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선박 몰린 곳에 미사일 쏜 북한 왜?…"밀착 과시" "폭주 상태"

김미주 기자 2022. 11. 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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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발사 지역 놓고 전문가 의견 갈려
낮은 고도와 짧은 비행거리 발사 대해선
"한미 연합공중훈련 전력 타격 능력 과시"

북한이 이례적으로 북중 국경과 가까운 북쪽 지역에서 중국 어선들이 몰려있는 서해상으로 처음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지며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6일 군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전 11시32분께부터 11시59분께까지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북한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4발을 발사했다. 이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130㎞, 고도 약 20㎞, 속도 약 마하 5(음속 5배)로 탐지됐다.

이날 발사 장소인 동림은 중국 단둥에서 고작 20여㎞ 떨어진 장소로, 지금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포착된 적이 한 번도 없는 지역이다. 중국 선박들이 득실대는 서해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과 북한의 밀착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사전에 중국 측과 논의해 발사 장소와 방향을 선정함으로써 북중 밀착을 과시하려 했을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미중 전략경쟁에 나서던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정세와 맞물려 북한의 행동 여지를 더욱 열어줌으로써 미국에 골칫거리를 더해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이번 발사를 두고 “중국과의 협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대한 중국의 발언들을 고려할 때 유엔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실행 의지 약화와 북중 밀월 관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사전 협의가 없었다면 폭주하는 북한의 도발을 중국조차 어쩌지 못하는 심각한 상태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전 담당)에서 있었던 ‘북한의 6차례 핵실험을 규탄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 내용에 대한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러시아는 기권했다.

중국이 미국과 대립하면서 북한을 감싸고 돌기는 하지만, 내심 한반도 불안정 고조와 북한의 망동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음을 투표로 표출한 것이라면 북한 역시 미사일 발사로 그에 대한 불만 의사를 표출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동원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대한 반발 성격이 명확하지만, 거기에 중국에 대한 항의를 은연중 끼워 넣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과거에는 중국을 고려해서 순항미사일이나 지대공 미사일을 제외하고는 미사일을 서해상으로 잘 쏘지 않았다”며 “중국 어선과 상선이 다니는 서해 공해상으로 쏜 것인데, 중국도 제어 못 하는 수준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과의 사전 협의 여부와 무관하게 북한이 최후방의 새로운 장소를 발사 지점으로 선택한 의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지난달 6일 평양 삼석, 9일 강원 문천 등 역시 새로운 장소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소 훈련과 다른 상황이 펼쳐질 유사시를 대비하는 전술적 역량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낯선 장소에서의 발사에 숙달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고, 북한으로서는 최후방에 가까운 지역에서 유사시 추가 타격 역량을 확보하려 했을 개연성도 있다.

20여 ㎞의 낮은 고도와 130여 ㎞라는 짧은 비행거리를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낮은 고도는 요격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이며, 이번에 나타난 사거리 130㎞는 최전방에서 발사할 경우 우리 군 F-35A가 배치된 청주 또는 비질런트 스톰을 총지휘한 경기 오산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포괄하는 거리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류성엽 위원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참가한 주요 전력들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는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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