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업계 만족…레거시 산업 혁신하는 스타트업
기사내용 요약
인테리어·중고차·렌터카 등 '레몬 마켓'. 도매,·식당 예약 등 오프라인 위주 분야
인테리어 '아파트멘터리'·식당 예약 '테이블매니저·렌터카 대여 '카모아' 등 주목
"투명한 정보 공개·사후 처리 약속, 소비자 구매 결정 촉진·만족 따른 재구매 유도"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상대적으로 정보가 적은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많아 '레몬 마켓'(Lemon Market)으로 불리던 인테리어, 중고차, 렌터카 등은 물론 오프라인 위주였던 도매 거래, 식당 예약 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IT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판을 뒤흔들고 있다.
이들은 기존 공급자 중심 생태계를 소비자 중심으로 혁신하고, 오프라인에서 불투명하게 이뤄지던 거래를 편리하고 투명한 온라인 프로세스로 바꿔 놓아 소비자는 물론 업계에서도 환영받는다.
◇아파트멘터리
아파트멘터리(공동 대표 윤소연·김준영)는 2016년 설립한 인테리어 서비스 혁신 스타트업이다.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은 도배, 마루, 타일 등 공정별로 시공 업체가 다른 특성상 기존 견적보다 최종 견적이 늘어나는 경우가 잦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의 지난해 소비자 시장 평가 지표에 따르면, 주택 수리와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은 '미흡 시장'이다. 설비 하자 인테리어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은 총 568건에 달한다. 전년(412건) 대비 38%가량 증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업계 최초 인테리어 표준 견적 시스템인 '프라이스 태그 시스템'을 도입·운영해 소비자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5만 건 넘는 시공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아파트 평형대별로 표준화한 견적을 상담 즉시 제공한다.
고객은 매번 현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마이피치 앱'을 통해 시공 과정을 실시간 확인 가능하고, 전담 매니저와 수시 소통해 궁금증 등을 해소할 수 있다. 견적서, 계약서 등 정리가 어려운 중요 문서도 통합 관리 가능하다.
기존 리모델링 시장의 큰 문제 중 하나였던 A/S도 강화했다.
완공 즉시 고객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마감 확인서'를 도입했다. 전담 A/S 센터인 'A케어센터'를 통해 완공 후 일 년까지 사후 관리를 책임진다. 리모델링 이후 문제점이 발생하더라도 시공업체가 폐업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으면 하자 보수할 길이 없었던 문제점이 해결된 셈이다.
아파트멘터리는 체계적이고, 규격화한 시스템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운영으로 'IaaP'(Interior as a Product, 제품형 인테리어) 시장화를 선도하고 있다.
올해 1~8월 계약 체결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0%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최근 45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최근 오프라인 직영 매장 '스포크'(SPOKE) 4, 5호점을 추가했다.
◇테이블매니저
인공지능(AI) 기반 예약 IT 스타트업 테이블매니저(대표 최훈민)는 외식업계 디지털 전환(DX)을 선도하는 솔루션 서비스로 국내 식당 예약 자동화를 이끌고 있다.
과거에는 고객이 식당에 예약하려면 매장 운영 시간에 맞춰 전화해야 했다. 식당 측은 전담 인력이 직접 고객 전화를 받고, 가능 일정을 확인해 수기로 정리하는 등 번거로웠다.
2014년 출범한 테이블매니저는 2016년 국내 최초로 '예약 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접수부터 수정, 취소까지 수기 형태로 관리되던 예약 데이터를 디지털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이를 기반으로 '즉시 확정'이 가능한 실시간 예약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했다. B2B SaaS(Service as a software) 프로그램 'TableManager'(테이블매니저)를 통해 업주나 직원은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면 언제, 어디서든 예약 현황을 쉽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매장에서 수기 장부를 확인할 필요 없고, 예약 전용 기기나 프로그램을 매장에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방문 이력 포함 고객 정보가 데이터로 저장돼 고객별 맞춤 응대가 가능하다. 수집된 예약 정보를 통해 고객 예약일에 맞춰 문자 혹은 카톡으로 '리마인드 메시지'를 자동 발송한다.
특히 계좌 이체를 통해 전달되던 예약금을 손쉽게 송금 및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고객과 업주의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그 결과, 테이블매니저 도입 매장은 노쇼 비율이 평균 71% 감소했다.
테이블매니저는 외식업계에서 구축한 고객·예약 데이터 수천만 건을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수요 예측 엔진'을 론칭했다. AI를 활용해 식당 빈 자릿수를 예측해 이를 '예약 상품권'으로 판매해 빈자리를 최소화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과 거래액이 전년 대비 각각 333%, 200% 증가했다.
식당 이외 업종에서도 예약 관리와 온라인 예약 니즈가 증가하는 데 따라 병원, 뷰티, 레저, 애견, 키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8월 KT와 AI통화비서의 '전화 예약 자동화 기능'을 공동 개발하는 등 성장 동력을 지속해서 마련하고 있다.
◇카모아
과거 렌터카 대여를 위해서는 고객이 일일이 업체에 전화해 비교해 본 다음 예약해야 했다.
이에 여러 '렌터카 가격 비교 서비스'가 출현했으나 일부 지역만 지원하거나 고객 리뷰와 업체 상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효율성이나 투명성이나 낮았다.
2018년, 이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업체가 카모아(대표 홍성주)다.
현재 전국 단위 서비스망을 바탕으로 실시간 가격 비교, 렌터카 업체 리뷰, 차량 배달 등 서비스를 운영한다.
기존 서비스들과 달리 고객이 앱, 웹 등에서 검색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차량 예약 현황 등 총 5개 조건을 비교해 대여 가능한 차량 정보만 제공한다. 실시간으로 가격 비교는 물론 예약, 보험 상세 내역 확인까지 할 수 있다.
예약 후 '차량 배차 불가'로 인한 취소율이 그만큼 낮아진다.
국내 렌터카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7.7조원 규모로 등록 렌터카 업체는 1000개가 넘는다. 하지만, 5개 대기업이 등록 차량의 59.1%를 차지할 정도로 대형 업체 중심 시장이다.
규모와 브랜드 가치에서 뒤지는 중소 업체들은 업무 효율성마저 낮았다. 엑셀 프로그램, 화이트보드 등 수기로 차량과 예약을 관리했고, 노후화한 ERP 시스템에 의존하면서도 월 30만~200만원가량 부담했다. 경쟁력과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지 못했던 셈이다.
카모아 제휴 업체는 선진화한 IT 시스템인 '카모아 파트너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총 61가지 기능을 바탕으로 차량 관리, 예약 관리, 직원 관리, 매출 관리, 차량 배달 설정 등 렌터카 업체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등록 차량 대수 상관없이 지원받는다.
카모아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누적 거래액이 전년의 2배가 넘는 580억원을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56개 지역, 587개 업체와 제휴해 업계 최대 규모인 5만1000여 대 차량을 제공한다.
2019년 미국령 괌, 사이판 서비스를 오픈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하와이, 일본 오키나와, 도쿄, 삿포로, 후쿠오카, 오사카, 나고야 등지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글로벌 렌터카 플랫폼' 도약을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항공대 경영학부 이상학 교수는 "정보 비대칭성은 소비자 의사 결정 과정의 정보 탐색과 대안 평가를 어렵게 함으로써 구매를 포기하게 할 수도 있다. 구매 이후에도 '내가 올바른 구매를 했을까?' 등 의구심을 갖는 '인지 부조화'를 증폭하고, 이는 불만족을 유발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사후 처리 약속은 소비자 구매 결정 촉진과 만족에 따른 재구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스타트업들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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