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일주일...'총체적 부실 대응' 드러낸 정부

■ 진행 : 이광연 앵커, 정진형 앵커

■ 출연 : 송재인 사회1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사상자 350여 명이 나온 이태원 참사 다시 한번 돌아보겠습니다.

[앵커]

지난 일주일, 경찰과 관할 지자체 등의 대응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사회1부 송재인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참사 발생 이후 이번 주 내내 치안 공백 문제 포함해서 총체적 부실 대응 문제 송 기자가 짚고 있는데 다시 한 번 딱 일주일 전 토요일 밤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 상황을 다시 한 번 짚어주시죠.

[기자]

여전히 참사 당일 상황은 전해 드리는 게 특히 조심스러운데요. 우선은 29일 밤 10시 15분쯤 핼러윈 당일을 앞둔 이태원에서 좁다란 내리막길에서 압사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다음 날인 30일까지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결국 사망 판정을 받은 피해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났고요.

다음 날까지는 참사 원인과 관련해서는 내리막길이나 경사도와 같은 지형적 원인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기는 했지만 이때부터 구조까지는 이미 골든타임이 지나버렸던 점, 또 당일 경찰 배치 인력은 137명뿐이었다는 점 등 당국의 대응이 부실했지 않았나, 이런 의문은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당국의 많은 대응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특히 참사가 일어나고 그 이튿날 30일날 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이 문제가 됐었잖아요.

[기자]

바로 다음 날이었는데요. 이상민 장관은 인파 규모가 종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평시와 비슷한 수준의 병력을 배치했었고 그렇다고 소방이나 경찰 인력을 사전에 더 배치했다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의 공식 입장 역시 비슷했는데요.

당일 투입됐던 137명이 너무 적었던 게 아니냐, 이런 지적이 계속되자 137명은 예년보다 더 늘어난 수치라면서 과거에 투입됐던 경찰 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당일 상황을 따져보면 137명 가운데 마약 단속 등에 집중하는 수사 경찰 외에 질서 유지에 주력할 수 있는 지구대나 파출소 직원, 경찰은 32명뿐이었습니다.

이는 비교를 해 보면 2018년이나 2019년보다는 적은 수치였고요. 여기에 지자체 역시도 서서히 책임론이 제기됐는데 당일 현장에 배치됐던 용산구청 직원은 30명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자체 차원의 책임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앵커]

잠시 뒤면 아마 다 모여 있을 것 같은데 시청 앞에서 촛불집회, 추모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목소리가 거셀 예정인데 사회 전반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사전 대응, 늑장 대응 논란이 여전하고 오히려 더 번져가고 있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사전대응 논란이 불거졌던 계기는 사실 이상민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서 또 경찰의 공식 입장과 관련해서 사실 경찰도 사전에 인력이 이만큼 많이 몰렸던 것을 예상했던 게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는 정황이 속속 더 추가됐기 때문인데요. 먼저 이태원 상인들은 경찰과 가졌던 사전 간담회에서 사실 현장 당일 통제 지원을 요청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용산경찰서가 자체적으로 분석한 핼러윈 치안상황 보고서조차도 예년보다는 2배가량 많은 인원이 몰릴 거라고 이미 적시가 돼 있었거든요. 그러면 왜 사전에 더 많은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는지 의문은 갈수록 커졌는데, 그런 상황에서 경찰은 기존 수사팀을 특별수사본부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전 대비를 부실하게 했다는 정황들이 지금 계속 드러나면서 어떻게 보면 예견된 결과가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참사 당일 현장 대응도 굉장히 미흡했잖아요.

[기자]

바로 앞서 말씀드린 특별수사본부로 전환하겠다라는 지침을 밝혔던 지난 1일 오후 늦은 시각 당일 참사 발생했던 밤 10시 15분 이전에 접수가 됐었던 112 신고 11건의 목록이 공개되면서 당일 현장 대응 문제에 집중이 됐습니다. 신고 내역을 보면 무려 4시간 전부터 6시 34분이 최초 시각이라고 공개를 당시에는 했었는데요.

이미 이때부터 압사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다급하게 위험을 호소하는 신고는 다수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초기에는 출동했다가 오히려 시간이 가면서 그러니까 참사에 더 가까워질수록 현장 출동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장 대응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앵커]

112 신고 녹취록 공개를 계기로 당시 경찰 현장 대응 논란이 불거지자 현장에 출동했던 일선 경찰들도 당시 상황 관련해서 목소리를 내부 게시판을 통해서 내기 시작했죠?

[기자]

맞습니다. 녹취록이 공개된 바로 그날 밤, 경찰 내부망에 이태원 파출소 소속 직원이 글을 올린 것인데요. 당일 이태원 파출소 직원 20명 정도의 규모로는 도저히 당시 상황에서 현장 관리가 어려웠다, 이렇게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 사전에 핼러윈을 대비해서 인력 지원을 윗선에 요청했었지만 거절됐었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거든요.

이에 따라서 지휘부 책임론으로 의혹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사전 대비가 불충분했지 않냐. 여기에서 현장 당일 대응이 어땠느냐. 그렇게 이어졌는데 이후로는 지휘부 책임론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고요. 이런 상황에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2일 오전 출범을 했습니다. 첫날부터 바로 서울청과 용산서, 이태원역 등 주요 기관 8곳을 압수수색 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수사가 진행이 되면 될수록 경찰 지휘부를 향한 책임론이 더 강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그렇게 된 계기는 각 지휘부가 언제 처음 사안을 인지하게 됐는지, 보고를 언제 받았고 당시 당일 행적은 어땠는지 그 내역이 구체적으로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지휘부의 책임론에는 더 불이 붙고 있는데요. 먼저 특별감찰팀의 감찰 결과까지 총 종합해서 지금 기준으로 설명을 드리면 먼저 일선의 서장이죠. 용산경찰서장은 앞서서는 대통령실과 삼각지역 일대에서 진행됐던 집회 현장을 지휘하다가 9시 47분까지 일대에서 식사를 하고 이태원역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녹사평역 근처까지 간 것은 9시 57분, 그러니까 10시가 거의 다 된 시점이기는 하지만 워낙 인파가 많고 차량도 몰려 있던 만큼 안으로 들어가기는 어려웠는데요. 차를 돌고 돌고 돌다가 10시 55분, 그러니까 1시간가량이 지나서야 결국에는 차를 내려서 도보로 이동을 했고요. 결국에 11시 5분, 그러니까 참사가 이미 50분가량 이어졌을 때야 이태원 파출소로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30분이 지난 뒤에야 직속인 서울경찰청장에게 유선으로 보고를 했는데요. 서울경찰청장의 당일날 행적을 두고도 여전히 의문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밤 9시를 전후로 해서 서울경찰청에서 퇴근한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 자택까지 간 이후에 왜 밤 11시 36분에야 첫 유선 보고를 받게 됐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규명이 수사를 통해서 필요한 부분이고요.

끝으로 경찰 체계 내 수장이죠. 윤희근 경찰청장은 우선 참사 당일 휴일을 맞아 지인들과 함께 충북 지역을 방문해서 등산을 하고 저녁식사까지 마친 뒤 밤 11시에 취침했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11시 32분에 경찰청 내부에서 문자로 첫 보고를 올렸을 때는 확인하지 못했고요. 이후 전화 한 차례 역시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에 유선상으로 경찰청 내부 보고를 처음 받은 것은 다음 날인 0시 14분이 돼서였습니다.

[앵커]

우리가 이렇게 분 단위로 당시의 시간 동선까지 분석하는 이유는 송 기자가 언급한 경찰 지휘체계, 그 지휘에 구멍이 난 부분을 되짚기 위해서 아니겠습니까. 아까 경찰 내부에서 나온 목소리와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 사전에 핼러윈데이 인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됐다라는 일선 경찰의 목소리와 이런 부분을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고 그래서 감찰과 수사가 잘 이루어져야 할 텐데 지금 이렇게 경찰 내부는 물론이고 재난주무부서, 행정안전부 내 보고체계도 도마 위에 올라 있습니다.

[기자]

한마디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말씀하신 대로 재난 주무부서의 부서 장관이죠. 윤석열 대통령보다도 늦게 이번 참사를 인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먼저 말씀드리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참사를 처음 인지하게 된 시각은 밤 11시 1분입니다.

소방청 보고가 대통령실로 들어가면서 인지하게 된 건데요. 반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번 참사를 보고받게 된 건 11시 20분입니다. 말하자면 19분가량이 대통령보다도 늦었던 건데요. 이렇게 된 데는 행정안전부 내 보고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후 확인이 됐습니다.

소방청에서 행안부 상황실로 10시 48분쯤 보고를 하기는 했습니다. 이른바 통보가 간 건데요. 하지만 이 통보가 상황 소방청에서 행안부로 전해졌을 때 이 사실이 행안부 각 직원들에게 전파되는 것은 단계별로 다릅니다. 1단계 문자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직원까지만 되고 2단계가 되면 그제서야 장차관에게도 문자가 가는데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이상민 장관은 장차관에게 문자가 가는 2단계 상황에서도 문자 발송 목록에 누락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 만큼 문자를 직접 받지 못했고 그러니까 말하자면 행안부의 공식 시스템으로는 보고를 받지 못했던 거죠. 그 문자를 확인한 비서실 직원에게 1분 뒤, 그러니까 11시 20분에야 보고를 받았습니다.

[앵커]

우리 송 기자가 아주 면밀하게 보고 체계 전반에 대해서 짚어주셨는데 앞으로의 수사는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기자]

우선 오늘이 주말이니까 특수본은 주말 사이에는 압수물 분석에 주력할 것 같습니다. 관계기관의 부실대처 문제를 중심으로 혐의점을 단서를 찾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찰과 지자체, 소방 모두 수사 대상에서 배제되지 않고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경찰부터 짚어보면 경찰 대응과 관련해서는 우선 앞서 용산서장의 당일 행적을 자세히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당일 상황보고서, 그러니까 공식 서류에는 용산서장이 현장에 밤 10시 20분에 도착했다고 돼 있거든요. 하지만 특별감찰팀이 감찰을 진행한 결과 용산서장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태원 파출소에 11시 5분에야 도착을 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런 만큼 상황보고서에 허위기재를 한 것은 아닌지 이 부분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보이고요.

앞서 자세히 말씀드린 줄줄이 늑장보고된 경위, 이 부분도 역시 수사의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자체의 경우에는 대표적으로는 용산구청이죠. 사실 안전에 있어서는 1차적인 책임을 지는 것인데 용산구청이 운영하는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CCTV로 사실 현장을 계속해서 지켜보면서도 별도의 보고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참사가 이미 발생한 뒤에야, 그래서 용산경찰서에서 상황을 물은 뒤에야 일대에 사람이 너무 많다라고 첫 보고를 했습니다.

이 부분도 직무를 제대로 수행한 건지 확인할 것으로 보이고요. 끝으로 소방 당국 역시도 수사 대상에서 배제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앞서서는 소방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혀온 첫 신고가 들어온 시점은 밤 10시 15분이었는데요. 오늘 오전 중대본은 브리핑을 통해서 그보다 이전 119 신고가 한 건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전에 공개했던 시각과는 달라진 건지, 그리고 이보다 이른 신고가 들어왔을 때 소방은 어떻게 구체적으로 대처를 했는지,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방금 말한 대목에서도 하나하나 다 의문점이 있습니다. 늑장보고 대목, 또 상황보고서, 또 밤 10시 15분 전에 한 건 더 있었다는 것, 여러 가지 경찰이 말한 것처럼 모든 가능성 열어놓겠다고 했으니까 언론도 지켜봐야 되겠고 국가가 정한 애도기간은 오늘까지입니다마는 당분간 애도와 추모 물결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합동분향소 운영 일정까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정부는 국가애도기간이 오늘로 끝나지만 합동분향소의 경우에는 운영 계획을 각 지자체와 협의해서 개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지자체의 경우에는 좀 더 연장할 수도 있는 거고요. 다른 지자체의 경우에는 다른 곳보다는 조금 더 빨리 종료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용산구청의 경우에는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오는 12일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또 마련하고 있는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있는 추모공간 역시도 추모 발길이 계속

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돌아보면 정말 아쉽지 않은 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하는 바입니다. 송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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