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앵글] 만산홍엽 끝물 열두굽이 말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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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굽이 말티재(해발 430m)를 붉게, 푸르게, 노랗게 물들이던 단풍 기세가 사그라졌다.
입동을 하루 앞둔 날, 단풍의 끝물이라도 보려고 먼 길 달려온 사람들은 말티재 전망대에서 경쟁하듯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형형색색 옷으로 갈아입고 한껏 자태를 뽐내던 단풍은 마지막 에너지를 끌어 모아 배설물 주머니 '액포' 속에 남아있던 찌꺼기를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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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뉴시스] 연종영 기자 = 열두굽이 말티재(해발 430m)를 붉게, 푸르게, 노랗게 물들이던 단풍 기세가 사그라졌다.
햇빛 사이로 제법 매서운 찬바람이 스며드는 6일 오후 충북 보은군 말티고개.
입동을 하루 앞둔 날, 단풍의 끝물이라도 보려고 먼 길 달려온 사람들은 말티재 전망대에서 경쟁하듯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형형색색 옷으로 갈아입고 한껏 자태를 뽐내던 단풍은 마지막 에너지를 끌어 모아 배설물 주머니 ‘액포’ 속에 남아있던 찌꺼기를 뿜어낸다.
단풍나무, 소나무, 백합나무, 메타세쿼이아는 더 건강해지려고 몸 안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인데 이때 사람은 단풍 절정기가 지났다고 아쉬워한다.
자동차 동호인들에게 말티재 고부랑길은 대문자 S코스 연습장이다. 고갯마루에 닿기까지 곡예에 가까운 운전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서 드라이빙 코스로 이렇게 좋은 곳도 흔치 않다.
백두대간 속리산으로 가는 길목, 호서제일가람 법주사로 향하는 입구에 자리 잡은 말티재는 수많은 사연과 역사를 품고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은 말을 타고 속리산에 오르기 위해 박석(얇은 돌)을 깔아 길을 만들었고, 조선의 세조는 법주사로 행차할 때 가마에서 내려 말을 갈아타고 이 길을 올라갔다. 그래서 말티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1924년 충북지사 박중양이 비포장길을 정비했고 정상혁 전 보은군수 등의 노력으로 지금은 전망대와 생태문화교육장, 숲체험휴양마을관리센터가 들어섰다. 온라인 홍보글과 입소문을 접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휴일 기준 1만여 명.
주차난이 심해지자 보은군은 212대를 수용하는 주차장을 만들었다. 8개 코스 1683m 길이의 집라인도 설치돼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jy80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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