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255일...이란, 러시아에 드론 공급 첫 인정

김태규 2022. 11. 6.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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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극구 부인하던 이란, 입장 뒤집어…탄도미사일 의혹 계속 부인
젤렌스키 "이란, 계속 거짓말"…우크라 "침략 가담 후과 클 것"
푸틴, 살인·강도 등 중범죄 전과자 동원 허용 법령 서명
러 공격에 키이우 등 7개 도시 추가 정전...'전력 복구 난항'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이란제 드론 잔해 사진.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하르키우주에서 러시아군이 운용한 이란제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2.09.18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55일째인 5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자국이 생산한 드론을 러시아에 공급한 적이 없다는 기존 주장을 뒤집고 처음으로 제공 사실을 부분 인정했다.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러시아에 제한된 수량의 드론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란 정부는 서방의 거듭된 의혹에도 공격용 드론을 비롯해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제공한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해 왔다. 공식적으로 처음 인정한 셈이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다만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시점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월24일 이전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드론을 제공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 2주 전 러시아의 드론 사용 여부에 대한 증거를 함께 검토하기로 우크라이나와 합의했지만, 우크라이나 측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란이 자폭드론 샤헤드-136, 공격용 드론 모하제르-6 등 드론 2000여 기를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중 300대 이상을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방은 러시아가 지난달 초부터 이란제 무인기를 동원해 우크라이나의 전기·수도 등 인프라 시설을 집중 파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이란이 단거리탄도미사일 '파테-100', '졸피가르' 등을 러시아에 추가 제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단거리탄도미사일 제공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이란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공급했다는 일부 서방 국가들의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란 정부는 러시아의 테러 지원을 위한 드론을 제공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침공 전에 이뤄졌다는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으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예비군과 용병들에게 19만5000루블(약 446만 원)의 격려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는데 이는 강제 동원에 불만을 품은 징집병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22.11.04.

그러면서 "우리는 매일 최소 10대 이상의 이란제 드론을 격추하고 있다"며 "이란 정권이 거짓말을 계속할 경우 러시아와 어떤 협력을 하고 있는지 밝히기 위한 국제사회의 더 많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략 범죄의 공범"이라며 "러시아를 지지해서 얻는 이익보다 침략 범죄에 가담한 후과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중부 드니프로페트롭스크주(州) 니코폴 인근 도시에 포격을 감행했다.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롭스크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적군은 밤새 40발 이상의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로켓과 포탄을 발사했다"며 "아파트 12동과 가스관 등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잇딴 공격에 따른 전력시설 복구 작업에 난항을 겪으면서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7개 도시에 추가 전력을 제한키로 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업체 우크레네르고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로켓과 드론 공격으로 손상된 전력망 복구를 위해 추가 전력 제한이 불가피하다"며 "7개 도시가 추가로 정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레네르고는 ▲키이우 ▲하르키우 ▲수미 ▲체르니히우 ▲체르카시 ▲지토미르 ▲폴타바주(州) 등 7개 지역이 정전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볼로디미르 쿠드리츠키 우크레네르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가디언 인터뷰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제외한 사실상 전국의 모든 대형 발전소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전력공급이 어렵다고 토로한 바 있다.

크름대교 폭발에 따른 러시아의 보복 공급으로 우크라이나의 국가전력망의 30% 이상이 파괴됐다.

[키이우=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해 질 무렵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내의 조명이 꺼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체 발전소 3분의 1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으며 겨울을 앞두고 전력을 아끼기 위해 순환 단전을 하고 있다. 2022.11.01.

우크라이나는 고육지책으로 하루 4시간씩 순환 단전을 통해 겨울철 난방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만을 제한 공급해오고 있다.

전력시설의 복구 완료까지 첫 2주 동안 임시 순환 단전을 하겠다는 우크라이나 당국의 구상과 달리 단전이 길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살인·강도·절도·마약 밀매 등 중범죄로 형이 확정된 전과자들을 추가 징집할 수 있도록 한 법령에 서명했다.

단, 아동 성범죄·반역죄·간첩죄·테러 혐의자를 비롯해, 공무원 암살과 항공기 납치, 핵물질 및 방사능 물질 불법취급 혐의로 형이 확정된 범죄자들은 동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심각한 병력 부족 현상을 겪어온 러시아는 그동안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 그룹을 통해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잔여 형량 사면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군 입대자를 모집해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일 부분 동원령에 따른 예비군 30만 명에 대한 징집 목표를 달성했다며 동원 종료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더이상의 추가 동원은 없으며 향후에는 지원자들과 계약제 군인들로만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곧바로 12만 명 소집을 목표로 한 정규군 가을 정례 징병에 착수한 데 이어 범죄자까지 추가 징병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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