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4] "승리 요정이 됐으면…" 키움 감독이 준비한 '박찬호 부적' 대성공

홍원기 감독, '죽마고우' 박찬호에 직관 응원 부탁
키움, SSG에 6-3 역전승…시리즈 전적 2승2패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오른쪽)과 박찬호.(키움 히어로즈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홍원기 감독이 준비한 '박찬호 부적'의 도움으로 승리, 승부를 2승2패 원점으로 돌렸다.

키움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SSG 랜더스에 6-3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4일) 3차전 패배로 1승2패가 된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4차전 등판이 불발돼 어려움이 예상됐다. 만약 4차전까지 내줄 경우 1승3패로 몰린 데다 흐름까지 넘어가면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 무산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키움은 '임시 선발 투수' 이승호의 깜짝 호투와 확 바꾼 타선의 3회말 대폭발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2승2패와 함께 다시 인천으로 향하는 키움은 SSG와 동등한 조건으로 남은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박찬호가 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를 찾아 어린이 팬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22.1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날 키움의 승리 배경에는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열띤 응원이 있는데 홍 감독이 공을 들여 준비한 깜짝 응원단이다.

홍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1승 후 2패를 당하며 궁지에 몰리자 초중고 동창 '죽마고우' 박찬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홍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박찬호에게 연락해 '응원을 와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절친한 홍 감독의 간청에 박찬호는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한걸음에 고척돔으로 달려왔다.

관중석에 자리한 박찬호는 홍 감독이 요청한 키움 유니폼을 입지 않았지만, 홍 감독의 바람대로 '승리요정'이 됐다.

박찬호의 응원을 등에 업은 키움 선수들은 초반부터 투타에서 SSG를 압도, 6-1로 크게 리드했다. 이후 6~9회초에서는 4이닝 연속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2실점으로 버티며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4차전 종료 후 홍 감독은 "(박)찬호가 와서 큰 힘이 됐다. 이겨서 정말 기쁘다"며 "찬호한테 남은 한국시리즈 경기에도 다 오라고 해야겠다"고 웃었다.

홍 감독과 박찬호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공주중동초-공주중-공주고를 함께 나온 막역한 친구 사이다.

공주고를 졸업한 후 홍 감독은 고려대로, 박찬호는 한양대로 진학하면서 다른 길을 걸었다.

홍 감독은 고려대 졸업 후 국내 프로 무대에서 활동했다.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두산 베어스, 현대 유니콘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2007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코치로 오랜 경험을 쌓은 홍 감독은 지난해부터 키움 지휘봉을 잡았고, 올해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박찬호는 한양대를 중퇴하고 LA 다저스와 계약하고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뛰며 통산 124승(98패)을 수확, 코리안특급으로 명성을 쌓았다. 이후 오릭스 버팔로스(일본)를 거쳐 2012년 한화에서 한 시즌을 뛰고 은퇴했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홍 감독처럼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았고 2019년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특별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