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文정부 임명한 국수본부장 총괄로 이태원 사고원인 수사중…국조 논의 이르다"

민주 등 국정조사·특검 요구에 "정쟁말고 신속한 수사 먼저…완전 닫은 건 아니다"
"수사 미진·은폐 의심 때 논해야…무조건 경찰수사 못 믿는 건 검수완박법 잘못만 드러내"
野 김진표 국회의장에 국조요구서 내면…"따로 전략은 없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지난 10월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특검 제안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면서 야당의 국회 국정조사, 특별검사 도입 주장이 수면 위에 떠오르자 여당은 "신속한 수사가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국조·특검 추진은 진행 중인 경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곧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지금은 국조나 특검을 논하기보다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시기"라며 "'거스를 수 없는 민심'은 정쟁이 아니라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라고 밝혔다.

야권의 요구를 '정쟁'으로 일축한 이유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국정조사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지금 국조를 실시하더라도 수사에 방해만 될 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고, 그저 정쟁으로 흐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상황에 대해 장 원내대변인은 "경찰은 선제적으로 사고 대응이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그리고 곧바로 신속하게 강제수사에 임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정한 대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고의 수사를 총괄하는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인사"라며 "경찰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철저하게 사고원인에 대해 밝힐 것이다.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조나 특검은 경찰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국민적 의혹이 남아 있다면 그때 가서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며 "결과를 보지도 않고 무조건 경찰의 수사를 믿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법이 잘못됐다는 것만 거듭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는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예산심사와 민생, 안보위기 해결에 힘을 모을 때"라며 "국조는 시간을 두고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실을 감추려 하거나 국민적 의혹이 남는다면, 국민의힘이 먼저 나서 국조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전날 진보진영 촛불집회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국조 요구에 당론 반대냐'는 질문에 "주호영 원내대표께서도 미리 말씀했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둔 게 아니다"며 "열려있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논하는 게 맞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고 원인을 바탕으로 해서 누가 어떤 책임을 질지 관심있지, 사고 원인에 대해 정부가 모면하려 하거나 덮으려 하기 때문에 특검이나 국조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시기적으론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국민 납득 못하는 의혹이 남았는지 여부가 (국조 등) 논의 여부의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논의하게 될 땐 여야정·전문가 누구든 함께 해서 TF나 특위 등에서 재발방지 대책에 힘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의 정부 책임론 공세가 예상되는 것에는 "여당이 '누구까지 책임지는 게 맞다, 언제까지 문책해야 한다'고 적극 방어에 나서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신중론을 내비쳤다.

민주당이 국조 요구서 제출을 강행할 경우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 설득할 계획이냐는 질문엔 "전략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며 "지도부에서 적절한 방법으로 김 의장에게 당의 입장을 다시 한번 요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야정 동참 이태원 사고 조사특위를 제안해둔 국민의힘은 7일 당 자체 조사특위를 발족시켜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