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밖에 안 지났는데"...열흘만에 구조된 광부의 첫 마디

박지혜 2022. 11. 5. 18: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광부 2명은 처음 가족들은 만난 뒤 "3일밖에 안 지났는데 왜 이렇게 많이 왔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조장과 보조작업자 박 씨의 주치의인 경북 안동병원 신장내과 방효종 과장은 5일 브리핑을 통해 "커피 믹스를 30봉지 처음에 갖고 계셨는데 구조가 이렇게 늦게 될지 모르고 3일에 걸쳐서 나눠서 식사 대용으로 드셨다고 한다"며 "그게 아마 상당히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광부 2명은 처음 가족들은 만난 뒤 “3일밖에 안 지났는데 왜 이렇게 많이 왔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 밤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서 작업 중 고립됐던 조장 박모(62) 씨는 지난 4일 가족들을 상봉한 뒤 이같이 말했다고. 그는 “(갱도) 안에선 시간 개념이 없었다”고 했다.

지난 2010년 매몰 69일 만에 무사히 구조된 칠레 광부 33명도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된 뒤 구조 과정 중 전력이 지원되자마자 광산 내에서도 낮과 밤을 구분하고자 전등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으로 귀환할 경우 신체적, 정신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경북 봉화군의 한 광산에서 열흘간 고립됐다 구조된 광부 2명 중 조장 박 모씨가 5일 경북 안동시 안동병원에서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조장의 아들은 아버지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아버지 첫 말씀은 ‘준철이 왔나?’였다”고.

이어 “(아버지께서) 일단은 무조건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셨다”며 “너무 배가 고팠지만, 하루 지나니까 배고픈 것도 잊고 계셨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같이 가셨던 분이 경험이 없다 보니 그분을 격려하며 그렇게 버텼다”고 했다.

박 조장은 함께 고립됐던 보조작업자 박모(56) 씨와 커피믹스를 조금씩 물에 타서 한 모금씩 서로 나눠 마시거나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먹으면서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이 두 사람의 생환을 굳게 믿고 있던 이유 중 하나는 박 조장이 26년 경력의 베테랑이었기 때문이다. 박 조장은 지난 8월 29일 이 광산에서 발생한 갱도 붕괴사고 때도 직접 구조활동을 펼쳤다.

실제로 사고 지점 근처에 있는 넓고 평평한 공간을 찾아 대피했고, 체온 유지를 위해 비닐 등으로 천막을 만들고 모닥불을 피웠다.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사고 열흘째인 4일 오후 11시께 구조 당국은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생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생환한 고립자들이 밖으로 나오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런 그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박 조장의 가족들은 “깜짝 놀랐던 게 아버지가 오늘 포기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다행히 10일째인 오늘(4일) 구조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조장과 보조작업자 박 씨의 주치의인 경북 안동병원 신장내과 방효종 과장은 5일 브리핑을 통해 “커피 믹스를 30봉지 처음에 갖고 계셨는데 구조가 이렇게 늦게 될지 모르고 3일에 걸쳐서 나눠서 식사 대용으로 드셨다고 한다”며 “그게 아마 상당히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간 빛에 노출이 안 됐기 때문에 햇빛에 갑자기 노출되면 망막이나 각막에 손상이 오기 때문에 3일간에 걸쳐서 서서히 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방 과장은 “제 생각이지만 3~4일 구조가 더 늦으셨으면 아마 생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며 “처음 (병원에) 오실 때는 체온이 떨어지고 온몸에 근육통을 호소하셨다”고 전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