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후 결방 선택한 예능들... 그 의미

정한별 2022. 11. 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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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KBS 측은 홈페이지에 "이태원 참사로 고인이 되신 분과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글을 남기고 여러 프로그램들의 결방을 알렸다.

MBN 측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적 애도 분위기에 따라 국가 애도 기간인 5일까지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을 결정했다"며 '무작정투어-원하는대로' '아바타싱어' '동치미' 등의 휴방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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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서 고려해 결방 결정한 예능들
앞서 비판받았던 '미운 우리 새끼'·'맛있는 녀석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많은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가운데 방송가는 결방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등 많은 프로그램들이 휴방 소식을 전했다. MBC, KBS2 제공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정부가 지난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한 가운데 연예계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방송가는 결방으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MBC 측은 지난 4일 방송을 앞두고 있던 '나 혼자 산다' 470회의 결방 소식을 전하며 "국가 애도 기간에 따라 오는 11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S 측은 홈페이지에 "이태원 참사로 고인이 되신 분과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글을 남기고 여러 프로그램들의 결방을 알렸다.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등이 쉬어가게 됐다. SBS는 '신발 벗고 돌싱포맨' 등을 방영하지 않았다.

종합편성, 케이블 채널들 역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MBN 측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적 애도 분위기에 따라 국가 애도 기간인 5일까지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을 결정했다"며 '무작정투어-원하는대로' '아바타싱어' '동치미' 등의 휴방을 알렸다. TV조선 역시 같은 이유로 '수요일도 밤이 좋아 특별판' 등의 방송을 하지 않았다. tvN 측은 대표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애도 기간 동안 쉬어간다고 알렸다. 채널S '김구라의 라떼9' 또한 방송되지 않았다. 프로그램 측은 "국가 애도 기간에 따라 결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는데 목적이 있는 만큼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제작진은 대중이 가진 감정을 면밀하게 살펴 휴방을 결정했다. 물론 이전에도 국민 정서를 고려해 결방을 발표한 예능이 있었다. KBS2 '홍김동전'은 지난 8월 휴방을 알렸다. 많은 이들이 폭우 피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물 관련 게임의 방송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 정서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MBN 측은 국가 애도 기간 방송될 예정이었던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MBN 제공

소수의 시청자들은 이태원 참사 후 예능 결방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주 동안 기다려왔던 방송을 볼 수 없다는 점에 속상하고 '애도 강요'로까지 느껴진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국민들이 큰 슬픔에 빠져 있는 만큼 대부분은 제작진의 선택에 납득하는 중이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쉽긴 하지만 그럴 만하다. 참사가 있었는데 웃고 떠들 수는 없다"는 댓글을 남겼다.

앞서 '미운 우리 새끼' '맛있는 녀석들' 등이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아 큰 비판을 받았던 만큼 제작진도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미운 우리 새끼'는 일본에 간 김희철 탁재훈 이상민의 모습을 광복전 전날인 지난 8월 14일 방송해 시청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껴야 했다. 2019년 '맛있는 녀석들'은 3.1절에 일본 가정식 편을 재방송해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법적, 제도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국민 정서에 무감각하게 반응하는 프로그램들은 손가락질을 받아왔다. 시청자 다수의 감정을 살피는 건 즐거움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예능 제작진들이 갖고 있는 책임이기도 하다. 콘텐츠 제작자로서 책임감을 보여준 이들은 정성껏 애도의 마음을 표한 뒤 다시 안방극장을 꽉 채워나갈 예정이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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