 일본 의장대 사열 장소에선 우리나라의 태극기를 포함해 이번 관함식에 초청된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학술토론회)'(WPNS) 회원국 등의 국기가 걸려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의 성조기와 중국의 오성홍기 등도 보였다.
우리 해군은 지난 2002년과 2015년에도 일본 관함식에 참가한 적이 있다. 특히 2015년엔 4500톤급 구축함 '대조영함'을 일본 관함식에 파견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앞서 1998년과 2008년 우리 해군 주관 관함식에 함정을 보냈다.
그러나 우리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일본 기업들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 등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2018년 이후엔 서로의 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았다.
특히 우리 해군 주관으로 2018년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관함식 땐 일본 측이 '자위함기 대신 일본 국기(일장기)를 게양해 달라'는 우리 측 요구에 불응하면서 관함식 참가를 아예 취소해버린 일도 있다.
또 2018년 12월~2019년 1월엔 동해와 남해에서 우리 해군함을 겨냥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근접 위협비행 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한일 군사당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렀다.
우리 해군 '소양함'은 이번 관함식 본행사에 이어 7일까지 도쿄만 일대에서 진행되는 관함식 참가국 간의 수색·구조 훈련(SAREX)에도 참가한 뒤 10일쯤 귀항할 예정이다. 'SAREX'는 조난·화재 선박에 대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훈련이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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