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알아?" 韓 시청자는 나 몰라라[★FOCUS]
'4세대 아이돌 대표 주자'라는 수식어를 가진 그룹이 있다. '글로벌 그룹'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낯선 느낌이 든다. 시청자들에게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다. 그룹 엔하이픈(ENHYPEN. 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의 아쉬운 활동에 대한 표현이다.
엔하이픈은 2020년 방송된 엠넷 아이돌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 'I-LAND'(이하 '아이랜드')를 통해 데뷔한 그룹이다.
엔하이픈 멤버들은 '아이랜드'를 통해 최종 선발됐고, 2020년 11월 30일 데뷔 앨범을 발매했다. CJ ENM과 하이브가 설립한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그룹으로 활동 중이다. 데뷔 후 음악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데뷔 앨범 발매 후, 2021년 팬 미팅, 두 번째 앨범 발매, 일본 데뷔 싱글 발표 등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런데, 엔하이픈의 활동이 2022년에는 미지근하다.
먼저 한국, 일본에서의 앨범 발매를 했지만, 성적표는 사실상 기대 이하라고 할 수 있다.
2022년에는 1월 첫 번째 정규 리패키지 앨범 'DIMENSION : ANSWER'(디멘션 : 앤서), 7월 세 번째 미니앨범 'MANIFESTO : DAY 1'(매니페스토 : 데이원)을 발매했다. 'MANIFESTO : DAY 1'의 타이틀곡 'Future Perfect (Pass the MIC)'로 SBS M·SBS FiL '더쇼', MBC M '쇼! 챔피언', KBS2TV '뮤직뱅크'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SBS '인기가요', MBC '쇼! 음악중심', 엠넷 '엠카운트다운' 등에서 1위에는 오르지 못하며 올킬에 실패했다.
엔하이픈의 2022년은 '4세대 대표 아이돌'로 크게 성공을 기대했지만,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않다.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입증됐다. 지난 10월 26일 일본에서 발매한 첫 정규 앨범 '사다메'의 판매량은 18만 3373장으로, 두 번째 싱글 앨범 '디멘션 : 센코우'의 첫날 판매량 24만7697장보다 낮은 수치다.
무엇보다 엔하이픈이 2022년 크게 놓친 게 있으니, 시청자다. 엔하이픈의 팬들이나 음악 팬들은 엔하이픈을 알겠지만, 시청자들에게는 '글쎄'다. '4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그룹 중 에스파, 아이브, 르세라핌 등이 올해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한국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린 것에 비하면 엔하이픈의 방송가 예능 프로그램은 사실상 전무하다. 지난 7월 tvN '출장 십오야2'에 출연했지만, 사실 엔하이픈이 메인은 아니었다.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 아이돌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출장 십오야2'가 인기 프로그램인 가운데, 엔하이픈의 출연 후 반응은 '글쎄'였다. 세븐틴, 프로미스나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멤버들이 단연 돋보였다.
신인 아이돌 그룹에게 지상파를 비롯한 종편, 케이블 채널 등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은 중요하다. 앨범 발매 시기에 맞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대중성, 인지도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정상 문제로 출연이 불가능한 그룹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기 예능이라면 언젠가 한 번은 꼭 출연한다. 올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아이브, 르세라핌의 경우에는 멤버에 따라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브는 안유진, 르세라핌은 사쿠라가 꾸준히 예능에 출연하면서 그룹의 존재감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켜주고 있다. 해외 활동도 무게를 두고 있지만, 한국 아이돌의 인기 기반을 위해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도 놓지 않으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엔하이픈의 방송 활동이라고 해야, 멤버 성훈이 KBS 2TV '뮤직뱅크'에 MC로 출연한 게 전부다. 그는 지난해 10월 8일부터 지난 9월 2일까지 '뮤직뱅크' MC로 활동했다. 함께 MC 호흡을 맞췄던 아이브의 장원영과 다르게 반응은 '글쎄'다.
이와 달리 엔하이픈은 어떨까. '4세대 아이돌'로 불리지만, 막상 멤버들이나 그룹의 매력을 볼만한 예능 프로그램이 없다. 엔하이픈의 유튜브 채널에 자체 제작 콘텐츠가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글쎄'다. 자체 평가로 '인기'가 입증됐다면, 이와 함께 예능 출연도 이어져야 하는데, 2022년에는 엔하이픈의 예능 출연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없으니까 그렇다. 과거 엔하이픈의 데뷔가 이뤄질 수 있었던 '아이랜드'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은 1%가 되지 않았다. '시청률 부진'이라고 할 정도였지만, 글로벌 팬덤이 형성되면서 불행 중 다행으로 데뷔도 하고, 활동도 이어갈 수 있었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부분은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 데뷔 후, 2022년 엔하이픈은 시청자들에게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 4세대 이전 아이돌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이돌 그룹이 예능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에 들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익지 않은 스타가 향후 인기 프로그램에 나온다면, 신선할 수 있지만 낯선 만큼 채널 변경이라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미 한 차례 '아이랜드'를 통해 시청률 0%대라는 '외면'을 직접 체험해본 엔하이픈. 일본까지 진출했지만, 한국에서의 가장 필요한 '대중성' '인지도'를 놓고 있는 엔하이픈이다. 언제든 다른 '4세대 아이돌' 주자에게 뒤처질 가능성도 활짝 열렸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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