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8%대까지…치솟는 가계대출 금리

유진아 2022. 11. 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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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금리 상단이 연 7%를 돌파했다.

금리 하단도 5%대에 들어서면서 시중 은행에서는 연 4%대의 대출을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7%대였던 것은 약 13년 전인 2009년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승세를 보면 대출 금리가 연 8~9%대까지 가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며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이 이어지면서 금융채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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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6%대 후반…신용대출은 이미 7%대
"이달 기준금리 유력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금리 상단이 연 7%를 돌파했다. 연말에는 8%대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을 단행했고, 우리나라도 이달 하순 기준금리를 재차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융권에 빚을 진 이들의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 물가 상승과 함께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도 점점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5.09~6.76%로 집계됐다. 9월말 기준 4.5~6.10%였던 것이 한 달여 만에 금리 상단이 0.6%포인트 넘게 뛰었다. 금리 하단도 5%대에 들어서면서 시중 은행에서는 연 4%대의 대출을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5년 고정 후 변동금리) 금리는 9월말 4.73~7.11% 수준에서 현재 5.35~7.22% 수준까지 상승했다. 신용대출 금리 또한 6.02~7.25%에 형성돼 있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7%대였던 것은 약 13년 전인 2009년이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8%대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다소 하락했던 때였다. 

이처럼 가계대출 금리가 뛰는 것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오른 뒤 예·적금 금리가 인상되면서 혼합형 상품의 준거 금리로 사용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 채권 시장 불안이 커지며 고정형 대출 상품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도 높아졌다.

여기에 미국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높여  3.75~4%까지 올렸다. 이는 한국 기준금리 3%와 1%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달 최소 0.25%포인트 금리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11월에 다시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하게 될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이 올해 안에 8%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승세를 보면 대출 금리가 연 8~9%대까지 가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며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이 이어지면서 금융채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다"고 말했다.

최근 2년 사이 주담대 금리가 3%포인트 넘게 오르자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10월 변동금리 주담대(30년 원리금균등분할상환)로 아파트 자금 4억원을 빌린 A씨의 경우 당시 연 2.75%의 금리 때 월 원리금 상환금액이 163만2965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연 5.28%로 변경되면서 218만9122원을 부담하고 있다. 

이어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6개월 후 대출금리가 또다시 2.72%포인트 올라 연 8%가 된다고 가정하면 월 원리금 상환금액은 285만6751원까지 불어난다. 2년사이에 55만6000원 가량 늘어난 원리금 상환액이 다시 6개월 사이 70만원 가까이 늘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됐을 때 연간 가계 이자가 3조3000억원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는 단순히 기준금리 상승 폭만큼 대출 변동 금리도 상승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라며 "지금은 대출잔액이 늘었고, 채권시장 등 다른 영향도 있기 때문에 이달 0.25%포인트가 인상되더라도 가계 이자부담은 그보다 더 크게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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