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골프웨어 시장...이제는 낚시 넘본다 [방영덕의 디테일]

방영덕 2022. 11. 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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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맨 왼쪽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의 모습 [출처 = 배상민 센터장의 sns]
롯데의 디자인 혁신을 이끌고 있는 배상민 디자인경영센터장의 취미는 낚시입니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낚시를 즐기는 모습의 사진이 종종 올라옵니다. 최근에는 회사 내 젊은 친구들을 이끌고 플라잉낚시를 하러 간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낚시’란 해시태그가 달린 사진 검색하면 190만장 이상의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출조부터 월척까지 낚시의 묘미에 빠진 젊은층이 확실히 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낚시인구는 2010년 652만명에서 2018년 850만명까지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약 973만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024년에는 1000만명 이상으로 낚시인구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인파를 피해 나홀로 또는 3~4인 소규모로 즐기는 취미생활 영역이 낚시로까지 확장한 덕분입니다.

[사진출처 = 컬럼비아]
그 동안 골프웨어로 재미를 봤던 패션기업들이 낚시웨어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몇 년새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던 골프웨어 시장이 식어가는 기미가 보이자 새 먹거리로 낚시웨어를 점찍은 것입니다.

현재 국내 낚시 산업과 시장은 대부분 낚시용품에 집중돼 있습니다. 의류는 일본과 폴란드 등 해외수입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국내 패션기업 한 관계자는 “등산이나 캠핑과 달리 낚시는 특수 영역이라 여겨 의류 시장으로서는 간과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골프인구 수보다 낚시인구 수가 더 많은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시장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젯아이씨의 웨스트우드와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컬럼비아가 일찌감치 낚시웨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웨스트우드에는 티셔츠, 베스트, 바지, 라이프웨어수트, 트래킹화, 모자 등 풀 세트로 낚시 활동에 맞게 활동성과 기능성을 높인 컬렉션이 많은데요. 낚시예능 프로그램 인기와 더불어 낚시 컬렉션을 확대해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사진출처 = 코오롱Fnc]
글로벌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인 컬럼비아는 낚시웨어 라인 ‘PFG(Performance Fishing Gear)’을 통해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해 오고 있습니다.

‘PFG컬렉션’은 1996년부터 컬럼비아 글로벌에서 선보이고 있는 피싱웨어 라인으로 세련된 디자인에 기능성이 돋보입니다.

최근 코오롱Fnc가 대기업 패션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낚시웨어 브랜드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웨더몬스터란 브랜드인데요.

악천후를 포함한 어떤 환경에서도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있는데 그야말로 의미심장합니다.

웨더몬스터는 크게 엑스퍼트 라인과 라이프스타일 라인으로 나뉩니다. 엑스퍼트 라인은 바다낚시와 민물낚시용 기능성 의류로 세분화돼 있을만큼 코오롱 Fnc 측의 자신감이 엿보입니다.

향후 낚시웨어에도 고어텍스를 적용, 낚시전문의류인 웨이더 팬츠(가슴까지 올라오는 낚시 전용 팬츠)와 갯바위 펠트, 전문 재킷 등 그야말로 낚시웨어 전문복으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라는데요. 아직 뚜렷한 1위 브랜드가 없는 낚시웨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사진출처 = 코오롱Fnc]
낚시웨어 시장에 대해서는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코로나 엔데믹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레저 서비스 수요의 강한 반등이 예상됩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보다 먼저 리오프닝을 시작한 미국 사례를 보면 2020년 미국의 전체 레저 서비스 수요는 전년대비 27% 급감했습니다. 업종의 70%를 차지하는 서비스 소비는 전년대비 40% 줄었고요.

반면 레저 업종의 30%를 차지하는 용품 소비는 오히려 전년대비 1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초부터 리오프닝(경재활동재개)를 실시한 미국의 레저 수요는 전년대비 27% 성장했는데요. 흥미로운 것은 서비스 수요 회복과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2021년 레저 용품 소비 강세가 지속돼 전년대비 21% 성장했다는 점입니다.

국내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골프, 등산, 캠핑에 이어 레저 서비스 수요 강세가 낚시로까지 이어지며 관련 용품의 소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등산복과 골프웨어 시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일례로 골프열풍에 패션기업들은 너도나도 골프웨어 브랜드를 론칭했고, 출혈경쟁을 펼쳤습니다. 이로 인해 골프웨어의 가격대만 지나치게 높여 놓은 결과를 야기했지요.

현재 낚시웨어 수입 브랜드 가격대는 낚시조끼의 경우 20~50만원대, 고어텍스 레인 슈트 가격은 70~90만원대에 이릅니다. 이윤을 남겨야하는 기업에 ‘강태공의 낭만’만을 기대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가격대에 기능성을 갖춘 낚시웨어라면 더욱 롱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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