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북한의 도발과 美 북핵 대표의 워싱턴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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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상대하는 데는 강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고위 외교관으로 북한과 대화를 주도할 것이다."
2009년 2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은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첫 대북 특별대표로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사를 임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북핵 문제를 사실상 전담하면서 총괄하는 대북 특별대표 자리는 이때 신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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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북한을 상대하는 데는 강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고위 외교관으로 북한과 대화를 주도할 것이다."
2009년 2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은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첫 대북 특별대표로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사를 임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북핵 문제를 사실상 전담하면서 총괄하는 대북 특별대표 자리는 이때 신설됐다.
1998년 대북 정책조정관을 시작으로 6자회담 수석대표 등 북한 관련 직제를 발전적으로 계승해서 만들어진 이 자리는 북한 비핵화 협상 등에서 미국 정부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국무부에 한국과 북한을 담당하는 동아태국이 있기는 하지만, 관할 국가가 31개국으로 방대한데다 미국이 전략적 경쟁자로 보는 중국이 사실상 주요 업무라는 점에서 집중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업무 측면에서도 대북특별대표는 의미가 상당하다.
이런 이유로 대북 특별대표의 활동 상황 등을 보면 북핵 문제를 보는 미국 정부의 시각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가령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됐던 트럼프 정부 때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대북 특별대표도 맡으면서 격이 올라가기도 했다. 이 자리는 통상 부차관보급에서 맡아왔다.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북한이 단거리·중거리·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연일 발사하면서 사실상 핵실험 도발 수순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현재 대북 특별대표는 성 김 대사다.
그는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이면서 대북 특별대표를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자카르타에 있다.
주인도네시아 대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5월 대북 특별대표로 임명되면서 겸직 기간이 벌써 1년 반이 됐다.
김 대사는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한국 측 카운터 파트인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고 대응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공식 트위터에 올라오는 활동사진은 현지 주재국 대사 업무 관련이 거의 대부분이다.
북핵 문제를 전담하는 김 대사의 이런 상황은 북한 문제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인식을 사실상 드러내는 것이다.
최근 발표한 바이든 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에 '북한'을 지칭하는 표현이 3번밖에 등장하지 않았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북핵 문제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여기에는 물론 북한의 태도나 국제 정세 영향도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데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공식적으로 수차 대화 제의를 했음에도 북한으로부터 별다른 답변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제네바 합의를 비롯해 북핵 관련 합의가 반복적으로 깨지면서 대화 동력이 사실상 사라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2012년 북미 2·29 합의가 한 달도 안돼 깨지면서 당시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가 미국 내에서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던 것처럼 북한과 어렵게 합의해봐야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대북 특별대표 자체가 미국 외교관에는 '독배'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지금이야말로 대북 특별대표가 워싱턴DC에 더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보여준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외교·안보 진용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더 고민해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창의적인 해법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규탄하면서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미국의 현재 입장에서는 공허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말한 '강한 리더십'이 결여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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