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산 필화사건' 고초…손기상 전 중앙일보 기자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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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연재소설이 정권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보안사령부에 연행됐던 손기상(孫基祥)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대리가 4일 오전 5시30분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5일 전했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2007년 10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안사는 당시 소설가 한수산씨가 쓴 중앙일보 연재소설 '욕망의 거리' 중 "어쩌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만나게 되는 얼굴, 정부의 고위관리가 이상스레 촌스런 모자를 쓰고 탄광촌 같은 델 찾아가서" 등의 대목이 '각하(전두환 대통령)의 탄광촌 순방을 비유하면서(중략)불신감 조성의 목적의식이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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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신문 연재소설이 정권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보안사령부에 연행됐던 손기상(孫基祥)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 대리가 4일 오전 5시30분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5일 전했다. 향년 85세.
1937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외대 영어과 4학년 때인 1959년 한국일보 기자로 들어갔다. 1965년 창간한 중앙일보로 옮겨 문화부장과 편집국장 대리, 논설위원, 동서문제연구소(현 통일문화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중앙일보 편집국장 대리 겸 문화부장일 때인 1981년 5월 '한수산 필화사건'으로 고초를 겪었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2007년 10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안사는 당시 소설가 한수산씨가 쓴 중앙일보 연재소설 '욕망의 거리' 중 "어쩌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만나게 되는 얼굴, 정부의 고위관리가 이상스레 촌스런 모자를 쓰고 탄광촌 같은 델 찾아가서" 등의 대목이 '각하(전두환 대통령)의 탄광촌 순방을 비유하면서…(중략)…불신감 조성의 목적의식이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고인은 1981년 5월29일 서빙고동 보안사 대공분실로 끌려가 철야 조사를 받았다. 한 작가와 정규웅 편집위원, 권영빈(1943∼2021) 출판부장, 이근성 출판부 기자, 허술 전 출판부 기자, 시인 박정만씨 등 모두 7명이 연행됐고,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 사건 후 한씨와 친하다는 이유로 연행된 박 시인은 술로 견디다 1988년 10월 세상을 떠났고, 한 작가는 당시 보안사령관 노태우가 1988년 대통령에 취임하자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이주했다가 1992년 귀국했다.
고인은 삼성문화재단 문화사업 담당 전문임원과 호암재단 고문을 지냈고, 1994∼1996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제13대 회장, 2003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영화 등급 분류) 등을 맡았다. 특히 영화, 미술에 조예가 깊었다. '인간 카네기'(1974, 삼성미술문화재단)를 번역했고, 2000년 허행초상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진옥수씨와 사이에 딸 손이영씨, 사위 이장원씨가 있다. 빈소는 쉴낙원 용인 장례식장 특6호실, 발인 6일 오전 9시. ☎ 031-672-1009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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