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태원엔 형사 50명 있었지만…참사 29분 후에야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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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경찰은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 일대에 마약 단속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참사 당일 이태원에 투입된 형사들은 밤 8시 48분쯤 이태원 파출소에서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뒤 근무에 투입됐습니다.
경찰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마약 단속 형사들의 압사 참사 최초 인지는 밤 10시 44분 입니다.
마약 단속 형사들이 배치된 장소는 참사 현장 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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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경찰은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 일대에 마약 단속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형사 50명이 투입됐는데 당일 동원된 경찰 137명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그럼 이 형사들은 참사 당시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 밤 9시 33분, 인파 분산 업무…참사 42분 전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참사 당일 이태원에 투입된 형사들은 밤 8시 48분쯤 이태원 파출소에서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뒤 근무에 투입됐습니다. 배치된 마약 단속 형사들의 주 업무는 마약류 범죄 예방과 단속.
하지만 그 시각 이미 대규모 인파가 몰렸던 만큼 이들은 밤 9시 33분 인파 분산부터 시도합니다. 경찰은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의 지시로 형사기동차량을 이태원파출소 건너편으로 이동시키고 사이렌을 울려 인파 분산을 시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방청이 밝힌 이태원 참사 119 최초 신고 시각인 밤 10시 15분보다 42분 전입니다.
이태원파출소 건너편에는 해밀톤호텔이 있고 해밀톤호텔은 압사 참사 현장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들은 참사 현장 인근에서 인파 분산 조치를 한 뒤 9시 48분부터는 다시 이태원 파출소 등 인근에서 대기했습니다.
■ 밤 10시 44분, 참사 인지…참사 29분 후
현장에서 마약 단속 외에 인파 관리도 했던 이들은 이태원 압사 참사를 언제 처음 알았을까요?
경찰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마약 단속 형사들의 압사 참사 최초 인지는 밤 10시 44분 입니다. 참사 시각으로 알려진 밤 10시 15분보다 29분 뒤입니다.
마약 단속 형사들이 배치된 장소는 참사 현장 인근입니다. 10개 팀 가운데 이태원파출소 인근에 배치된 팀은 4팀, 세계음식문화거리 주변은 2팀, 이태원로 일대는 2팀입니다.
세계음식문화거리와 이태원로는 참사 현장 골목길과 연결된 곳이고 이태원파출소는 참사 현장과 교차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배치된 장소도 참사 현장과 가깝고 걸어서 수 분 내 거리에 있지만 사건 인지 시각은 30분 가까이 걸린 겁니다.
■ 용산경찰서장, 밤 10시 18분 가용경력 전원 투입 지시…형사들은 왜 몰랐을까?
당일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를 보면 용산경찰서장은 무전으로밤 10시 18분에 가용경력 전원을 투입해 현장 대응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런 지시에도 참사 현장 인근에 있었던 마약 단속 형사들은 26분이 지나서야 참사를 알았습니다. 서장의 지시는 왜 형사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던 걸까요?
현장에 있던 형사들이 30분 가까이 늦게 안 이유에 대해 경찰은 "당시 형사는 마약류 범죄 예방 등에 배치되어 활동 중에 있었고 현장의 지원 요청을 받은 후 출동해 사고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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