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대기록 행진 중인 2명의 선수
※ 본 기사는 9월 중순에 작성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바스켓코리아 10월호 <기록이야기>는 연일 대기록에 다가서는, 그리고 KBL의 산 역사가 되어가는 선수 2인이 새 시즌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록을 준비했다. KCC 라건아와 삼성 이정현의 이야기다. 기록은 플레이오프 등을 제외한 정규리그(~2021-2022시즌)로 한정했으며, 소수점이 필요한 기록은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했다.
KCC 라건아 - 누적 득점, 2점슛/페인트 존 슛 성공 개수, 리바운드, 블록슛
역대 누적 관련 기록 중 10위권 안에서 현역 선수의 이름을 찾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라건아는 예외다.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 등 그의 포지션(빅맨)에서 중요하게 평가되는 누적 기록 부문에서 상위권을 꿰차고 있다. ‘기록제조기’보다 ‘기록공장’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선수다.
먼저 득점. 2012-2013시즌에 KBL 커리어를 시작한 라건아는 현재까지 9,570점을 쌓았다. 개인 통산 10,000점까지 430점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 시즌 누적 득점 800점 미만을 기록한 건 2개 시즌에 불과하고, 2021-2022시즌에도 정규리그 54경기에서 1,016점을 쓸어 담았다. 따라서 큰 부상 등의 이변이 없다면, 라건아는 이번 시즌 중에 10,000점을 돌파할 수 있다.
또, 라건아는 KBL 역대 개인 통산 누적 득점 부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부문 1위는 서장훈(13,231점)이다. 뒤는 애런 헤인즈(10,878점)와 김주성(10,288점), 추승균(10,019점) 등이 잇고 있다. 한 시즌에 평균 957점을 기록하고 있는 라건아는 2022-2023시즌에 719점만 넣어도 개인 통산 득점 3위까지 오를 수 있다. 그의 기량에 큰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2023-2024시즌에는 역대 누적 득점 부문 2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
라건아의 개인 통산 2점슛 성공 개수는 4,052개다. 역대 3위에 해당한다. 1위는 서장훈(4,847개), 2위는 헤인즈(4,130개)다. 라건아가 한 시즌에 2점슛 300개 이상을 기록하지 못한 건 데뷔 2번째 시즌(2013-2014)뿐이다. 최근 3시즌 간 2점슛 성공 개수는 349개-300개-378개다. 2점슛 성공 개수 역시 예기치 못한 상황만 피한다면 2위 헤인즈를 제칠 수 있다. 최근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최소 3시즌 만에 서장훈의 자리를 넘볼 수 있다. 기량 하락을 계산해도 은퇴 전엔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페인트 존 슛 성공 개수는 KBL 최고를 달리고 있다. 페인트 존에서 총 3,386개의 슛을 넣은 라건아는 해당 부문 역대 2위인 헤인즈(3,104개)와 200개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현역 선수 중에선 함지훈(1,900개)과 오세근(1,702개), 김선형(1,590개), 김종규(1,335개) 등이 역대 20위권에 오른 상태. 개수의 차이를 고려하면 라건아는 KBL 최고의 페인트 존 슛 성공 개수를 기록한 선수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참고로 라건아의 페인트 존 슛 성공률은 69.6%(3,386/4,868). 페인트 존 슛 성공 개수 40위권 이내 선수 중 라건아보다 높은 성공률은 기록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리바운드 부문에서도 이미 KBL 최고의 선수가 됐다. 라건아는 KBL 입성 후 10시즌 동안 504경기에서 5,484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앞으로 그가 잡는 리바운드는 모두 KBL의 신기록이 된다. 리바운드 역시 라건아를 따라올 현역 선수는 없다. 리바운드 부문에서 라건아와 가까운 선수는 은퇴가 멀지 않은 9위 함지훈(3,428개)이다. 14위 오세근(2,761개)과 15위 김종규(2,473개)도 라건아를 쫓아가기엔 차이가 너무 크다.
역대 최다 블록슛 기록 1위는 김주성(현 원주 DB 코치)의 1,037개다. 라건아는 618개로 그 뒤에 있다. 최근 세 시즌 간 라건아의 시즌 평균 블록슛은 43개다. 산술적으로 봤을 때, 라건아가 은퇴할 때까지 김주성의 기록을 뛰어넘는 건 무리다. 그러나 라건아의 블록슛 기록이 김주성의 대기록에 얼마만큼 가까이 갈 수 있을지는 주목할 만하다.
삼성 이정현 - 개인 통산 7,000점, 3P 1,000개, 2,000어시스트, 700스틸 목전 … 연속 출전 기록도 진행 중
이번 비시즌 FA BIG 6로 꼽힌 선수 중 가장 먼저 행선지를 정한 이정현. 서울 삼성으로 이적한 이정현은 은희석호의 주장이 됐다. 2022-2023시즌은 기록 면에서도 특별한 시즌이 될 전망이다. 이미 KBL 1위 자리에 오른 정규리그 연속 출전 기록 외에도 그가 달성할 수 있는 역대급 기록이 4개 부문이나 있기 때문이다.
공격 지표를 먼저 살펴보자. 이정현은 2010-2011시즌에 데뷔해 총 528경기에 출전 중이다. 데뷔 후 지금까지 6,949점을 기록하고 있다. 현역 누적 득점 부문 3위에 해당한다. 개인 통산 7,000점까지는 단 51점.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이상, 이정현의 7,000점 달성은 확정된 것과 다름없다(지난 10월 27일 원주 DB와의 원정경기에서 7,000점 돌파).
현역 선수 중 2위인 함지훈(7,276점)과는 329점 차. 이번 시즌 안에 함지훈과의 격차를 줄이는 건 어렵겠지만, 역대 누적 득점 순위는 몇 단계 상승할 수 있다. 현재 함지훈의 역대 누적 득점 순위는 11위고, 이정현은 14위다. 이들 사이엔 12위 김병철 전 오리온 코치(7,229점)와 13위 조니 맥도웰(7,077점)이 있다. 이정현의 한 시즌 최저 득점(상무에서 돌아온 시즌 제외)이 2년 차 시즌(2011-2012)에 기록한 511점임을 감안하면, 이정현은 함지훈의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누적 득점 부문 9위가 양동근(현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의 7,875점이고, 10위가 우지원의 7,348점임까지 고려하면 함지훈과 이정현은 10위와 11위를 넘볼 수 있다.
3점슛 성공 개수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정현은 현역 중 가장 많은 3점슛(920개) 성공 개수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10위다. 1,000개 고지까진 80개. 만약, 2022-2023시즌 중에 3점슛 성공 개수 1,000개를 달성한다면, 양동근(990개)을 넘어 역대 8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조성원 전 LG 감독의 1,002개도 넘으면 역대 7위까지 상승할 수 있다. 과연 이정현이 2022-2023시즌에 3점슛 성공 개수 1,000개 이상을 기록할 수 있을까? 미지수다. 아슬아슬하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최근 3시즌 동안 이정현은 3점슛 82개-104개-78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팀에서 이정현이 외곽슛을 어느 정도 넣을지 지켜보자.
KBL 공식 시상 대상 중 하나인 2,000어시스트. 어쩌면 이번 시즌에 삼성에서만 2번의 시상식이 열릴 수도 있겠다. 김시래가 1,977어시스트로 사실상 2,000어시스트를 확정했고, 이정현은 1,892어시스트로 시상을 가시권에 뒀다. 최근 페이스라면 충분하다. 이정현은 직전 3시즌 동안 191개-185개-17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00어시스트까지 108개를 남겨두고 있다. 그의 커리어 평균 어시스트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삼성에서의 역할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팀에 김시래라는 어시스트 전문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정현의 3점슛 성공 개수 1,000개와 어시스트 2,000개 달성에 궁금증이 이는 가운데, 이정현의 스틸 개수에도 눈길이 간다. 700스틸도 KBL 공식 시상 대상인데, 700스틸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기록이다. 역대 700스틸 문턱을 넘은 선수는 지난 시즌의 김선형까지 총 11명뿐일 정도. 이정현도 700스틸을 노린다. 이정현은 기사 작성 시점까지 670스틸, 700스틸까지 30개를 남겨뒀다. 이정현의 시즌 평균 스틸 개수는 60.9개다. 그러나 이전 3시즌 동안엔 47개-57개-38개로 다소 주춤했다. 개인 통산 최저 스틸을 기록했던 2021-2022시즌 수준의 스틸을 기록해도 700스틸 수상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 또한 2022-2023시즌을 지켜봐야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기록은 연속 출전 기록이다. 이정현에게 ‘금강불괴’란 별명을 붙이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기록이다. 2010년 10월 15일부터 2022년 4월 5일까지, 이정현은 대표팀 차출과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한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했다. 이 부문 1위였던 추승균 SPOTV 해설위원(384경기)의 기록은 경신한 지 오래. 이정현의 기록을 깰 수 있는 건 이정현 자신뿐이다.
한편, 이재도도 정규리그 연속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10월 11일부터 2022년 4월 5일까지 군 복무 등의 기간을 제외, 336경기에 연달아 출전했다. 이재도의 기록은 이정현(528경기), 추승균(384경기), 주희정 고려대 감독(371경기)에 이어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번 시즌에도 전 경기에 출전한다면, 390경기에 연속 출전하게 된다. 역대 2위까지 오를 수 있다. 이재도의 연속 출전 기록에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2022년 11월 5일 현재, 이정현과 이재도는 모두 연속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KBL 제공
표 = 김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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