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벤치에서 나온 라건아, 3쿼터를 압도하다
라건아는 전반전 잠잠했다. 이는 후반전을 위한 포석이었다.
라건아(200cm, C)는 KBL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 2012~2013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데뷔했다. 데뷔 시즌부터 평균 15.1점 8.7리바운드를 기록. 이후 매년 인상 깊은 활약을 선보였고 이를 인정받아 한국 국가대표로도 활동했다. 라건아는 누적 5,592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득점 또한 누적 9,709점으로 역대 5위에 있다.
하지만 괴물 같았던 라건아도 노쇠화는 피할 수 없었다. 1989년생인 라건아는 전성기가 지난 나이다. 그럼에도 지난 시즌 54경기를 출전하며 평균 18.8점 10.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라건아는 제 몫을 해줬다.
이번 시즌에도 평균 31분을 뛰며 17.4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라건아의 노쇠화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훌륭한 기량이지만, 수비와 트렌지션에서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리고 KT전에서 라건아는 벤치 출전했다. 전반전 힘을 비축한 라건아는 후반전 상대 골밑을 폭격했다. 라건아의 최종 성적은 21점 17리바운드였다.
라건아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주전이 아닌 벤치에서 나왔다. 선발로 나온 선수는 론데 홀리스 제퍼슨(198cm, F)이었다.
전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늘 라건아 대신 제퍼슨이 먼저 나온다. 상대의 아노시케 공격력이 좋기 때문이다”라며 제퍼슨에게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했다. 선발로 나온 제퍼슨은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동료들의 스크린을 받은 후 편하게 공을 잡았다. 이후 아노시케와 1대1에서 밀리지 않았다. 특히 드리블과 풋워크는 NBA의 수준을 엿볼 수 있었다. 거기에 타점 높은 미드-레인지 점프슛까지 선보였다. 경기 첫 10점 중 7점을 책임졌다. KCC 선수들도 제퍼슨을 믿고 패스했다.
시즌 첫 선발 출전한 제퍼슨은 1쿼터에 5분 24초를 뛰며 7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기대했던 수비에서도 아노시케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비록 슈팅 성공률 38%로 아쉬웠지만,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그렇게 제퍼슨이 나가고 라건아가 들어왔다. 쿼터 종료 4분 36초 전 나온 라건아는 골밑 득점으로 경기 첫 득점을 올렸다. 거기에 2점을 더 추가했다. 그리고 리바운드도 4개나 성공했다. 짧은 시간이었으나, 존재감을 충분히 과시했다.
2쿼터에는 라건아가 선발로 나왔다. 그러나 상대 수비에 고전했다. 4개의 슈팅을 시도해 1개만 성공했다. 수비에서도 2대2 수비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 라건아는 전반전 6점 7리바운드에 그쳤다. 준수한 활약이나 그동안 라건아가 선보인 활약에 비하면 부족했다.
2쿼터 종료 1분 23초 전 라건아와 제퍼슨이 교체됐다. 제퍼슨은 투입 직후에도 자신감 있게 공격에 임했다. 팀의 역전을 이끄는 득점을 올렸다. 이후 아노시케에게 실점했지만, 또 득점했다. 2쿼터 막판 분위기를 올리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KCC는 40-41로 3쿼터를 시작했다. 그리고 라건아는 이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라건아는 수비에서는 블록슛과 리바운드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리바운드 이후에는 빠른 속공 참여로 팀 득점을 도왔다. 라건아가 달리자 KCC의 공격도 살아났다.
개인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골밑 싸움 중 자유투를 획득했고 이를 연속으로 성공했다. 자유투로만 6점을 올렸다. 거기에 3점슛과 골밑 득점, 미드-레인지 점퍼까지 성공했다. 라건아는 3쿼터에만 11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라건아의 활약으로 KCC는 밀리고 있던 경기를 확실하게 뒤집었다. 3쿼터 종료 시점은 점수는 69-60이었다.
라건아가 확실히 골밑을 제압하자 KT 선수들은 라건아를 막기 바빴다. 이에 라건아는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지 않고 비어있는 동료들을 정확히 찾았다. 거기에 리바운드도 4개를 더했다. 거기에 KCC 선수들의 외곽슛마저 터졌다.
NBA에서 뛰었던 제퍼슨은 리그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기복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한 경기 잘하면, 한 경기 부진했다. 그렇기에 라건아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졌다. 하지만 제퍼슨이 매 경기 자기 역할을 한다면, 라건아에게도 더 많은 휴식 시간을 줄 수 있다. 휴식을 취한 라건아는 여전히 위력적이기에 제퍼슨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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