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경험’ 베테랑의 지혜…천막·모닥불로 체온유지

신선미 2022. 11. 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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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적 같은 결과 뒤엔 운이 아닌 오랜 경륜과 지혜가 있었습니다.

매몰됐던 60대 작업자는, 경력이 20년 넘는 베테랑이었지요.

근무한지 나흘된 50대 보조작업자를 다독여가며 노련하게 생존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칠흑같이 어두운 갱도 내부.

비닐로 만든 천막이 있고 안에는 모닥불이 타고 있습니다.

[현장음]
"이야. 저기 불을 피우고 있었어."

두 사람이 구조된 장소는 작업장으로부터 30m 가량 떨어진 원형 공간.

사방에서 갱도들이 모이는 인터체인지 형태 구조로 약 100㎡ 규모입니다.

이 과정에서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 60대 박모 씨의 노하우가 빛났습니다.

광부 생활동안 숱한 경험과 어려움을 겪었고, 사고가 발생한 지하 갱도 상황에 대해서도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있던 비닐과 나무막대를 주워 천막을 만들고 바닥에는 패널을 깔았습니다.

갱도 내부의 온도는 평균 14도. 여기에 곳곳에서 물이 떨어지는 악조건에서도 물에 젖지 않고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만든 겁니다.

또 장작과 산소용접기를 이용해 모닥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방장석 / 중앙119구조본부 팀장]
"날씨가 춥고 저체온증이 올 수도 있겠다 했는데 비닐 치고 불 때고 있었다는 건 상상도 못했죠. 그런 경우 처음 봤습니다. 아마 여기에 오래 근무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내부에 흐르는 지하수는 이들에게 생명수가 돼줬고, 산소 역시 충분했습니다.

구조될 것이라 믿으며 서로를 의지한 것도 큰 힘이 됐습니다.

구조 당시 두 사람은 어깨를 맞대고 있었습니다.

[유지흥 / 60대 박모 씨 동료]
"체온을 서로 유지하면서 작업을 한 겁니다. 저희는 사실 확신했습니다. 막장 안에 상황이 좋았고, 저 친구 기능을 믿었기 때문에."

당초 암석으로 막혀 있을 거라 추정됐던 마지막 폐쇄 지점이 예상과 달리 뚫려 있었던 것도 구조작업 시간을 앞당겼고, 결국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채널A 뉴스 신선미입니다.

영상취재 : 박재덕 김덕룡
영상편집 : 박형기

신선미 기자 fres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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