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벗을 자유 달라”… 이란인 분노에 지구촌 연대 시위 [세계는 지금]
‘아미니 의문사’ 계기로 체제 반감 폭발
청년 주축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동참
“여성, 삶, 자유” 외치며 격렬 저항 벌여
SNS서 히잡 불태우고 ‘단발 퍼포먼스’
獨 베를린 도심 10만명 모여 응원 집회
韓 정치권은 침묵… “더 큰 관심 가져야”
◆군부 유혈진압 최후통첩에도 시위 계속
청년을 주축으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전국적으로 정권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10대 학생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미성년자를 폭력 진압하는 당국에 저항해 전국적인 교사파업도 일어났다.
아미니 죽음 40일째인 지난달 26일엔 묘소 주변에 1만여명의 시위 인파가 모이고, 30여개 도시에서 동조시위가 벌어졌다. 이란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는 고인의 영혼이 사망 40일이 되는 날 잠시 돌아온다고 믿어 특별히 추모한다.
민중의 강력한 저항에 집권층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란 인터내셔널 방송에 따르면 여러 비공식 보고에서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시위에 이란 관리들이 가족을 해외로 대피시키고 있다”고 한다. 현재 테헤란 같은 대도시에서는 경찰 단속이 느슨해져 여성 절반 정도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공권력도 민중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구촌, 함께 머리카락 자르며 연대
이란인 투쟁에 세계인도 연대하고 있다. 여성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열리는 집회 현장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히잡을 불태우고 본인 머리카락을 잘라 깃발처럼 휘두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페르시아 문화권에서 단발(斷髮)은 “권력자의 권능보다 분노가 더 강할 때 나타나는 전통이자 슬픔과 항의 표시의 상징”(영국 작가 샤라 아타시)이다. 2016년 스파이 혐의로 6년간 이란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 3월 석방된 이란계 영국 여성 나자닌 자가리래트클리프는 9월28일 스스로 머리카락 자르는 영상을 영국 BBC방송에 보내며 “우리 어머니와 딸들, 독방에 갇히는 두려움, 조국의 여성들, 그리고 자유를 위해”라는 말을 남겼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란 사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 교수는 “미성년자가 많이 숨져 아동 관련 국제기구 등에서 성명을 내주면 큰 압박 효과가 있는데 아직은 이란 국내의 반정부 시위라 반응이 조심스럽다”며 “한국도 이번에 이란 클라이밍 선수 사건(히잡 미착용 후 연락두절됐다가 귀국한 사건)으로 긴박해졌는데 전혀 정치권 반응이 없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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