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장 '사라진 1시간'…정체도로 관용차에 앉아있었다(종합)

밤 10시 녹사평역에 도착…이후 행적 '허위보고' 의혹
도보로 10여분 거리인데 1시간 넘겨 밤 11시5분 도착

(서울=뉴스1) 조현기 이승환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이임재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의 행적이 허위로 보고됐다는 의혹을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쯤 현장 인근인 녹사평역에 도착했지만 1시간 동안 현장에는 다다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 '1시간' 동안 관용차에 머물렀으나 차안에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는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이미 발생하며 상황이 참사로 치닫고 시점이었다.

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 전 서장의 행적이 상황보고서에 허위로 기록된 의혹 등을 살펴보고 있다.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오후 10시20분쯤 현장에 도착해 지휘한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경찰청 감찰 결과 이 내용은 허위로 파악됐다.

경찰청 특별감찰팀(감찰팀)은 지난 4일 "이 전 서장이 참사 당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시각은 29일 오후 11시5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참사 신고가 최초로 접수(오후 10시15분)된 후 50분 뒤 현장에 도착한 것이다. 애초 알려진 도착 시간(밤 10시20분)보다 45분 늦다.

그의 행적이 논란으로 번지자 감찰팀은 참사 당일 이 전 서장의 행적을 시간대별로 공개했다.

이 전 서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 일대에서 집회·시위를 관리했다. 오후 9시쯤 집회가 마무리되자 그는 24분 뒤 경찰서 주변 식당에 도착해 식사했다. 이후 25분쯤이 지난 오후 9시47분쯤 식사를 마치고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이 전 서장은 10여분 뒤인 오후 10시쯤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했다. 하지만 교통 정체로 차량의 진입이 안되자, 계속 우회해 진입을 시도했다.

그는 이후 오후 11시1분 사고 현장 건너편에 있는 이태원 앤티크(고풍스러운)가구 거리에 하차했다. 그후 4분 뒤인 오후 11시5분쯤 도보로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다.

이 전 서장이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한 '오후10시쯤'과 파출소에 도착한 '11시5분' 사이 차 안에서 어떤 지시를 했는지 등을 감찰팀은 조사하고 있다.

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당시 차량 이동만을 고집했는지, 차에 왜 오래 있었는지 등도 파악하고 있다.

그가 파출소에 도착하기까지 차량 진입을 계속 시도했다고 해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녹사평역에서 이태원역까지는 약 670m에 불과해 걸어서 10여분 거리이기 때문이다. 녹사평역에서 이태원파출소까지도 약 740m이며 걸어서 12~15분이면 갈 수 있다.

참사 당일 인파가 몰린 점을 고려해도 녹사평역에서 하차해 걸어갔더라면 좀 더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수본은 감찰 결과를 토대로 허위 기재 의혹을 포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할 전망이다. 현재 대기발령된 이 전 서장은 감찰팀의 수사의뢰로 향후 경찰에 소환돼 조사받을 예정이다.

chohk@news1.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