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에 별빛처럼 빛나는 청보라빛 그리움, 청화쑥부쟁이

정충신 기자 2022. 11. 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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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곁에서 가을 햇살을 받아 별빛처럼 청보라빛 향기를 뿜어내는 무리지어 피어있는 청화쑥부쟁이. 10월31일 촬영
서울 서대문구 돈의문박물관마을 한옥을 배경으로 정원에 핀 청화쑥부쟁이. 10월23일 촬영
구절초와 분홍구절초. 쑥부쟁이와 달리 꽃잎 끝이 둥근 모습이 국화를 닮았다. 10월23일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
꽃카페 쑥부쟁이 광화문1 :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 식재돼 있는 하얀 쑥부쟁이. 10월31일 촬영
꽃카페 벌개미취 까마귀밥 : 벌개미취와 까치밥나무 열매. 2019년 11월25일 돈의문박물관마을 촬영

친숙한 청화쑥부쟁이 대세…가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

잎은 쑥, 꽃은 취나물 닮은 쑥부쟁이…15종 구분 어려워

■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가을 들어 쑥부쟁이 꽃과 처음 인사했을 때/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도 않던 쑥부쟁이 꽃이/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찾아와 인사를 한다/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면,/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처럼 뜨겁게 선명해진다//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 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사랑하면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

정일근 시인의 ‘쑥부쟁이 사랑’입니다.

지난 주 들른 새로 단장한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은 쑥부쟁이와 청화쑥부쟁이가 가을 향기를 물씬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가을 햇살을 받아 밤하늘 별빛처럼 청보라빛으로 무리지어 피어나는 청화쑥부쟁이는 서울 도심 들국화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광화문 교보문고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인공 실개천에 는 청화쑥부쟁이가 벌을 꾀는 목배풍등, 대상화와 함께 피어 있습니다.

서울 도심의 가을 정취는 서울의 상징인 광화문광장 일대만이 아닙니다.

한옥마을 서대문구 돈의문박물관마을 정원과 입구에는 청화쑥부쟁이가 구절초, 분홍구절초와 함께 자태를 뽐냅니다. 서울 도심 어디를 가나 청화쑥부쟁이는 빠지지 않습니다. 가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이기 때문입니다.

쑥부쟁이는 ‘쑥’과 ‘부쟁이’의 합성어입니다. 잎이 쑥을 닮았고, 꽃은 취나물을 닮았습니다. ‘부쟁이’는 취나물 종류를 뜻하는 방언 ‘부지깽이나물’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먼 옛날 쑥 뜯으러 다니는 대장장이네 딸을 쑥부쟁이라 불렀고, 쑥 뜯다가 절벽아래로 떨어져 죽은 자리에서 난 나물을 동네 사람들이 쑥부쟁이라 불렀다는 애틋한 전설도 있습니다.

쑥부쟁이는 청화쑥부쟁이, 미국쑥부쟁이, 눈개쑥부쟁이, 섬쑥부쟁이, 가재쑥부쟁이, 왕개쑥부쟁이 등 15종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비교적 친숙한 청화쑥부쟁이는 아파트단지 화단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의 쑥부쟁이에 비해 꽃 크기가 상당히 작습니다.

청화쑥부쟁이는 번식력이 뛰어나며 추위에 강해 서리가 와도 끄떡없이 10월에서 11월 늦가을까지 오랫동안 꽃이 피고 노지월동이 가능한 여러해살이 풀인데다 매혹적이고 특색있는 청보라빛으로 물들어 도심의 관상용으로 큰 인기입니다. 청보라색으로 피다가 흰색으로 변하는 모습도 신비감을 더합니다.

국화과인 청화쑥부쟁이는 청까실쑥부쟁이로도 불립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유럽 영국 등지의 길가나 개울가, 풀밭에 자생합니다. 어린잎(전초)을 약재로도 사용합니다.

이 꽃은 일본의 원예업자가 쑥부쟁이(aster) 종류인 ‘ageratoides’라는 종을 개량한 것이라고 합니다. 학명은 <Aster ageratoides ‘Ezo Murasaki(에조 무라사키)’>입니다. 에조는 일본 홋카이도(北海島), 무라사키는 ‘꽃이 피는 마을’‘자주색 마을’등 여러 의미로 해석됩니다. 꽃말은 기다림, 인내입니다. 속명 ‘aster(astro)’는 인도유럽어의 ‘ster~(별)’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ster~’는 별들이 하늘에 펼쳐져 있는 모습을 그린 꽃 모양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죠.

청화쑥부쟁이는 키 높이가 60∼90㎝까지 자라고, 줄기는 곧바로 올라가며 밑부분은 매끄럽거나 털로 덮여 있습니다. 잎은 달걀 모양이거나 달걀모양 타원형이고, 길이가 2.5∼10㎝, 너비 1∼2.5㎝이며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가 있습니다. 수술은 노란색입니다.

청화쑥부쟁이는 열을 내리고 가래를 줄이며 기침을 멎게 합니다. 그래서 감기, 편도선염, 기관지염 등에 좋다고 합니다.

쑥부쟁이는 키는 30~100cm이고 녹색 바탕에 자줏빛을 띠며 상부에서 가지를 친다. 잎은 난상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표면은 녹색이고 윤이 나며 입에 거친 톱니(거치)가 있습니다. 꽃은 연한 보라색으로 피며 두상화는 지름 25~30mm이고 관모는 길이 0.5mm이며, 포편은 긴 타원형으로 끝은 뾰족합니다.

쑥부쟁이는 봄나물로 먹는데 비타민C가 풍부합니다. 한방에서는 해열제와 이뇨제로 씁니다. 쑥부쟁이 잎은 소화를 소화를 잘 되게 하고 혈압을 내리며, 기침과 천식에 좋아 즙을 내어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쑥부쟁이와 벌개미취는 무척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벌판 화단 도로가에 핀 연보라색 꽃으로 잎이 길면 벌개미취, 산이나 들에서 핀 연보라색 꽃에 잎이 작고 톱니가 있으면 쑥부쟁이, 꽃이 흰색이나 연분홍색으로 잎이 쑥처럼 갈라져 있으면 구절초입니다.

글·사진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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