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 명작에 접착제 바르고 벽에 ‘1.5℃’ 휘갈긴 일당, 이유는

박선민 기자 2022. 11. 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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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멸종반란' 활동가들이 고야 작품 앞에서 이른바 '명화 테러'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위터

국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앞에서 ‘명화 테러’ 시위를 벌였다.

5일(현지 시각) 가디언,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국제 환경단체 ‘멸종반란’ 소속 활동가 2명이 나란히 전시된 고야의 ‘옷 벗은 마야’와 ‘옷 입은 마야’ 액자에 접착제 바른 손을 붙이고 두 그림 사이에 ‘+1.5℃’를 큼지막하게 쓰는 등의 행위를 벌였다. 이후 이들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에 올라온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한 활동가가 옷 입은 마야 작품 액자에 접착제 바른 손을 붙였다. 또 다른 활동가는 흰 벽에 +1.5℃를 큼지막하게 휘갈긴 뒤 옷 벗은 마야 작품에 접착제 바른 손을 붙였다. 관람객들이 술렁였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장내는 이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관람객들의 야유와 활동가들의 외침으로 소란스러워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한 미술관 직원들이 상황을 수습했다.

환경단체 '멸종반란' 활동가들이 고야 작품 앞에서 이른바 '명화 테러'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위터

활동가들은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채택한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인 1.5도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취지에서 이런 행동을 벌였다. 멸종반란 측은 성명을 통해 “기온 상승은 기후 불안정을 초래하고, 그 여파는 지구상 모든 이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다주고 있다”며 “이번 퍼포먼스는 그에 대한 항의”라고 설명했다.

미술관 측은 이들의 시위 방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미술관 관계자는 “다행히 그림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 벽에 그려진 그라피티도 흰색 페인트로 덮어 원상복구했다”면서도 “우리는 미술관을 정치적인 항의의 장소로 사용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명화를 훼손하는 방식의 저항 시위 퍼포먼스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8일에는 영국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활동가 2명이 헤이그 마우리츠하이스 미술관에 전시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훼손하려는 일이 있었다. 당시 이들은 접착제 및 토마토수프가 잔뜩 묻은 머리를 작품에 들이밀었다.

지난달 23일에는 독일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 활동가들이 독일 포츠담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전시된 모네의 ‘건초더미’에 접근해 으깬 감자를 끼얹었고, 같은 달 14일에는 저스트 스톱 오일 활동가들이 런던 국립 미술관에 걸린 고흐의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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