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숲속의 담' 다홍작가 "작은 무인도에 선 아이들 떠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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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과 아이들의 관계를 그릴 때는 항상 아주 작은 무인도에 서 있는 아이들을 떠올렸어요. '발 디딜 자리만 있는 곳에서 만약 내가 실수로 누군가를 밀어서 그가 떨어져 사라진다면?' 이런 공포를 생각했죠."
동화 같은 그림체로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웹툰 '숲속의 담'의 다홍 작가는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 속 솔직하지 못해 꼬여버린 인간관계에 대한 이미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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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담과 아이들의 관계를 그릴 때는 항상 아주 작은 무인도에 서 있는 아이들을 떠올렸어요. '발 디딜 자리만 있는 곳에서 만약 내가 실수로 누군가를 밀어서 그가 떨어져 사라진다면?' 이런 공포를 생각했죠."
동화 같은 그림체로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웹툰 '숲속의 담'의 다홍 작가는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 속 솔직하지 못해 꼬여버린 인간관계에 대한 이미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다홍 작가는 "만약 서로 싸우고 사이가 멀어져 다른 무리에 가도 되는 상황이었다면 서로에게 더 솔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고,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갈지 불안한 이들에게는 무리에서 일어나는 다툼이 제일 위협적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숲속의 담'은 인간의 욕심 탓에 기술이 퇴보하고 인구가 급감했으며 자연재해로 생명이 자라날 수 없게 된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인 담은 자신의 시간을 멈추는 대가로 다른 생명을 자라나게 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일반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배척당한다. 그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은 아이들이다.
나이는 많지만 몸이 자라지 않는 담, 담의 능력으로 몸은 순식간에 커졌으나 마음은 어린아이인 미쉬, 몸도 마음도 어린 율리, 살아남기 위해 마냥 어른인 척해야 했던 레나와 플로리안 등은 가족처럼 서로 부둥켜안고 살아간다.
이 공동체에는 어른이 없는 것 같다는 질문에 작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자신들의 고민이나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성장 스토리를 좋아한다"며 "저들 사이에 어른이 끼게 된다면 밸런스가 깨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는 '진짜 어른'은 자신보다 어린 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사람인데, 그렇게 보면 사실 숲속의 담에 '진짜 어른'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들과 여러 일을 겪으며 담은 다시 인간을 사랑하게 되고, 또 세상을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홀로 떠난 뒤 지상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자신의 온 힘을 사용한다.
작가는 "담은 그들 곁에서 그들의 죽음을 지켜보기보다는 떨어져서 늘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선택했다"며 "담은 미쉬를 닮은 세상을 평생 사랑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 작품은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다홍 작가는 "'저런 상은 어떤 사람들이 받는 걸까?' 했던 상인데, 숲속의 담이 선정되어 너무 신기할 따름"이라며 "부담 없이 늘 하던 대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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