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여파 … 친윤 '민들레' 모임 또 표류

김희래 2022. 11. 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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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정해진 것 전혀 없고
지금 그런 것 말할 때 아니다"
조강특위 정상화도 미지수
"전대 내년4월 쉽지않을 듯"

국민의힘 내 친윤 의원들의 공부 모임으로 알려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출범이 '핼러윈 압사 사고' 여파로 또다시 기약 없이 연기될 상황에 놓였다. 대표적 친윤계 의원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6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모임 출범과 관련해)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불과 한 달 전 언론 인터뷰에서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발족하겠다"고 했던 것과 180도 달라졌다. 이 의원은 "한 달 전 모임 출범에 관한 얘기가 내부적으로 제기됐다가 국감 일정 때문에 논의가 지연된 것은 맞는다"며 "그 이후 논의가 전혀 진전되지 않았고, 국가애도기간이 막 끝난 시점에 (친윤 모임 출범을) 논의하는 것도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는 핼러윈 압사 사고 이후 전 국민적 추도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민심에 작은 불씨라도 될 만한 이슈를 만들지 말자는 당내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지금이 그런 것(친윤 모임) 말하고 기사를 쓸 때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초 민들레는 '원조 친윤계'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이 중심을 잡고 이철규·이용호 의원이 간사를 맡는 구도로 추진됐지만 계파 논란이 이어지면서 장 의원이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이철규 의원 중심으로 모임 구성이 다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무산됐던 민들레 출범은 지난 8월 말 다시 추진됐다. 이후 두 차례 법원 가처분 사태가 국민의힘을 덮치면서 출범이 지연됐다. 그러나 오히려 그사이 30명 언저리였던 회원 수는 63명까지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5명 중 55%에 해당하는 의원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그러나 핼러윈 압사 사고 수습 국면에서 민들레 모임이 출범하면 내부 정쟁으로 비칠 여지가 커 당분간 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금 당장 전당대회 일정 논의조차 눈치가 보이는 상황에서 특정 계파 색깔이 짙은 모임을 쉽게 드러내면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적 대형 참사에 정치권 전체가 추모 정국으로 전환하면서 국민의힘 전대 분위기도 급격히 사그라들었고 주요 주자들의 당권 경쟁 행보도 멈췄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계획한 당원협의회 정비와 당무감사, 비어 있는 사고 당협 인선 논의를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구성만 한 채 공식 활동을 미뤄둔 상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조강특위 첫 회의가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 그칠지 당무감사 계획까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전대를 위한 사전준비 작업을 해야 하는 조강특위가 가동하지 않으면서 당내에서는 내년 2∼4월로 예측되던 전대 일정이 더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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