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법’ ‘서발법’ 등 필요성 공감해도 표심에 발목 [이슈 속으로]

김현우 2022. 11. 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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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의 산업 혁신을 위한 제도화 논의는 적잖은 시일이 소요된다.

이에 보수정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서발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계속해서 나온 바 있다.

지난 18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정치권은 연이어 서비스산업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위한 지원, 전문 연구기관 및 교육기관 육성 등이 담긴 서발법 제정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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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유권자 눈치보느라 혁신 뭉개
국회에서의 산업 혁신을 위한 제도화 논의는 적잖은 시일이 소요된다. ‘혁신’을 요구하는 측과 혁신 탓에 발생할 여러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민까지 모두 설득할 수 있어야 해서다. 하지만 이를 논의해야 할 대의기구인 국회는 선거 표심을 우려한 결론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산업 개혁에 나선다지만 찬반 양쪽 의견을 모두 들어야 한다며 시간만 끌다 제도 개선 노력이 폐기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소비자 편익을 낮추는 결과물을 내기도 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원들이 지난 2019년 4월 30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A타워 쏘카 본사 앞에서 열린 타다 서비스 중단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대표적 법안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타다금지법’이다. 차량 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 예외규정을 엄격히 하고 플랫폼 운송사업자를 제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당시 타다 운영사인 VCNC는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빌릴 경우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한 여객운수법상 예외규정을 근거로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개정안은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때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사업자에게 플랫폼 운송사업자 지위를 허가받도록 하는 한편 차고지를 갖춰야 했다. 택시시장 안정을 위한 기여금도 내도록 했다. 이런 탓에 10~20분 이동을 위해 차량을 부르는 타다는 불법이 됐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타다 금지를 요구하는 택시기사들과 업체 요구 조정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타다를 금지하는 법안이 됐다. 게다가 개정안을 21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통과시킨 만큼 ‘택시기사 민심’만 챙기다 ‘소비자 권익’은 무시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른 법은 서비스발전기본법(서발법)이다. 우리나라는 산업구조가 고도화하면서 서비스 부문에서의 고용과 부가가치가 점차 증가했고 기존 경제구조를 떠받치던 저숙련·중숙련 제조업 파이는 점차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서비스산업 경쟁력과 생산성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보수정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서발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계속해서 나온 바 있다. 지난 18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정치권은 연이어 서비스산업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위한 지원, 전문 연구기관 및 교육기관 육성 등이 담긴 서발법 제정안을 내놨다. 윤석열정부도 국정과제에 서발법 제정을 포함했다.
지난 2020년 3월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국회(임시회) 제9차 본회의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서발법 제정에 대한 반대 의견은 끊이지 않았다. 의료·교육·환경·공공서비스 등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할 영역을 서비스산업으로 취급해 공공성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고 ‘서비스 산업’의 분류도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건의료 단체에서의 반대가 가장 심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서발법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신청했고, 의료법·약사법·국민건강보험법·국민건강증진법 등 공공의료 적용에서 제외하는 안에 대한 논의까지 진행했지만, 대선과 겹치면서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리걸 테크(법률서비스+정보통신기술)’ 기업과 코로나19 당시 수요가 늘어난 ‘비대면의료’도 제도화 요구가 나오는 분야다. 로톡 등 리걸테크 기업들은 변호사와 법률서비스 이용자 간의 정보 비대칭을 일정 정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는 이곳을 통해 영업한 변호사들에게 ‘변호사의 영업을 금지’한 변호사법 34조를 어겼다고 징계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의료는 약 택배배송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약사단체와 비대면진료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의료계의 반발이 여전하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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