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유럽레터] 브레시아, 바조의 황혼과 펩의 시작

이형주 기자 2022. 11. 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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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시아 칼초의 홈구장에는 역사가 가득하다.

바조는 브레시아를 선택했고, 이후 팀을 리그 8위에 올려놓으며 이름값을 해낸다.

바조의 황혼과 펩의 시작이 있었던 브레시아의 홈구장은 브레시아 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경기장을 도는 동안 만난 브레시아 팬들은 연일 바조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으며, 펩에 관한 이야기도 계속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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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시아 칼초의 홈 마리오 리가몬티.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브레시아/마리오 리가몬티)

[이탈리아(브레시아)=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이형주의 유럽레터], 242번째 이야기: 브레시아, 바조의 황혼과 펩의 시작

브레시아 칼초의 홈구장에는 역사가 가득하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는 유서 깊은 도시 브레시아가 위치해있다. 16세기 회화로 유명했으며, 이후 갑옷과 무기 제조로도 번영한 곳이다. 그런 브레시아에는 그들을 대표하는 축구팀 브레시아 칼초가 위치해있다. 

1911년 창단한 브레시아는 대부분의 시간을 하부리그서 보냈다. 하지만 1999/00시즌 세리에 B에서 A로 승격한 뒤 족적을 남기게 된다. 이탈리아 축구가 자랑하는 불세출의 스타 로베르토 바조가 커리어 마지막을 보내며 황혼을 장식한 곳이기 때문이다. 

바조는 당시 2002 월드컵 출전을 위해 정기적으로 뛰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클럽을 필요로 했다. 바조는 브레시아를 선택했고, 이후 팀을 리그 8위에 올려놓으며 이름값을 해낸다. 이탈리아의 판타지 스타가 자신의 역량을 뽐낸 클럽이 된 것이다. 

전 이탈리아 국가대표 로베르토 바조. 사진|뉴시스/AP

브레시아는 펩 과르디올라에게도 남다른 클럽이다. 현 맨체스터 시티 감독인 과르디올라는 현역 시절 FC 바르셀로나의 아이돌과 같은 존재였다. 바르사에서 10년을 보낸 그는 부상으로 팀과 재계약에 실패하게 되고 새 팀을 물색하게 됐다. 

그가 이적한 팀이 바로 브레시아였다. 브레시아는 2000/01시즌 리그 8위 후 과르디올라를 영입해 더 큰 도약을 하고자 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는 3개월만 활약하고 도핑테스트에 걸려 출전 정지를 당하게 됐고 추후 AS 로마로 이적하게 된다. 양측의 만남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낸 셈이다.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 사진|뉴시스/AP

과르디올라 입장에서 하지만 브레시아행이 마냥 악재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과르디올라는 브레시아 그리고 이후 로마서 짧지만 당시 최고였던 세리에 A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는 원래도 빼어났던 그의 전술적 역량을 더욱 배가 시키는 계기가 됐고 그 자양분이 그가 최고의 감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했다. 

바조의 황혼과 펩의 시작이 있었던 브레시아의 홈구장은 브레시아 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브레시아 지하철을 타고 20분 정도 이동해야 그 홈구장 스타디오 마리오 리가몬티에 도착할 수 있다. 

브레시아 역의 간판.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브레시아/브레시아 역)

경기장을 도는 동안 만난 브레시아 팬들은 연일 바조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으며, 펩에 관한 이야기도 계속해서 했다. 보이는 브레시아의 찬란한 엠블럼 속 팬들의 자부심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스타디오 마리오 리가몬티에서 바조 그리고 펩만큼 중요한 인물이 있는데 바로 마리오 리가몬티다. 현역 시절 센터백이던 리가몬티는 브레시아에서 성장해 1군서도 뛰었다. 리가몬티는 이후 토리노 FC로 이적해 세리에 A 5연패를 이뤄낸 '그란데 토리노'의 멤버가 된다. 리가몬티는 비행기 사고인 수페르가의 비극으로 동료들과 유명을 달리하게 되는데, 브레시아는 고인을 추모하며 홈구장명을 그의 이름으로 바꿨다. 

故 마리오 리가몬티. 브레시아의 홈구장의 그의 이를 따 명명되고 있다.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브레시아/스타디오 마리오 리가몬티)

마리오 리가몬티 스타디움 한 가운데에는 그 리가몬티라는 사람에 대해 알리는 벽화가 있는데 브레시아 팬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올 시즌 브레시아는 세리에 B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시즌들에서 승격에 가까웠던 그들은 이번에는 1부리그로 복귀하겠다는 각오다. 이후 또 다른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브레시아)=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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