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으로 마음의 평화를"…문경서 넉 달째 참선하는 프랑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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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의 참선 수행법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 합니다."
명상마을 선원장 각산스님은 "먼 나라에서 온 이방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원초적 불교 명상인 간화선 수행을 한다는 자체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국 불교 수행법이 유럽에 더 많이 알려지는 데 파비앙씨가 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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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한국 불교의 참선 수행법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 합니다."
지난 4월 문을 연 경북 문경 세계명상마을에서 푸른 눈의 서양인이 우리나라 선(禪) 불교의 진수를 체험하고 있어 화제다.
프랑스인 파비앙 보나꼬르(65)씨는 지난 7월 하순 '9일 집중수행'에 참가한 이후 지금까지 넉 달째 참선 수행에 정진하고 있다.
해가 뜨기 전인 매일 오전 6시께 아침 예불을 시작으로 하루 10시간 가까운 시간을 좌선, 걷기 명상 등 수행에 할애하고 있다.
명상마을 개원 이후 참선 수행 프로그램에 참가한 첫 외국인인 그는 우리말이 서툴러 수행을 이끄는 선승들과의 의사소통이 그리 원활하지는 않다.
그러나 자신만의 재능을 최대한 살린 수행 방법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이 아는 선불교 지식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무념과 무아의 경지에 다다르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프랑스에서 화가 겸 조각가로 살아왔던 터라 참선 외에도 명상마을 근처에서 주운 돌이나 나무에 그림을 그리거나 무늬를 새기며 수행에 정진하고 있다.
말이나 글이 아닌 그림과 조각으로 묵언 수행을 하는 셈이다.
파비앙씨가 한국 선불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0여년 전부터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일본 불교와 다른 또 다른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마침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인연이 닿았고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아 통도사 등에서 템플스테이 등을 하면서 명상 수행을 했다..
몇 차례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명상 수행을 하면서 각산 스님의 명성을 전해 들은 그는 기회가 되면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어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발이 묶였다.
그러던 중 지난 4월에 문경 세계명상마을이 문을 열자 주저 없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9일 집중 수행'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선원장(禪院長)인 각산 스님의 배려로 앞으로 1년가량 머물며 수행 정진할 계획이다.
한국 불교의 참선법이 다른 나라 불교의 수행법과 다른 점이 뭐냐고 묻자 파비앙씨는 "화두를 붙들고 수행하는 방법이 초기 불교의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을 개종시키거나 교세를 확장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중심으로 하는 참선법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대륙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프랑스에는 불교 신자가 약 100만명에 달한다. 일본이나 티베트 불교 신자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상마을 선원장 각산스님은 "먼 나라에서 온 이방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원초적 불교 명상인 간화선 수행을 한다는 자체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국 불교 수행법이 유럽에 더 많이 알려지는 데 파비앙씨가 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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