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미세캡슐 소화기' 만든 GFI…전통시장 찾아다니는 이유
"목표는 전통시장 화재 줄이기…중기부 관심 가져달라"
(김포=뉴스1) 이민주 기자 = "목표가 있다면 전통시장에서 발생하는 전기분야 화재를 10%만이라도 낮추는 겁니다. 내년에는 전국 1600여개 전통시장을 찾아다니면서 상인들을 만나 볼 생각입니다."
윤성필 지에프아이(GFI) 마케팅 대표는 이달 3일 이노비즈협회 PR-day 행사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 '마이크로캡슐 소화기'를 설치한 콘센트를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표는 지난달에도 금천 현대시장과 안양 남부시장을 방문해 미세캡슐 소화기 수백개를 기부했다. 윤 대표는 "전통시장을 60군데가량 다녀봤다. 시장 내 두꺼비집(분전반)을 열어보면 불나기 일보 직전인 곳이 많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두 시장에 소화기를 200개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해서라면 납품 단가를 원가 수준으로 낮출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전통시장 화재는 밤에 발생하며 대부분이 전기형 화재기 때문에 우리 제품이 적합하다"며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의미에서 중소벤처기업부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에프아이는 소화약제가 함유된 마이크로캡슐을 국산화하고, 이를 이용해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캡슐 소화기 '이지스'를 개발한 안전산업 분야 이노비즈기업이다. 2014년 설립해 6년 만에 이노비즈 인증을 획득하고 지난해에는 K-혁신기업 쇼케이스 대상과 미래유니콘 기업 선정·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이 회사가 개발한 '미세캡슐 소화기'는 소화약제를 함유한 마이크로 캡슐로 구성돼 있다. 평상시에는 캡슐이 소화물질을 안정적으로 보관·유지하고 있으나, 특정 온도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순식간에 반응해 소화물질을 자동으로 분출해 초기 화재를 진압하고 예방한다.
입자가 작기 때문에 스티커나 테이프, 커버, 패드 등 다양한 형태로 생산이 가능하다.
시연을 통해 미세캡슐 소화기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화복을 입은 시연자가 세로 70cm 높이 상자 상단에 자동소화 패드를 붙인 뒤 아래에 놓인 '노르말 헵탄'에 불을 붙였다. 불을 붙인 지 30초 만에 캡슐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사그라들기 시작했고 47초만에 완전히 꺼졌다. 자동소화에 대한 국가 인증 기준은 '90초 이내'다.
윤 대표는 세상에 이로운 신기술을 만들겠다는 이념이 미세캡슐 소화기 개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지스라는 이름도 '방패'라는 의미에서 따왔다. 그는 "화재 사고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고 초기 화재진압에 적합한 아이템·신기술을 개발했다"며 "재난, 재해, 화재로부터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의미를 담아 방패라는 뜻을 가진 이지스라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이지스는 주로 에너지 저장장치(ESS), 분·배전함, 장비 콘트롤박스, 전기 콘센트 내부(멀티탭) 등 화재 예방이 필요한 장소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 상품은 필요한 곳에 잘라 부착할 수 있는 자동소화 패드, 필름, 테이프 및 배선 기구 등에 덮어놓을 수 있는 자동소방 커버 등이다.
장점이자 특징은 별도의 추가 설비나 장치가 없어도 스스로 작동한다는 점(무전원 자동 감지)과 유지관리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소화약제 저장을 위한 축압용기, 분사장치, 감지기가 없기 때문에 오작동 가능성도 0%다. 또 화재진압 시 최소한의 소화 물질만을 사용하고 잔존물도 없어 친환경적이다.
전기자동차·ESS 배터리를 생산하는 대기업 S사에서도 지에프아이 제품을 활용해 '특수소화시스템'을 구축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안전한 작업 환경을 확보하는 데도 이지스 기술이 적용됐다.
지에프아이 제1공장은 생산 자동화 시스템으로 환경 및 품질 표준화를 실현한 화재안전 소재 제조시설이다. 생산품목은 소화약제 기반 마이크로캡슐, 소방용품, 소화시스템이다. 지에프아이 지난해 매출 206억원 중 90% 이상이 B2B 거래에서 발생한다.
윤 대표는 "설치하는 곳에 적합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장, 선박 뿐 아니라 일반 가정 등 전기가 들어가는 모든 곳에 쓸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화재진압(자동소화) 멀티탭'을 앞세워 B2C 시장에 진출한다. 제품은 멀티탭 내에 패드 형태의 '미세캡슐 소화기'를 내장해 일정 온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화재 발생 위험을 조기 차단하는 형태다. 현재 일부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이 멀티탭을 구매해 적용하고 있다. 내년 멀티탭 관련 매출 목표는 5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포함한 내년 전체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최종 목표는 전기차 배터리 내 자동소화 장치 개발·적용이다. 윤 대표는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는 자동소화 장치를 개발하고자 한다"며 "어려운 시장이지만 기회를 모색하고 있고 몇 군데에서 테스트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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