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용산서장, 도보 10분거리 차량 고집

박양수 2022. 11. 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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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 총괄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일대 극심한 교통 정체에도 차량 이동을 고집하다 참사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의 부실 대응 의혹을 감사 중인 경찰청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집회 관리 후 오후 24분쯤 용산경찰서 인근 설렁탕집에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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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발생 당일 경찰 지휘 공백 의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모습. 참사가 발생한 29일 밤 윤희근 경찰청장은 휴일을 맞아 방문한 충북 청주시 본가에서 사건 발생 후 45분 가량이 지난 오후 11시쯤 사건 발생 사실을 모른 채 잠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현장도착 후 1시간 17분이 지나서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최초 보고를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 총괄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일대 극심한 교통 정체에도 차량 이동을 고집하다 참사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의 부실 대응 의혹을 감사 중인 경찰청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집회 관리 후 오후 24분쯤 용산경찰서 인근 설렁탕집에서 식사를 했다. 오후 9시 47분 식사를 마친 이 전 서장은 관용차로 이태원 일대로 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쯤 녹사평역에 도착했으나 차량 정체로 더는 진입이 어려워지자 경리단길 등을 통해 우회 진입을 시도했다. 이후 오후 10시 55분에서 11시 1분 사이 이태원 파출소 근처인 이태원엔틱가구거리에 도착했다. 녹사평역에서 이태원엔틱가구거리까지는 직선거리 900m 정도로, 도보로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전 서장이 차량 이동을 고집하면서 무려 55분 이상 걸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서장이 차량 밖으로 나온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서장이 관용차 안에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은 조사 중이다.

이태원엔틱가구거리에 도착한 이 전 서장은 극심한 체증으로 더는 차량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태원 파출소까지는 도보로 이동했다. 결국 참사 발생 후 무려 50분이나 지난 오후 11시 5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이때는 이미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나오는 등 수습 불가능한 '아비규환' 상황이었다.

이 전 서장은 다만 23분간 머물렀던 식당에서 음주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전 서장의 구체적인 동선과 행적은 특별감찰팀이 본인 및 목격자 진술, CCTV분석 등을 통해 재구성한 것이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를 토대로 이 전 서장이 차량 이동을 고집한 이유와 차량 이동 중 참사 현장 관리와 지휘를 충분히 했는지 여부 등을 따질 방침이다.

아울러 이 전 서장의 휴대전화와 무전 기록 등을 확보해 차량 내 행적을 세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이 전 서장이 오후 10시 20분께 현장에 도착해 지휘하기 시작했다고 기록된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의 허위작성 의혹도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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