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불청객’인 이 병, 만성 질환에 취약한 노인들 주의 필요

이승구 2022. 11. 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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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감소증, 노화로 인해 근육량·근력·근기능 저하 등으로 발생
노년층 사망률 최대 2배 증가…여러 만성질환의 원인이자 결과
치료제 없어…단백질 챙겨먹고 운동 등으로 근육량 유지해야
노년층은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해 적정량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 근 기능 등이 지나치게 줄어들어 발생하는 질환인 ‘근감소증(sarcopenia)’. 

사람들은 보통 근감소증에 대해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근감소증은 사망률을 최대 2배 정도 높아지게 할 만큼 ‘노년기 불청객’이다. 또 여러 가지 만성질환의 원인이자 결과가 될 수 있고, 실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돼 낙상과 골절 등이 동반돼 기능 감소를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만성질환에 취약한 노인들은 근감소증이 되지 않도록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근감소증은 원래 특정 질병을 지칭하기보다는 근육이 빠져있는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하지만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근감소증으로 인한 여러 기능 저하와 질병 등의 의료적 결과의 심각성이 드러나게 되면서 2016년 미국에서 진단코드를 받은 질병으로서 인식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받았다. 

근감소증은 근육량, 근력과 근기능을 객관적으로 측정해 진단받을 수 있다. 먼저 젊은 성인에 비해 하위 약 1.25% 정도의 근육량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근육량이 감소했다고 본다. 또 근력은 다리 근력 또는 악력으로 측정하는데, 남자는 28㎏, 여자는 18㎏ 미만일 때 감소한 것으로 판단한다. 

근 기능은 보행 속도를 측정하거나 팔걸이 없는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균형 등 신체 기능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노년층은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해 적정량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근감소증은 보통 노인에게 많이 오지만 근 감소가 진행되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 50세부터 근력, 근육량, 신체수행능력의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50세부터는 당장 기력 저하나 근육량의 급격한 감소 등의 변화가 없더라도 근감소증에 대한 인식을 갖고 적절한 운동과 지속적인 단백질 섭취 유지가 필요하다. 또 근력 감퇴 현상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근감소증은 근육량이 적다는 것만으로 진단하는 것이 아니며 근육의 ‘질’도 매우 중요하다. 근육량이 감소한 상태여도 근력이나 근 기능이 유지되고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면 근감소증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근육량이 적으나 근기능·근력이 유지되는 경우 그 상태에서 근손실이 조금만 더 오게 되면 기능이 많이 감소하므로 적절한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근감소증은 아직 치료제가 없다. 현재까지 연구된 바로는 운동과 단백질·아미노산 복용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경우 가장 치료와 예방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다. 근육을 구성하고 근육의 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양요소가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단백질이다. 따라서 근감소증으로 진단되면 단백질을 어느 정도 복용하는지 확인하고 요구량만큼 더 섭취해야 한다. 

한국인 특유의 식습관으로 보통 밥, 국, 김치 위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본인이 얼마만큼의 단백질을 섭취 중인지 한 번쯤 확인해보고 식습관 교정을 통해 단백섭취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권고되는 단백 섭취량은 체중 1㎏당 0.8~1.2g다. 근감소증이 의심되거나, 이미 근감소증이 진행돼있는 상태이거나, 단백질 결핍이 심한 상태에서는 체중 1㎏당 1.2~1.5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실제 음식 100g당 단백질의 양은 육류의 경우 20g, 두부 8g, 우유 3g, 달걀 4.5g 정도이기 때문에 60㎏의 성인이 하루 60g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양의 단백질을 포함한 식품을 챙겨 먹어야 한다. 또 한 끼에 몰아서 먹기보다는 세 끼에 나눠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노년층은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해 적정량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근감소증은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질환이 많을수록 발생하기 쉽다. 자연스러운 노화에 의한 근감소증은 ‘1차성 근감소증’이라고 한다. 여기서 병적으로 근감소 유발 원인에 따라 발생한 근감소증은 ‘2차성 근감소증’이라고 한다.

그 예로는 ▲우주비행사와 같이 중력에 노출되지 않거나 운동량의 극심한 저하 때문에 움직임이 극히 감소하는 경우 ▲심장‧폐‧간‧신장‧뇌‧염증성 질환‧종양 등 심각한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 ▲심각하게 영양·단백질 섭취가 저하되거나 흡수장애, 위장관 장애에 의해서 몸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백질이 극히 적어지는 경우 등이 있다.

근육은 팔다리를 움직이고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관의 역할뿐만 아니라 뼈와 혈관, 신경, 간, 심장, 췌장 등 신체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뼈는 근육에 의해 당겨지고 밀어지면서 그 힘에 의해 밀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근육이 힘을 잃으면 뼈도 약해져 골다공증이 생기기 쉽다. 또 근육이 줄어들면 근육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물질의 영향으로 새로운 혈관과 신경이 생겨나는 것을 방해하며, 궁극적으로는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근육 감소는 지방간, 심장비대, 췌장 기능 저하와도 연관이 있으며 노인 인구 30%에서 유병률을 보이는 당뇨병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근육은 인슐린에 반응해 혈당을 사용하고 저장하는 등 우리 몸에서 혈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근감소증이 있을 경우 근육의 혈당 흡수와 사용 능력을 현저히 떨어트려 당뇨를 유발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근감소증은 심혈관 질환, 심부전, 암 발생 또는 불량한 예후와 관련이 있어 만성질환에 취약한 노인들은 근감소증이 되지 않도록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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