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쏟아내는 대장내시경 두려운데"…韓 20·40 대장암 세계 1위

50대 이상의 암으로 알려진 대장암. 그런데 지난 5년간 50대 이상의 발병률은 줄어든 반면 20~40대 발병률은 모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에서는 한국 20~40대의 대장암 발병률이 세계 1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암 검사는 50세 이상에서 무료이지만, 젊은층도 적극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 조언이다.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2021년 대장암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20대, 30대, 40대에서 인구 10만명당 대장암 환자 수는 모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인구 10만명당 40대 대장암 질환자는 127명으로 2017년보다 16.5% 늘어났다. 2021년 30대는 46명으로 같은 기간 48.4% 증가했으며 20대는 60% 늘었다. 이 기간 60대와 70대, 80대 이상의 환자 인원이 각기 5~14%씩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뤘다. 2021년 기준 국내 전체 대장암 환자 수의 90.1%가 50대였지만, 발병률은 20~40대를 중심으로 올라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20~40대 대장암 발병률이 세계 1위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 안슈츠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최근 의학 저널 '랜싯('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0대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국 중 1위였다. 우리나라는 20~40대 대장암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도 4.2%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원인은 식습관 변화다. 대장암을 유발하는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 섭취가 늘어났다는 것. 대신 운동량은 가공육 섭취가 잦은 서구 국가보다 떨어져 젊은층의 대장암 발생이 늘어난다는 것이 의료계 설명이다.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다른 아시아권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 젊은층은 가공육과 붉은 육류 등을 섭취하는 비율이 더 높다"며"서구 국가 젊은 층에 비해 운동량이 적다는 점도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20~40대 대장암 발병에 따른 사망 위험을 낮추는 방법으로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거론된다.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소화기내과 공동 연구팀은 2007~2017년 건강검진을 받은 만 18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52만8000여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만 45세 이전이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만 45세 미만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그룹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은 그룹보다 총 사망위험이 14% 낮았다는 것.
다만, 우리나라에서 대장암 스크리닝 검사는 50세부터 권고한다. 2018년부터 만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무료 국가대장암검진을 실시 중이다. 대변에 혈액이 묻어나오는지를 확인하는 분변잠혈검사를 매년 시행해 양성이면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젊은층은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증상이 발생한 뒤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다. 1기 대장암은 5년 상대생존율이 93.9%에 이를 정도로 치료 예후가 좋으며, 점막에만 국한돼있거나 점막하층으로의 침범 깊이가 매우 얕은 경우에는 내시경적 절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박윤영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가족력이 있거나 혈변, 체중 감소, 가늘어진 대변 굵기, 변비, 체중 감소, 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며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위해서는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의 가공육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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