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8월에도 갱도 붕괴사고”…광부 생환은 기적이었다

오찬영 기자 2022. 11. 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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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갱도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북 봉화 아연광산에서 지난 8월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5일 수사관 18명을 투입해 봉화 광산 사고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지난 8월 29일에도 이번 사고와 동일한 제1 수직갱도에서 붕괴 사고로 사상자 2명을 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내사 중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아연광산 붕괴사고로 열흘째 고립됐다가 지난 4일 밤 구조된 광부 2명의 건강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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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내사 중 사고
매몰 기간에 커피믹스와 물로 버텨
구조 광부들 “소주 한잔하고 싶다”

수직갱도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북 봉화 아연광산에서 지난 8월에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오전 경북 봉화군 한 아연 채굴 광산에서 소방당국과 광산관계자들이 붕괴사고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이곳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2명이 고립됐다. 연합뉴스


경찰은 5일 수사관 18명을 투입해 봉화 광산 사고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경찰은 먼저 지난달 26일 매몰 사고 당시 탈출한 5명의 작업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기초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산업통산자원부 산하 관계기관을 상대로도 관리·감독 책임을 다했는지를 규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지난 8월 29일에도 이번 사고와 동일한 제1 수직갱도에서 붕괴 사고로 사상자 2명을 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내사 중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아연광산 붕괴사고로 열흘째 고립됐다가 지난 4일 밤 구조된 광부 2명의 건강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안동병원 신장내과 방종효 과장(주치의)은 5일 브리핑에서 “두 분이 수일 내 퇴원까지 할 수 있을 걸로 예상하고 있다”며 “정신적·육체적으로 회복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평소에 상당히 체력이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앞서 작업 반장 박모(62)씨와 광부 박모(56)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작업 중 펄(토사)이 쏟아지는 바람에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구조됐다. 두 광부는 구조 당시 체온이 떨어지고 온몸에 근육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과장은 “오늘 점심부터는 죽부터 소량으로 식사도 시작하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커피 믹스를 30봉지 처음에 갖고 계셨는데 구조가 이렇게 늦게 될지 모르고 3일에 걸쳐서 나눠서 식사 대용으로 드셨다고 한다”며 “그게 아마 상당히 많이 도움이 된 거 같다. 현재는 일반실에 계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몰) 3일이 지나서는 떨어지는 물로 아마 연명하신 거 같다. 식사는 장시간 금식된 상태에서 한 번에 많은 양이 들어가면 대사 장애가 올 수 있으니 소량씩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장기간 빛에 노출이 안 됐기 때문에 햇빛에 갑자기 노출이 되면 망막이나 각막에 손상이 오기 때문에 3일 간에 걸쳐서 서서히 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영돈 경북 봉화소방서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구조 장소는 사고 발생 장소 부근 조금 넓은 공간이었으며 모닥불, 비닐 등으로 보온을 하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로 생존을 연명했다”고 밝혔다. 윤 서장은 또 “두 고립자들은 (구조 당국의) ‘발파 소리’가 들릴 때는 구조하러 오는구나 하는 기대감을 가졌고,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는 절망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경찰과 산업통산자원부의 조사도 본격화된다. 박일준 산자부 2차관은 이날 안동병원을 찾아 구조된 광부들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조사와 안전 점검을 시행해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에 사고가 있었던 광산들을 우선해서 안전 점검할 계획”이라며 “우리나라에 가행(광물을 캐는) 광산이 350개 정도 있는데 우선으로 챙겨야 할 부분부터 안전 점검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조 과정에서 오래된 도면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문가가 검토한 결과 측량을 하고 시작하기엔 시간이 너무 걸려서 오래된 도면이지만 해당 도면을 기초로 시추를 하기로 했다”며 “오래된 도면은 제대로 현행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 병원을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구조된 박 조장에게 당장 하고 싶은게 뭐냐고 물으니 밥 한 그릇 먹으며 소주 한잔하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또 바로 부모님 산소를 찾아뵙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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