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총력대응 지시까지 2시간…경찰 지휘부 그날의 행적
경찰청 상황담당관은 사고 발생 1시간17분 뒤인 밤 11시32분 윤 청장에게 문자 보고를 했다. 윤 청장은 문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상황담당관은 20분 뒤 전화했지만 윤 청장은 받지 못했다.
윤 청장은 이튿날 오전 0시14분에야 상황담당관 전화를 받고 서울로 출발했다. 이어 오전 0시19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사고가 난 지 2시간가량 흐른 시점이었다.
윤 청장 전화를 받을 당시 김 청장은 택시를 타고 이태원 현장에 가고 있었다.
김 청장은 참사 당일 광화문 일대와 삼각지역에서 열린 진보·보수 단체 집회 상황 관리를 위해 오후 1시2분 청사 집무실에 출근했다. 집회는 저녁 8시30분쯤 끝났다. 김 청장은 저녁 8시32분 집회 관련 무전 격려를 하고 4분 뒤 퇴근했다. 이후 지하철을 타고 밤 9시20분쯤 대치역에 내려 귀가했다.
김 청장에게 첫 보고는 밤 11시34분에 이뤄졌다. 이태원이 관할 지역인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전화했지만 김 청장이 받지 못했다. 2분 뒤 김 청장은 '부재 중 전화'를 보고 이 전 서장에게 전화했고 처음 상황을 보고받았다.
김 청장은 10분 뒤인 밤 11시44분 서울경찰청 경비과장에게 전화해 가용부대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 3분 뒤에는 홍보담당관에게 전화해 위기대응체계를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또 밤 11시48분에는 112치안종합상황실장에게, 56분에는 기동본부장에게 전화해 가용부대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실에는 참사 4시간 전부터 '압사 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11건 접수됐다. 참사 직후에는 소방청,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공동대응 요청이 15건 접수됐다.
류 총경은 참사 발생 후 1시간46분이 흐른 30일 오전 0시1분 김 청장에게 문자 보고를 했다. 류 총경은 당시 자신의 사무실에 있다가 참사 발생 1시간이 흐른 뒤 상황실에 복귀했다고 전해졌다.
김 청장에게 첫 보고도 참사 발생 1시간20여분 뒤에 이뤄졌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직전 관내에서 열린 도심 집회 통제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는 집회가 끝나자 밤 9시24분쯤 용산경찰서 주변 설렁탕집에 가서 식사를 했다. 이후 밤 9시47분쯤 관용차량을 타고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이 전 서장은 밤 9시57분~10시쯤 이태원역과 700m쯤 떨어진 녹사평역 근처에 도착했다. 하지만 교통 정체로 이태원 방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전 서장은 경리단길 등으로 우회를 시도하다가 실패했고 1시간가량 흐른 밤 10시55분쯤 이태원 엔틱 가구 거리에서 하차했다. 이어 5분쯤 걸어 밤 11시5분쯤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 50분 정도 흐른 시점이었다. 만일 차에서 내려 걸었다면 참사 직전이나 직후 현장에 도착했을 수 있다. 녹사평역 부근과 참사 현장은 도보로 10여분 거리다.
결과적으로 김 청장에게 보고도 늦게 들어갔고 현장 대응도 부실했다. 참사 직후 현장에는 인파 통제를 위한 경찰 기동대가 한 부대도 투입되지 않았다. 용산 일대에 야간 거점 근무를 서던 기동대가 한 부대 있었는데, 해당 부대는 이 전 서장 지시를 받고 참사 한 시간이 지난 밤 11시40분쯤 현장에 투입됐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시 행적을 허위보고한 의혹을 받고 있다. 참사 당시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5분 뒤인 밤 10시20분쯤 현장에 갔다고 돼 있었다. 이 전 서장이 실제로 도착한 시간과 1시간쯤 차이가 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특감팀)은 이 전 서장과 류 총경을 대기발령했다. 이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감팀은 지난 3일 "(이 전 서장과 류 총경이)업무를 태만히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기안84, '상처 투성이' 다리 공개하며 "힘드네"…무슨 일? - 머니투데이
- 김새론, 음주사고 두달만에 '술파티'…초대장에 "준비물은 술" - 머니투데이
- "구출 후 술 먹고 춤췄는데…나 자신 징그러워" 생존자 증언 - 머니투데이
- 소지섭 이미 품절 됐는데…이미주 "사귈래"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달려든 진돗개에 놀란 60대女, 넘어져 골절…"견주 책임있다" - 머니투데이
- 게스트 태도에 화나 '녹화 중단시킨' 유명 MC…정형돈 목격담 - 머니투데이
- "37억 집도 해줬는데 외도에 공금 유용까지"…트리플스타 이혼 전말 - 머니투데이
- 삼성전자 "HBM 파운드리, 자사 아닌 경쟁사에 맡길 수 있다"
- 트리플스타 녹취록 욕설난무…"난 X신 쓰레기, 걸리지 말았어야" - 머니투데이
- 인천공항까지 갔는데…'소녀상 모욕' 유튜버, 한국서 못나간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