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는 기회, 희생 보람되게 해야”…또 등장한 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검찰총장을 사퇴하는 과정에 조언을 줬다고 언급한 ‘천공 스승’이 이태원 참사를 놓고 ‘기회’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천공은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 사고를 누구 책임으로 돌리려고 하면 안 된다”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천공은 “‘기회’를 잘 일으켜서 우리 아이들의 희생을 아주 보람되게 만들어줘야 되는, 어른들이 정신을 다시 차리는 기회를 만들어야지 누구에게 책임을 지우려고 들면 안 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는 각국의 이태원 참사 추모 분위기를 정부에서 외교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로 해석된다.
그는 “우리 아이들은 희생을 해도 이래 큰 질량으로 희생을 해야지 세계가 우릴 돌아보게 돼 있다”면서 “우리나라 희생이 보람되게 하려면 이런 기회를 잘 써서 세계에 빛나는 일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젊은이의 죽음을 기회라고 말하는 악마” “참담하다” “한심스럽고 소름끼친다”며 격분을 자아내고 있다.
천공은 지난 대선 당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 의혹이 일면서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이후에도 윤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 계획을 놓고도 무속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천공은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과 관련해 지난 3월 23일 YTN과 인터뷰를 통해서 “조언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용산 활용 방안에 관해 강의한 영상을) 윤 당선인도 봤겠지만, 많은 사람이 봤다”라며 “(영상의 내용이) 와 닿으면 쓰는 것이고, 이를 참고해 누구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지 특정 사람을 위해 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은) 참 잘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그쪽에 빛이 나고 발복하기 시작하면 국제 귀빈들이 오더라도 굉장히 좋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천공은 자신의 ‘정법시대’ 사무실이 용산 국방부 청사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지적에는 “(사무실을 연 지) 10년 가까이 된다”며 “서울에서 최고 앞으로 발복해야 될 자리가 있기 때문에 용산에, 거기 사무실을 열라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앞서 천공은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 부부에게 조언을 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해서도 직접 조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천공은 지난해 10월 7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김건희씨가) 연락이 왔다 해서 그러면 내가 있겠다고 해서 만났는데 그 때 윤 전 총장도 같이 왔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사이”라고 말했다.
천공은 “윤 전 총장 부인한테 묻는 거를, 몇 마디 하는 거를 듣고는 자기도 뭘 좀 물으니까 다른 법칙을 가르쳐주는 그런 차원에서 내가 말씀을 해 드렸다”고 했다.
아울러 천공은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해서 “‘정리할 시간이 될 것이다’ 이런 코칭을 해줬다”면서 “너무 오래 싸우면 모든 검찰이 어려워지니까 그런 것들을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 했다.
다만 천공은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후에는 윤 전 총장을 만나지 않았고,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멘토 관계’도 아니다”라고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천공 스승’을 둘러싼 무속 논란은 계속 이어졌다. 민주당에서는 천공이 윤 대통령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조문 취소에 영향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지난 9월 “‘조문을 가면 탁한 기운이 묻어올 수 있으니 가면 안 된다’고 천공의 정법 강의가 업로드 된 이튿날 (윤 대통령의 순방) 출발 시간이 변경 공지됐다”며 “(예정대로) 7시에 출발했다면 넉넉하게 조문이 가능했던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속 시원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여러 정황상 국민들은 ‘천공이 말한 탁한 기운 때문에 고의적으로 출발을 늦게 했고, 교통 통제를 빌미 삼아 의도적으로 조문을 회피했다’고 믿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측은 준비 과정에서 7시 출발 가능성이 언급된 건 사실은 있지만 확정된 시간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애초에 7시로 첫 출발시각을 정한 적이 없었고 처음부터 출발시각은 9시였다고 주장했다. 천공 강의를 보고 출발시각을 바꿨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지난 9월 30일에는 역술인 ‘천공 스승’의 수제자들이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욕설 유튜버, 주가 조작범,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범도 모자라 무속인이 초대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일요신문은 대통령 취임식 명단에 등재된 윤 대통령 부부의 지인 이름과 그들에게 초청장이 발송된 주소지를 확보해 취재한 결과, ‘천공 스승’의 측근 2명이 초청장을 받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김현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부터 무속인과 관계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취임식에 초대하다니 무속인과의 관계를 도저히 끊을 수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이쯤 되면 천공에게도 취임식 초대장을 보냈던 것 아닌지 궁금할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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