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탄소농도 2ppm 증가… 기후재앙에 불을 지폈다 [COP27 '기후정의'를 외치다]

윤지로 2022. 11. 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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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자며 전 세계 정상이 손을 맞잡아도, 기후 대응을 촉구하며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서도 온실가스는 차곡차곡 대기에 쌓였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린 지난해 11월부터 1년이 흐르는 사이 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2ppm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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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고 회의 후 1년
2021년 415.9ppm서 2022년 417.9ppm로
50년 만에 100ppm 가까이 높아져
유럽 가뭄, 미국 산불, 동남아 폭우
1년 내내 지구촌 각종 재해로 신음
국제사회 6일부터 ‘기후정상회의’
기후대응 진전된 합의 도출에 주목
지구를 살리자며 전 세계 정상이 손을 맞잡아도, 기후 대응을 촉구하며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서도 온실가스는 차곡차곡 대기에 쌓였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린 지난해 11월부터 1년이 흐르는 사이 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2ppm 늘었다.
반세기 전 330ppm대였던 이산화탄소 농도는 1980년대 350ppm으로 늘었고, 2010년대 400ppm대에 진입해 지난해 11월 415.9ppm, 최근엔 417.9ppm까지 올라왔다. 수도꼭지 물줄기가 가늘어져도 물통에 구멍이 뚫리지 않는 한 물은 계속 차오르듯이 온실가스 배출을 0에 가깝게 줄이지 않는 한 온실가스 농도 상승은 막을 수 없다. 지난해 인간이 대기로 뿜어 올린 이산화탄소는 350억t.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전 세계가 일반적인 배출경로(SSP2-4.5)를 따라갈 때 금세기 말 이산화탄소 농도가 600ppm을 넘길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지난여름 영국 런던은 4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에 신음했다. 북위 50도가 넘는 고위도, 여름 평균기온 20∼25도로 에어컨이 별 필요 없었던 런던은 최악의 무더위에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 4단계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는 지독한 가뭄에 냉각수가 없어 원전의 절반을 멈춰 세워야 했고, 독일의 라인강도 바닥을 드러냈다.

파키스탄은 물폭탄을 맞았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비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고 1700여 명이 숨졌다.

‘기후변화 피해’를 언급할 때 아프리카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자주 아프리카를 빼놓고 기후변화를 말한다. 가난과 내전, 질병에 늘 시달리는 곳이니 아프리카를 덮치는 자연재해는 종종 간과되기 일쑤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지도를 그린다면… 각 나라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그린 세계지도. 실제 차지하는 면적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볼록거울에 비춘 것처럼 부풀어 보인다. 한국(오른쪽 보라색)과 일본(맨 오른쪽 연두색), 미국(맨 왼쪽 녹색)이 대표적이다. 이 그림은 아워월드인데이터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산화탄소 환산)을 내려받아 카토그램 제작 홈페이지(go-cart.io)의 툴을 이용해 그렸다. 아워월드인데이터, 고카트
최근 영국의 기후 전문 매체인 카본브리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자연재해로 4000명이 목숨을 잃고 1900만명이 다치거나 삶의 터전을 잃었다. 아프리카 동부의 가뭄은 올해 유독 혹독한데 이로 인해 우간다에서 2500명이 기아에 시달리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보다 남쪽으로 내려와서 마다가스카르와 모잠비크는 6개의 대형 폭풍이 강타하면서 890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튀니지, 차드… 피해를 대자면 끝이 없다. 블록버스터급 재해가 일상인 아프리카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다. 책임은 가장 작지만, 피해는 가장 큰 ‘기후 부정의’의 일면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달 27일 ‘2022년 배출 격차 보고서’에서 “현재 세계 각국이 다짐한 기후변화 대응 수준대로라면 세기말까지 기온이 2.4∼2.6도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약속한 1.5도 혹은 2도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 지난해 열린 COP26에서 각국 정상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하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최선을 다하겠노라 다짐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다시 한 번 고삐를 조이기 위한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열린다. ‘기후변화 최전선’ 아프리카의 외침이 어느 때보다 크게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일보 환경팀은 ‘COP27-기후정의를 외치다’라는 제목으로 이번 총회를 다룬다. 총회 2주차에는 이집트 현장에서도 생생한 소식을 전해 올 예정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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