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칠레 기업과 리튬 계약···남미·호주·캐나다에 줄잇는 ‘광물 러브콜’

김상범 기자 2022. 11. 6. 13: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칠레 광물기업 SQM의 리튬 생산공장 전경. SQM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남미·호주·캐나다 등 미국과 지리적·경제적으로 가까우면서도 희귀자원이 풍부한 국가들과 서둘러 광물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광물 공급망의 ‘탈중국’ 필요성이 나날이 높아지면서다. SK온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칠레 광물 생산기업 SQM과 리튬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계약으로 SK온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SQM으로부터 고품질 수산화리튬 총 5만7000톤을 공급받게 된다. 전기차 약 12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1968년 설립된 SQM은 칠레 유일의 수산화리튬 생산기업이다.

두 회사는 향후 리튬 추가공급 및 생산시설 투자 검토, 폐배터리 재활용 등 중장기 파트너십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진교원 SK온 최고운영책임자(오른쪽)와 카를로스 디아즈 SQM 리튬 총괄사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리튬 구매계약을 맺고 있다. SK온 제공

미국이 지난 8월부터 시행한 IRA에 따르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제련한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한다. 그 이 비율은 2023년 40%를 시작으로 2024년 50%, 2027년 80%로 높아진다. 배터리 광물 공급망에서의 중국 점유율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하면 남는 선택지는 그다지 많지 않다.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는 총 20곳인데, 그 중 자원 부국으로 꼽히는 곳은 호주·캐나다 정도다. 절반이 넘는 11곳이 칠레·콜롬비아·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이며, 나머지는 한국·싱가폴·이스라엘·요르단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지 않거나 관련 인프라가 미비한 곳이 대부분이다.

칠레 등 남미 국가와 호주·캐나다에 배터리 기업들의 ‘러브콜’이 쏠리는 이유다. 칠레는 세계 1위 리튬 매장국이자 세계 2위 리튬 생산국이다. 칠레에는 리튬 920만톤이 매장돼 있는데 세계 리튬 매장량 2200만톤의 약 42% 수준이다. 칠레에 이어 호주(570만톤·26%), 아르헨티나(220만톤·10%) 순으로 리튬 매장량이 풍부하다. SK온 측은 “SQM으로부터 리튬을 공급받을 경우 IRA 요건 충족에 유리하다”며 “SQM은 지난 수십 년간 우수한 품질의 리튬을 안정적으로 생산해왔으며, 향후 공급물량 확대도 가능한 기업이라 SK온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온은 지난달 호주 리튬업체 ‘레이크리소스’에도 지분 10%를 투자하고 친환경 고순도 리튬 23만톤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다른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9월 캐나다 광물 업체 일렉트라·아발론·스노레이크와 황산코발트 7000톤, 수산화리튬 25만5000톤을 공급받기로 했고, 지난달에는 호주 흑연 업체 시라와 천연 흑연 공급협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지난 2020년부터 호주 광물업체 QPM과 계약을 맺어 매년 6000톤의 니켈을 공급받고 있다.

진교원 SK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생산 확대를 뒷받침하고 대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의 일환”이라며 “뛰어난 품질과 신뢰성이 검증된 SQM과의 협력으로 SK온의 핵심 광물 공급망이 더욱 강화됐다”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