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에 멸균우유 넣어도 될까요"…한숨 깊어지는 자영업자들
"우유 대체품 없다" 자영업자들 하소연
소비자들 "이미 올랐는데 또 오른다니…"
"라떼 만들 때, 일반우유랑 멸균우유랑 맛 차이가 클까요?", "우윳값 오른다는데 다른 사장님들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연초에 1600원였는데 이제 1800원이네요. 앞으로는 더 힘들겠네요"…(자영업자 카페)
우유 가격 이상이 확실시 되면서 일선 카페나 베이커리 등 우유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사장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반 카페의 경우 카페라떼를 비롯해 우유를 이용한 음료들에 사용되다보니 원가에 민감한 편이다. 일반소비자들은 멸균우유나 수입우유의 대체가 있지만, 카페의 경우 맛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우유를 바꾸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림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매니저는 "본사에서 재료를 받아서 사용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아무래도 우유가 오르면 라떼나 카푸치노 가격은 당연히 오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형정도의 카페는 하루에 1리터 우유 20개 정도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가격으로 납품받는다고 해도 부담이 늘기는 마찬가지다. 개인카페의 경우에는 원가계산에 여념이 없다. 부천시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한다는 A씨는 "겨울에는 코코아가 잘 나가고 우유만 데워달라는 손님도 있다"면서 "하루에 나가는 수를 줄이거나 유자·자몽차같은 메뉴를 좀 더 밀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카페에는 각종 아이디어(?)까지 나오고 있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의 가격 차이를 좀 둬야 한다', '베이커리 카페는 종류를 줄여야 한다' 등이다.
우윳값 인상 예고에…자영업자들 '우려'
농가와 유업계가 원유 가격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우유 1리터가 3000원 시대'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원유가격 인상으로 유제품 가격과 관련 제품들이 줄줄이 오르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우유 원유 기본가격을 리터당 999원으로 올려 연말까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기본 가격은 리터당 49원 올리고, 올해의 경우 원유가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3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실질적으로는 리터당 52원 오르게 됐다.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의 상승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원윳값이 리터당 21원 올랐을 때 우유 가격이 150∼200원 오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우윳값이 500원 정도 오른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 1리터당 2700원대인 마시는 우유 소비자 가격은 3000원이 넘을 전망이다.
더군다나 그동안 원유 가격이 확정되면 아이스크림, 치즈, 버터 등 유제품 업체들과 제과·제빵업체들도 인상대열에 합류한 바 있다. 우유 가격 상승이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을 촉발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고물가인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우유 3000원 시대 눈앞…유제품·관련제품들도 인상 예상
유윳값 인상 예고에 일반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유제품들이 인상을 한 마당에 또 인상의 이유만 늘어났다는 것이다.
앞서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유업체들은 유제품 가격을 올해만 두 차례 인상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커피빈 등 커피 전문점들도 올해 가격을 올렸다. 서울우유도 지난달 체다 치즈와 피자 치즈, 슬라이스 치즈 등 40여종의 가격을 약 20% 올렸다.
특히나 최근 푸르밀 사태까지 나오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확산되고 있다. 푸르밀은 사업부진을 이유로 내달 말 사업종료를 통보했다. 소비자들은 '우유가 안 팔려서 회사도 망하는 마당에 우윳값을 올리는 게 말이 안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낙농업계 입장에서는 푸르밀이 사업을 종료하게 되면, 1979년부터 40여년간 유지했던 원유 공급처를 잃게 된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낙농가는 약 25개로 알려졌다.
정부는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자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식품업계와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여러 식품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흰우유 가격은 덜 인상하고 가공제품의 경우 추가적인 인상을 자제하면서 인상 폭을 최소화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음용유 소비량이 지속해서 줄고 있고 멸균유 수입량이 올해 3만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업체에서 유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기는 힘들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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