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그것이 알고싶다’ 핼러윈의 비극, 이태원 참사 짚었다

유은영 2022. 11. 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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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 SBS 방송화면 캡처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짚었다.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제작진은 이태원 참사 생존자를 만나 인터뷰했다. 한 생존자는 “다시는 핼러윈 파티 이태원 생각도 하기 싫다. 친구를 잃은 날이고, 20년 지기 친구가 죽었다”면서 “진짜 열심히 살던 친구인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는 “같이 분장하고 신나게 웃으면서 사진 찍고 10분 걷고 10분 돌아가다가 그 사이에, 20분 만에 친구가 그렇게 죽었다. 이태원에 간 지 1시간도 안 돼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친구를 구조대원이 심폐소생술 하는데 10분 동안 미동도 없더라. 죽어가는 거 눈앞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살아있는 거 자체가 죄책감이 들더라. 너무 미안하고. 진짜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구조에 참여했던 힌 의료인은 우연히 현장을 목격하고 구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조금 더 노력했으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죄책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유실물센터에서 만난 생존자는 “저는 하체밖에 안 눌렸다. 가슴 쪽에는 멀쩡히 숨을 쉴 수 있었는데, 현장 자체가 좀 산소가 부족했다. 호흡곤란이 오더라. 시간이 1시간 정도 소요되고, 하체밖에 안 눌렸는데 너무 고통스러워서 눈을 감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심정지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에서 골든타임이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4분을 골든타임으로 바라본다고 했다. 한 전문가는 “대략 1분이 지날 때마다 소생 가능성은 10%씩 감소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발표한 이번 사고 발생 시각은 밤 10시 15분. 10시 20분경 경찰 모습이 처음 포착됐고, 사태를 파악한 경찰이 바닥에 깔린 이들을 구해보지만 소수의 인력으로 해결하긴 어려웠다. 이후 10시 28분쯤 119 구조대원이 도착했다. 추가 인력이 시급한 상황이었지만 교통 혼잡으로 게속 지연됐다.

사람들은 뒷골목 통제가 이뤄지면서 구조됐다. 이미 4분의 골든타임은 지난지 오래였다. 당시 구조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심폐소생술 하고 나서 저희가 돌아가면서 했는데, 어떤 분이 눈을 뜨셨다. 그 한 분 빼고는 제가 있었던 라인에서 깨어난 분들이 한 분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 l SBS 방송화면 캡처

사람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건 쏠림 현상이 일어난 이유였다. 원인을 제공한 누군가가 있었던 걸까에 대한 의혹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토끼 머리띠 남성’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제작진은 ‘토끼 머리띠 남성’으로 저격당한 남성을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이태원 압사 사고 당시 “밀어!”라고 외쳤다는 의혹을 받았고, 얼굴이 찍힌 영상이 배포되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격당했다.

그는 “일단은 제 얼굴이 다 공개가 됐잖나. 제 얼굴 모자이크 안 하고 올리고, 모욕적인 말 쓴 사람들 고소를 했다. 경찰서 가서 그 증거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남성은 이태원을 빠져나온 시간이 찍힌 교통카드 결제 내역을 증거로 제출했다. 압사 사고 발생 시간은 10시 15분경인데 이미 그 시간에는 이태원을 빠져나와 지하철을 탔다고 말했다.

또한 영상이 찍힌 시점 당시 남성의 위치는 사고 현장을 벗어난 곳이었다. 영상 속 그의 손도 누군가를 밀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의혹을 받은 남성은 “당연히 그 사고로 인해서 지인 분들이나 그 기사를 본 사람들이 많이 화가 날 것”이라면서 “경찰, 형사 분들도 지금 분위기가 토끼 머리띠 한 그 사람들 잡으려고 기를 쓰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태원 압사 사고의 원인은 군중 압력. 원병묵 교수는 “완전히 꽉 막혀서 그 시간이 지속되면 압력이 계속 증가한다. 한 영역에서 압력이 집중되면 그 지점에서 압사 사고가 난다. 그걸 임계 군중압력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사진 자료, 영상들을 토대로 했을 때 사고 지점이 있는 T자 공간에 1만800여 명 정도가 모여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재난과학 전문가는 “경사로의 특성, 뒤에서 밀리는 강한 압력,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넘어져서 연쇄적으로 압사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전문가들도 “모인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경찰이 주체가 되어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을 관리한 홍콩, 일본, 미국 등과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유은영 스타투데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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