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XM3 E-TECH 하이브리드] 고속도로 연비 21㎞/ℓ…전기차 쏙 빼닮았네
중형 세단 못지 않은 정숙성·승차감이 강점
전동화 전략 실마리…가격은 3094만원부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전기차의 정숙성과 뛰어난 경제성은 탐나지만, 장거리 여행 때 충전 스트레스가 겁이 나는 운전자라면 주목할 만한 차량이 나왔다. 바로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E-TECH 하이브리드’다. 시속 50㎞ 이하로 주행하는 도심에선 전기로만 달릴 수 있는 데다 충전 걱정이 없으니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징검다리로 안성맞춤이다.
지난 3일 부산 기장군에서 XM3 E-TECH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렸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지역에는 ‘아르카나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2만5000대 이상 판매된 효자 모델이다.
르노코리아는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친환경성과 경쾌한 주행성능을 모두 내세웠다. 친환경 이미지를 대표하는 ‘웨이브 블루’ 컬러와 강렬한 주행성능을 의미하는 ‘일렉트릭 오렌지’ 컬러를 적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두 컬러는 기존 XM3에는 없었던 색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특징이다.
유럽시장에서 아르카나의 상위 트림에만 적용했던 포뮬러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를 기본으로 장착한 전면부는 고성능 차량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커다란 공기흡입구를 연상시킨다. 이외에도 B필러, 휠, 테일파이프 등 디테일을 다듬어 보다 세련되고 강렬한 이미지를 담아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에는 르노가 세계 최고 모터스포츠 대회인 포뮬러1 머신을 통해 축적한 하이브리드 기술이 가득 담겨있다. 구동 전기모터(36㎾/205Nm)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모터(15㎾/50Nm)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으로 상황에 따라 모터만으로 주행하거나 엔진과 함께 빠르게 가속한다. 2+4 구조로 구성된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는 메인모터에 2개의 기어, 엔진에 4개의 기어가 물려 부드럽고 매끄러운 변속을 가능하게 했다.
기장 해안로를 타고 울산의 한 카페까지 이어지는 58㎞의 코스는 도심 구간과 고속도로 구간, 약간의 곡선 주로를 적절히 혼합해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를 표방한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다양한 성능과 특징을 확인할 수 있게 짜여졌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시속 50㎞ 이하의 도심구간에서는 최대 75%까지 엔진 개입 없이 전기차(EV) 모드로 가동된다. EV버튼을 누르면 배터리 잔여 용량과 운행 속도에 따라 전기차 모드를 최대한 활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시승 코스 초반 도심 구간에서 신호 대기로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사이, 대부분 주행이 EV모드로 이뤄져 전기차를 탄 느낌이었다. 가속 초반부터 최대 토크를 쏟아내는 모터의 도움 덕분에 1.6ℓ의 다소 작은 엔진 크기에도 불구하고 정차 후 재출발할 때나 가속할 때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전자식 기어 시프터를 한 번 더 당기면 진입할 수 있는 B모드는 회생제동을 극대화해 주행 시 고전압 배터리에 전력을 빠르게 공급한다. 르노코리아 측의 설명처럼 완전 정차가 가능한 전기차의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교하면 엑셀페달 만으로 주행 중 가속과 감속을 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반환점까지 스포츠 모드와 에코 모드를 번갈아 사용하며 달린 결과 리터당 21㎞의 뛰어난 연비가 측정됐다. 코나 하이브리드나 니로 하이브리드 등 경쟁 차종과 겨뤄볼 만한 경제성이다.
더욱 놀라운 부분은 고급 세단이나 전기차에서나 기대할 법한 정숙성을 갖췄다는 점이다. 1.6ℓ의 다소 작은 엔진을 탑재했지만, 엔진의 회전 질감이나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진동 수준은 중형 세단 이상으로 고급스럽다.
소형 SUV이지만 2열 승차감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높은 과속 방지턱을 빠르게 지나갈 때 텅텅거리는 기분 나쁜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유럽 시장에 수출되는 소형 SUV 차량인 만큼 토션빔 서스펜션을 탑재했고 서스펜션 세팅도 단단한 편이라 의외였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서스펜션 세팅을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에 맞게 대대적으로 손봤다”고 설명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개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한 만큼 한국인의 운전 특성을 적극 반영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르노 그룹은 길리그룹과의 협력 아래 볼보 친환경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중형 하이브리드 신차를 오는 2024년 국내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르노 그룹의 전동화 전략의 실마리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개소세 인하 및 친환경차 세제혜택 반영한 가격은 3094만~3337만원이다.
why37@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월드컵 비상’ 손흥민, 눈 주위 4군데 골절…오늘 수술대 오른다
- 이지한母 “내 보물인데…경찰이 신고 무시했다” 신발 안고 오열
- “쌍둥이엄마 이영애입니다” 러 이태원 유가족에 쓴 편지는
- 블랙핑크 지수, 건강이상설?…‘목에 동전만한 혹’ 사진 파장
- "이웃집 개 짖으면 죽이겠다"…아파트 경비원 흉기로 협박한 주민
- "운구비 없어 고국 못가"...이영애, 숨진 러시아인 "돕고 싶다"
- “빨간 재킷 주인 찾아요”...이태원 영상 속 여성, 생존 소식 전하며 감사
- ‘미인대회서 비밀연애’ 두 미녀, 진짜 부부됐다 “행복해요”
- 무 뽑듯 30명 구한 흑인男 찾았다…경기도 근무 미군 3명
- ‘음주운전’ 김새론, 5개월여째 자숙 중이라는데…깜짝 근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