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총력대응 지시까지 2시간…경찰 지휘부 그날의 행적

김성진 기자 2022. 11. 6. 13: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장, 등산 후 캠핑...서울경찰청장은 집회 통제 후 퇴근자리 비운 '컨트롤타워' 112상황관리관...줄줄이 '늑장보고'前용산서장, 참사 한시간 뒤 현장 도착...도착 기록 '허위보고' 의혹
이태원 참사 당일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총력 대응을 지시한 건 사고가 터지고 2시간 가까이 흐른 뒤였다. 지휘부 '눈'이 돼야 했을 일선 경찰서장은 현장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고 '귀'가 돼야 했을 상황관리관은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사고 발생 1시간20분 뒤 들어간 첫 보고...전화 아닌 '문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윤 청장은 지난달 29일 충북 제천을 방문해 지인들과 등산하고 밤 11시쯤 캠핑장에서 잠들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밤 10시15분부터 잠들 때까지 상황보고는 없었다.

경찰청 상황담당관은 사고 발생 1시간17분 뒤인 밤 11시32분 윤 청장에게 문자 보고를 했다. 윤 청장은 문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상황담당관은 20분 뒤 전화했지만 윤 청장은 받지 못했다.

윤 청장은 이튿날 오전 0시14분에야 상황담당관 전화를 받고 서울로 출발했다. 이어 오전 0시19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사고가 난 지 2시간가량 흐른 시점이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 청장 전화를 받을 당시 김 청장은 택시를 타고 이태원 현장에 가고 있었다.

김 청장은 참사 당일 광화문 일대와 삼각지역에서 열린 진보·보수 단체 집회 상황 관리를 위해 오후 1시2분 청사 집무실에 출근했다. 집회는 저녁 8시30분쯤 끝났다. 김 청장은 저녁 8시32분 집회 관련 무전 격려를 하고 4분 뒤 퇴근했다. 이후 지하철을 타고 밤 9시20분쯤 대치역에 내려 귀가했다.

김 청장에게 첫 보고는 밤 11시34분에 이뤄졌다. 이태원이 관할 지역인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전화했지만 김 청장이 받지 못했다. 2분 뒤 김 청장은 '부재 중 전화'를 보고 이 전 서장에게 전화했고 처음 상황을 보고받았다.

김 청장은 10분 뒤인 밤 11시44분 서울경찰청 경비과장에게 전화해 가용부대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 3분 뒤에는 홍보담당관에게 전화해 위기대응체계를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또 밤 11시48분에는 112치안종합상황실장에게, 56분에는 기동본부장에게 전화해 가용부대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

김 청장은 앱으로 택시를 호출해 밤 11시56분쯤 탔다. 용산경찰서 상황실은 밤 11시57분 서울경찰청 상황실로 첫 상황보고를 했다. 김 청장은 밤 11시58분 택시 안에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 59분 교통안전과장에게 전화해 교통경찰을 추가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자리 비운 '컨트롤타워' 상황담당관...前용산서장은 '허위보고' 의혹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스1
당시 류미진 총경(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이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근무를 서고 있었다. 야간에는 사실상 퇴근한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역할을 하는 자리다.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실에는 참사 4시간 전부터 '압사 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11건 접수됐다. 참사 직후에는 소방청,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공동대응 요청이 15건 접수됐다.

류 총경은 참사 발생 후 1시간46분이 흐른 30일 오전 0시1분 김 청장에게 문자 보고를 했다. 류 총경은 당시 자신의 사무실에 있다가 참사 발생 1시간이 흐른 뒤 상황실에 복귀했다고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차 우회를 시도한 녹사평역과 차에서 내린 이태원 앤틱 가구거리, 압사 사고가 난 해밀톤호텔 옆 골목./사진=네이버 지도 화면 캡쳐


김 청장에게 첫 보고도 참사 발생 1시간20여분 뒤에 이뤄졌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직전 관내에서 열린 도심 집회 통제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는 집회가 끝나자 밤 9시24분쯤 용산경찰서 주변 설렁탕집에 가서 식사를 했다. 이후 밤 9시47분쯤 관용차량을 타고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이 전 서장은 밤 9시57분~10시쯤 이태원역과 700m쯤 떨어진 녹사평역 근처에 도착했다. 하지만 교통 정체로 이태원 방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전 서장은 경리단길 등으로 우회를 시도하다가 실패했고 1시간가량 흐른 밤 10시55분쯤 이태원 엔틱 가구 거리에서 하차했다. 이어 5분쯤 걸어 밤 11시5분쯤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 50분 정도 흐른 시점이었다. 만일 차에서 내려 걸었다면 참사 직전이나 직후 현장에 도착했을 수 있다. 녹사평역 부근과 참사 현장은 도보로 10여분 거리다.

결과적으로 김 청장에게 보고도 늦게 들어갔고 현장 대응도 부실했다. 참사 직후 현장에는 인파 통제를 위한 경찰 기동대가 한 부대도 투입되지 않았다. 용산 일대에 야간 거점 근무를 서던 기동대가 한 부대 있었는데, 해당 부대는 이 전 서장 지시를 받고 참사 한 시간이 지난 밤 11시40분쯤 현장에 투입됐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시 행적을 허위보고한 의혹을 받고 있다. 참사 당시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5분 뒤인 밤 10시20분쯤 현장에 갔다고 돼 있었다. 이 전 서장이 실제로 도착한 시간과 1시간쯤 차이가 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특감팀)은 이 전 서장과 류 총경을 대기발령했다. 이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감팀은 지난 3일 "(이 전 서장과 류 총경이)업무를 태만히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기안84, '상처 투성이' 다리 공개하며 "힘드네"…무슨 일?김새론, 음주사고 두달만에 '술파티'…초대장에 "준비물은 술""구출 후 술 먹고 춤췄는데…나 자신 징그러워" 생존자 증언소지섭 이미 품절 됐는데…이미주 "사귈래" 무슨 일?달려든 진돗개에 놀란 60대女, 넘어져 골절…"견주 책임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