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정진석 비대위, 당협정비 시작도 전에 월권논란

노선웅 기자 최동현 기자 2022. 11. 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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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조강특위 첫 회의…순연된 당협정비 재개할 듯
당내선 '관리형 비대위'에 '월권' 반발도…野 국조요구 등 당밖 상황도 변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2.11.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최동현 기자 = '이준석 리스크'를 털어내고 순항하던 '정진석 비대위'가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내주 첫 회의를 열고 당협 정비에 본격 시동을 걸 예정이지만 시작도 전에 월권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조강특위는 다음 주 초 첫 회의를 열고 임명식을 갖는다. 앞서 조강특위는 지난 1일 정식 출범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해 공식활동을 순연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당내 일각에선 비대위가 비상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관리형' 성격으로 출범했으나, 조강특위 구성과 당무감사 등 차기 총선 공천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당협 정비를 주도하는 것을 두고 '월권'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비대위가 위기 관리를 넘어 당권 관리에까지 나서는 모습은 별로 보기 좋지 않다"며 "총선 준비는 다음 당대표에게 맡겨야 하는 건데 비대위가 나서서 하는 건 월권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당협정비로)다들 전대가 너무 늦어지지 않을지 걱정한다"며 "정진석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자리 욕심이 있는 건 아닌지도 말들이 많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사이 제기된 불화설도 악재다. 정 위원장이 지역을 돌며 비대위 현장회의를 열기로 한 것을 두고도 주 원내대표와 의견 및 일정을 조율하지 않았다고 알려지며 두 사람 간 갈등설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에는 이태원 참사 관련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내비친 것을 두고도 또다시 의혹이 제기됐다. 정 위원장은 "강제수사 결과가 우선"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강하게 내비친 반면, 주 원내대표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면서도 "월요일 행안부 대상 긴급 현안질의가 예정된 점을 고려하고 국정조사 요구서를 본 후 판단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추후 당무감사와 당협위원장 임명, 전대 과정에서도 두 사람 간 충돌 가능성이 암초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당권주자들이 전대 시기를 두고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뇌관이 될 수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전대시기를 두고 계산이 다른데 이를 분명히 정리하지 않고 계속해서 틀어지도록 만들면 당연히 반발이 나올 것"이라며 "오죽하면 정 위원장이 무리하게 추진하려는 의지가 본인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겠냐"고 말했다.

그뿐 아니라 이준석 전 당대표 시절 공모를 진행한 '16곳'의 당협을 두고도 파열음이 예상된다. 김석기 조강특위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당협위원장 공모를 백지화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조강특위가 구성됐기 때문에 위원들과 논의를 시작하겠다. 현재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공모를 받은 지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다. 여러 사정의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의논해보겠다"며 백지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16곳 가운데엔 허은아 의원(서울 동대문을) 등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여럿 있어 반발이 거셀 거란 예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계 물갈이' 기사를 공유하고 "국민의힘이 누구 개인의 사당인가.국민의힘이 어느 집단의 놀이터인가"라며 반발한 바 있다.

여기에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이 끝나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을 예고하며 정부·여당에 책임을 묻는 등 당밖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야당의 책임 추궁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넘어 여당과 윤석열 대통령까지 향하는 가운데, 당내 문제로 잡음이 이는 것도 지도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본격적인 예산국회가 시작된 상황에서 민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정상적인 예산확보가 어려울 수 있단 점도 집권여당으로선 불리한 점이다.

이런 가운데 조강특위는 이르면 다음 주 첫 회의를 열고 임명장 수여식을 갖는다. 조강특위는 이날 회의에서 69개 사고당협 공모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 조강특위 위원은 "오는 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조강특위 첫 회의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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