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습관 키우는 10대·은퇴 준비하는 50대… 연령별 예·적금 상품은
금융 시장에 특정 나이만 가입할 수 있는 예·적금 상품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금융사 간의 손님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애주기별 니즈와 소비 행태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되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금융사들의 주요 타깃이 아니던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금융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이들이 미래 고객인데다, 부모 세대의 자녀 대상 금융 교육과 증여 수요가 느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대체로 소액을 적립해 스스로 저축 습관을 기를 수 있게 한다는 취지인데, 최근에는 소비 혜택을 주는 서비스도 연계되고 있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0년 10대 전용 상품 ‘카카오뱅크 미니(mini)’와 2021년 ‘미니(mini)26일저금’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9월 5일부터 18일까지 첫 번째 제휴 서비스인 ‘배달의민족과 26일저금’을 선보였다.
특히 은행 계좌가 없어도 입금과 송금을 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미니는 만 14세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만 개설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출시 1년 2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수 115만명(작년 말 기준)을 달성했다. 국내 10대 인구가 233만명이니, 10대 2명 중 1명꼴로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미니 카드를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교통카드 사용, 현금자동화기기(ATM)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 입·출금도 가능하다.
미니 26일저금은 매일 500원부터 2000원까지의 금액을 26일 동안 자동으로 저금해 최대 5만 2000원을 모으는 상품이다. 지난 9월에 한시적으로 나온 배달의민족과 26일 저금은 미니 26일저금에 배달의민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증정하는 서비스를 연계한 것이다. 앞서 새 학기를 맞아 피규어를 증정하거나 ‘인형 옷 입히기’와 ‘미션 달성’ 등 게임 요소를 적용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의 ‘KB 영 유스(Young Youth) 적금’은 어린이와 청소년 위한 무료보험가입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장기 거래할 수 있다. 이날 기준 금리는 연 3.65%다. 신규 금액 1만원부터, 2회차부터는 1000~300만원 단위로 저축할 수 있다.
‘영 유스 어린이 통장’은 자유 입출금 예금 상품으로, 기본이율은 연 0.1%인데 ‘저금통’ 기증을 설정하면 설정 금액 최대 100만원에 대해 특별 이율 연 2%를 적용한다. 학습지·양육검사, 온라인 영어 교육 서비스 교육서비스 무료 체험 등의 혜택이 있다.
자녀 통장은 증여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증여재산공제액은 10년 주기로 갱신된다. 미성년 자녀에게 10년간 증여할 수 있는 비과세 한도는 2000만원이다. 10년 동안 2000만원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성년은 5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붙지 않는다. 10년간 최대한도 내에서 증여하는 게 최선책이다.
자녀가 태어났을 때 현금 2000만원을 증여하고, 10살이 된 해에 2000만원을 추가로 증여하고, 20세 성인이 되는 해에 5000만원, 30세에 5000만원을 증여하면 총 1억4000만원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자녀에게 줄 수 있다. 만약 10년 주기 갱신을 고려하지 않고, 일시에 1억4000만원을 자녀에게 증여하면 약 2500만원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미성년 자녀 명의의 예·적금, 주식 계좌를 개설할 때는 ▲자녀 기본증명서 ▲자녀 기준 가족관계증명서 ▲자녀 도장 ▲대리인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연령대별로 따져보면 경제활동과 함께 목돈 마련을 시작하는 2030세대를 겨냥한 상품이 가장 눈에 많이 띈다.
제주은행은 만39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는 MZ세대 겨냥 적금 상품을 내놨다. 제주은행의 ‘MZ플랜적금’의 세전 이자율은 연 4.4%인데, 급여 이체 및 카드 실적 등을 충족했을 때 주는 우대금리 포함 시 최고 금리는 연 6.5%이다. 월 납입 한도는 30만원이다.
신한은행의 ‘헤이 영(Hey young)머니박스’는 만 18세~29세가 가입할 수 있는 20대 전용 상품이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자유 수시입출금통장)으로, 한도는 200만원까지다. 기본이자율 0.1%에 우대이자율 2.1%로 최고 금리가 2.2%다.
NH농협은행의 ‘NH1934월복리적금’은 만 19세~만34세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매월 1만~50만원까지 적립할 수 있다. 12개월 만기 기준 기본금리는 3.1%, 최고 금리는 6.6%다. 최고 금리는 급여이체실적, 농업계고 및 청년농부사관학교 졸업자 등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금리 등 혜택만 놓고 보면 청년 대상 정책 상품이 은행 개별 출시 상품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청년도약계좌’는 내년 6월 출시될 예정이다. 5년 동안 매월 70만원을 저축하면 최대 5000만원을 만들 수 있는 상품이다. 정부가 월 납입금의 3~6%를 지원하고, 여기에 은행들이 이자를 추가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자소득에 대해선 비과세를 적용한다.
만 19~34세 청년 중 개인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180%(2022년 기준 1인 가구 약 월 350만원) 이하 기준을 충족하는 청년만 가입할 수 있다. 병역 이행을 한 경우 최대 6년까지 연령 계산에서 제외된다. 이는 지난 2월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연소득 3600만원 이하)에 비해 가입 대상 기준이 완화한 것이다.
2월에 나온 ‘청년희망적금’은 매월 50만원 한도로 납입할 수 있는 만기 2년 상품이다. 기본 금리 5%에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 부산, 대구, 광주, 전북, 제주 은행별로 0.7%p~1%p의 우대금리를 적용해준다.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과 이자소득 비과세(15.4%) 혜택까지 얻을 수 있어 실질 이자율이 연 10.49%에 달한다.
50대 이상 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은퇴·노후 자금 마련이 주 목적이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KB더블모아예금’은 만 50세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다. 은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중장기 절세’, ‘투자 단기 목돈 관리’를 한 번에 한다는 개념으로 ISA 또는 연금저축펀드와 동시에 예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날 기준 1년 만기 최고 금리는 연 3.45%(세전)로, 가입금액은 1000만원 이상~ 4000만원 이하다.
우리은행의 만 50세 이상의 노후 자금 마련을 돕는 패키지 상품 ‘시니어플러스 우리 패키지(입출금통장·정기예금·적금)’ 상품도 있다. 입출금통장은 급여형과 연금형, 예금통장은 연금형과 회전형이 있다.
4대 연금(국민·공무원·사학·군인)을 ‘시니어플러스 우리통장’으로 수급하면 무료 온천 이용권과 보이스피싱 보험, 헬스케어, 오마이스쿨 무료 동영상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회전형은 1000만원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고 1년 만기 금리가 연 2.65%다.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0.4%p를 준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비과세저축한도에 활용할 수 있다.
적금통장은 연금형과 증여형으로 나뉜다. 연금형은 가입금액에 제한이 없고, 기본금리 연 0.1%에 연금 수급 시 최대 1.5% 금리를 지급한다. 무료 온천 이용권과 보이스피싱 보험, 헬스케어, 오마이스쿨 동영상 등 서비스도 제공한다. 증여형은 월 150만원 이내에서 자유 적립할 수 있다. 금리는 연 2.75%로, 거래실적 등 조건 충족 시 최대 연 0.4%p를 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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