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지방국세청장이 역사소설로 재구성한 동학혁명

이세원 2022. 11.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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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며 지방국세청장까지 지낸 세무 전문가가 퇴직 후 소설가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올해 7월까지 지방 과세 행정을 이끌던 그는 동학혁명을 주제로 한 역사 소설 '탐진강'(호밀밭)을 최근 펴냈다.

국립세무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 조사관리과장, 국세청 원천세과장,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등 요직을 거친 저자가 수십 년 쌓아온 지식을 활용한 전문 서적이 아닌 역사 소설을 펴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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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에 걸친 자료조사·답사·고증…이판식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광주지방국세청장 시절의 이판식 [광주지방국세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며 지방국세청장까지 지낸 세무 전문가가 퇴직 후 소설가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화제의 당사자는 이판식(57)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이다.

올해 7월까지 지방 과세 행정을 이끌던 그는 동학혁명을 주제로 한 역사 소설 '탐진강'(호밀밭)을 최근 펴냈다.

전북 정읍 황토현, 충남 공주 우금치, 전남 장성 황룡과 더불어 동학혁명의 4대 격전지 중 하나인 전남 장흥 석대들을 주요 무대로 한 작품이다.

석대들 전투를 이끈 실존 인물 이방언(1838∼1895) 장군의 생애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상을 개척하려 했던 128년 전 움직임을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저자는 장흥에 오래 자리 잡고 산 양반집 자손이며 지주인 이중길을 아버지로 둔 이방언이 동학에 투신한 계기에 주목했다.

동학혁명을 이끈 이들의 시대 인식은 이방언의 대사를 통해 잘 나타난다.

이방언은 동문수학했던 오남 김한섭과 논쟁을 하며 "태풍으로 배가 뒤집어질 판인디 썩은 돛대 같은 주자 성리학만 붙잡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네. (중략) 이대로 양반행세하고 아랫것들 부리면서 사는 것이 자네들한테 편한께 그런 것이 아닌가"라고 구질서를 옹호하는 세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립세무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 조사관리과장, 국세청 원천세과장,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등 요직을 거친 저자가 수십 년 쌓아온 지식을 활용한 전문 서적이 아닌 역사 소설을 펴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아직도 우리는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혀 변화의 물결에 눈과 귀를 막고 있지 않은지 130여 년이 지난 지금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중략) 누군가 해야 할 일이기에 용기를 냈을 뿐"이라고 밝혔다.

출판사에 따르면 저자는 8년에 걸친 문헌조사, 자료 수집, 현장 답사, 고증, 전문가 인터뷰를 하는 장기간 작품을 준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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