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없다" 정부와 경찰 반복된 주장…8년 전 매뉴얼엔
'주최자가 없어서 행사를 관리할 법적 의무도 없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와 경찰이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 주장이죠. 하지만 2014년 경찰이 직접 만든 매뉴얼엔 누가, 어디서 열었는지 상관 없이 관리 대상이라고 명시돼 있었습니다.
배양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성호/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지난 1일) : 주최자가 없는 그런 인파에 의한 사고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침이나 매뉴얼이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112신고 부실 대응이 드러나기 전까지 주최자가 없는 행사는 책임질 곳이 없는 것처럼 주장했습니다.
시민 13만명이 모였던 이태원에 대규모 경력을 투입하지 않은 이유로 사용했습니다.
대통령부터 경찰청장까지 사과한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종수/경찰청 차장 : 계속 이야기하지만, 주최 측이 있고 이런 축제에 대한 인파 관리가 자치경찰의 영역이고…]
법에 '경찰 의무'를 담지 않으면 책임도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2014년 개정된 경찰의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을 살펴봤습니다.
경찰의 관리 대상은 '조직되지 않은 다수 군중이 모이는 행사'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어디서 열었는지 등과는 상관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 매뉴얼엔 거대 인파가 모이는 경우에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명확히 담았습니다.
구체적인 예방책도 있습니다.
인파가 쏠리지 않도록 안전 통로를 확보하라, 지하철, 버스 무정차 통과로 인파 분산을 유도하라는 내용입니다.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엔 지자체에 지역 안전위원회를 열 것을 먼저 촉구하라고도 돼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피해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언급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비판받던 지점들입니다.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영상디자인 : 곽세미,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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