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기간 계속된 실언...안이한 인식 반영
[앵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 애도 기간에도 정부의 주요 책임자들은 안이한 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등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일부 인사들의 경솔한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축제가 아닌 현상으로 봐야 한다."
참사 직후 분향소를 찾은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의 발언입니다.
지역 축제가 열릴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반드시 마련해야 할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며 거센 비난을 샀습니다.
재난과 각종 사고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방 책임이 법에 명시돼 있는데도,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고 말했다가 주민들의 사퇴 압력까지 받고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실언은 정부의 안이한 상황 인식을 드러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외신 기자가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 범위를 묻자, 웃으며 농담으로 받았다가 결국 사과한 겁니다.
[한덕수 / 국무총리 :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
유족들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가족을 잃은 상실감을 짓밟는 믿기 힘든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다문화종교비서관은 SNS에 "왜 부모가 자식이 이태원 가는 것을 막지 못해놓고, 골목길에 토끼몰이하듯 몰아넣었다는 표현이 나오느냐"고 적었습니다.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의 책임을 강조한 건데, 누리꾼들은 유가족과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슬픔에 공감할 수 없다면 조용히 있어 달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대한민국에 엄청난 기회"라는 망언은 유튜버 천공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천공 (지난 2일) : 좋은 기회는 자꾸 줍니다. 우리 아이들은 희생을 해도 이렇게 큰 질량으로 희생을 해야 세계가 우리를 돌아보게 되어 있어요.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보람되게 하려면 이런 기회를 잘 써서….]
책임을 통감해야 할 사람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는 일부 인사들의 발언은, 국가 애도 기간 함께 아파해야 할 사회에도 상처를 남겼습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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