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타는 ‘폴스타 3’… “이게 바로 미래 SUV”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2022. 11. 5. 15:00
북극성(Polestar). 밤하늘 늘 같은 자리에서 반짝이는 고귀한 별. 길을 잃어도 이 ‘가이딩 스타(Guiding Star)’덕분에 두려울 게 없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폴스타 존재는 큰 위안이 된다. 수많은 갈림길에서 나아갈 방향을 선도하며 전기차 시대에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2~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폴스타 3’ 언론 공개행사는 이른바 전기차 길잡이 폴스타의 진가를 오감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
폴스타는 스웨덴 예테보리 본사가 아닌 약 370km 떨어진 덴마크 코펜하겐에 데뷔 무대를 꾸려 신차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갖게 했다. 최신 전기차와 낯선 도시의 만남은 상상만으로도 설렘 그 자체였다. 들뜬 기분은 행사 직전까지 이어졌다. 14시간에 걸쳐 도착한 코펜하겐 카스트럽 공항 전광판에는 생각지도 못한 폴스타 3 월드프리미어 홍보 영상이 등장해 취재진을 반겼고, 현지 거처에 마련된 사전 등록 창구에선 200명이 넘는 기자들에게 폴스타 3 팔찌를 휘감아주면서 운명의 날을 상기시켰다.
지난달 12~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폴스타 3’ 언론 공개행사는 이른바 전기차 길잡이 폴스타의 진가를 오감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
폴스타는 스웨덴 예테보리 본사가 아닌 약 370km 떨어진 덴마크 코펜하겐에 데뷔 무대를 꾸려 신차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갖게 했다. 최신 전기차와 낯선 도시의 만남은 상상만으로도 설렘 그 자체였다. 들뜬 기분은 행사 직전까지 이어졌다. 14시간에 걸쳐 도착한 코펜하겐 카스트럽 공항 전광판에는 생각지도 못한 폴스타 3 월드프리미어 홍보 영상이 등장해 취재진을 반겼고, 현지 거처에 마련된 사전 등록 창구에선 200명이 넘는 기자들에게 폴스타 3 팔찌를 휘감아주면서 운명의 날을 상기시켰다.
26년 역사를 지닌 폴스타가 세계 각국의 언론 매체들과 한자리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플래시 엔지니어링’이 전신인 폴스타는 2009년 볼보자동차 공식 파트너로 거듭나 ‘폴스타 퍼포먼스’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를 3.9초에 주파할 수 있는 S60 폴스타 콘셉트카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5년 볼보에 인수된 폴스타는 2년 뒤 고급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이후 5년 만에 폴스타 3를 들고 전면에 나왔다.
공식 행사는 코펜하겐 서쪽 지역 베스테르브로 폐기차역에서 진행됐다. 내연기관의 종식, 전기차 시대 개막이라는 두 외침이 맴도는 묘한 장소였다. 실제로 행사장 한편에 19세기 북유럽을 종횡무진 달렸던 기관차가 전시돼 대조를 이뤘다.
폴스타는 행사장에서 심장을 울리는 독특한 디제잉 공연과 가벼운 와인으로 흥을 돋웠고, 초대 손님들은 축제 분위기를 즐기면서도 베일에 싸여진 폴스타 3를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폴스타의 또 다른 미래 폴스타 6 콘셉트카와 전기자전거도 미리 엿볼 수 있었다.
폴스타 3는 폴스타 기술력을 총동원해 기획 단계부터 직접 개발한 최초의 SUV 전기차다. 직접 신차를 소개한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CEO는 “폴스타 3가 전기차를 넘어서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신차는 사람의 오감을 완벽히 자극한다”고 강조했다.
폴스타 3는 제원상 현존 전기차 중 가장 뛰어난 축에 속한다. 성능은 포르쉐 타이칸을 능가한다. 타이칸 오버부스트 경우 출력 390kW과 850Nm 토크를 생성하는데 폴스타 3는 퍼포먼스 팩을 선택할 경우 380kW 및 93.4kg.m(910Nm)까지 향상된다. 듀얼 모터는 360kW의 출력과 840Nm의 토크를 낼 수 있다. 0~100km/h는 5초(퍼포먼스 팩 4.7초), 최고 속도 210km/h를 자랑한다. 111kWh 배터리 팩을 탑재해 WLTP 기준 최대 610㎞의 주행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각형 셀 디자인이 특징이며 히트펌프도 기본으로 갖췄다.
이 수치들은 분명히 인상적이지만 잉엔라트는 폴스타 3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크게 내세우지 않았다. 이보다 순수 폴스타의 독창성과 방향성에 주목했다.
폴스타 1은 지난 2013년 볼보 콘셉트에서 파생됐고, 폴스타 2의 경우 볼보 40.2 콘셉트(2016년)와 디자인을 공유해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이번 폴스타 3는 확실히 볼보 디자인과 거리를 두는 상징적인 차다. 외형도 기존 SUV와 비슷하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고유 형태와 차별화를 이뤘다.
폴스타 3는 최적화된 SUV를 지향한다.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극복해냈다. 기존 SUV 자세를 비롯해 지상고 및 높은 좌석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급스럽고 광활한 실내 공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공기역학적인 루프라인도 인상적이다. 잉엔라트는 신차를 “비행기 동체 같다”고 비유했다. 특히 바퀴 사이 평평한 스케이트보드 섀시에 배터리를 깔고, 넓은 실내 공간을 만들기 위해 휠베이스를 늘렸다. 1~2열 좌석 사이 공간이 증가해 앉았을 때 무릎 주변도 넉넉하다. 제원상으로 전고와 전폭은 각각 1627㎜와 2120㎜. 지상고는 211㎜, 휠베이스 2985㎜에 달하면서 대형 SUV 크기와 맞먹는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삶의 공간’으로 역할이 늘어나면서 음향시스템도 중요해졌다. 잉엔라트 대표는 “사람들이 자동차 운전을 즐기는 것은 독립적인 공간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긴장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최상급 오디오 브랜드 ‘바우어앤 윌킨스’와 함께 폴스타 3를 위해 가능한 가장 놀라운 사운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음향 시스템은 고급 스피커를 장착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자동차 실내 공간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각도에서 소리가 반사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고, 차량의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스피커로부터 직접 전달되는 음향보다 실내공간의 다양한 재질과 각도에 반사돼 탑승자에 전달되는 소리가 훨씬 크다.
이 차에는 25개의 스피커가 돌비 애트모스와 함께 총 1750와트 시스템 출력을 생성하는 28채널 앰프에 의해 구동되는 몰입형 서라운드 사운드 설정으로 실내를 채운다. 보행자에게 폴스타 3가 접근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사운드도 개발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매년 수백만 명의 조기사망의 원인이다. ‘어드밴스드 공기청정(AAC)’을 탑재한 폴스타 3는 실내를 항상 쾌적한 상태로 유지시켜준다. AAC는 코로나19를 비롯한 바이러스, 천식·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입자까지 걸러낼 수 있다. 특히 실내 유입 공기에 포함된 가장 유해한 입자인 초미세먼지를 최대 95%까지 제거한다. 1단계는 꽃가루 등이 걸러지고, 2단계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차단한다. 최종 단계에선 유해가스까지 제거해 산소함량이 높은 공기를 실내에 공급한다.
안전성도 최고 수준이다. 볼보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코어 컴퓨터에 중앙 집중식 컴퓨팅 기능을 처음 탑재했다. 이 AI는 자동차의 여러 센서와 카메라로부터 데이터를 처리해 첨단 운전자 보조 안전 기능과 운전자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차 내부의 밀리미터 미만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실내 레이더 센서도 있어 실수로 어린이나 애완동물을 실내에 방치하는 것을 방지한다. 이 시스템은 열사병 또는 저체온증을 방지하기 위해 실내 온도 조절 시스템에도 연결된다. 여기에 사고 시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도록 객실 주변에 최대 10개의 에어백이 장착된다. 레벨 3 자율주행 기술도 내년 하반기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주행 질감에도 신경을 썼다. 폴스타 3는 무게중심이 ICE SUV에 비해 100mm 낮고, 두 차축 사이의 하중 분포는 50대 50으로 균형을 맞췄다. 폴스타 1에서 볼 수 있듯이 3개 차축은 토크 벡터링을 통해 우측 및 좌측 리어 휠 사이에 분배되는 토크를 개별적으로 제어해 저속에서의 민첩성과 고속에서의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폴스타 3는 속도에 따라 지상고가 자동으로 바뀌는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으며 2mm초마다 쾌적함과 성능 사이를 전환하는 액티브 댐퍼를 장착해 90km의 속도에서 서스펜션이 도로 5cm마다 조정된다.
폴스타 3 디자인은 기능과 매력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폴스타 3는 최대 25cm의 지상고와 22인치 대형 휠이 궁극의 SUV 아키텍처를 구현한다. 도어 핸들과 창문과 같은 기능적 특징은 비행기의 동체처럼 표면에 평평하게 붙어 있어 항력을 줄인다. 보닛의 에어로 포일이 결함 공기를 빨아들이고 이를 리어에 있는 두 번째 윙으로 유도해 SUV 뒤쪽의 난기류와 공기저항계수(0.296Cd)를 줄여줌으로써 주행거리 향상에 도움을 준다.
듀얼 블레이드 라이트는 브랜드 고유 시그니처를 만들어낸다. 개별적으로 제어되는 330만 개의 거울이 도로에 고화질 광선을 투사한다. 이는 최대 8개 물체를 감지해 눈부시지 않도록 해주고, 야간 시야 손상도 줄여준다.
전기차에 그릴이 필요 없게 되면서 폴스타는 그 위치에 스마트존을 도입했다. 프론트 에어로잉 아래에 위치한 스마트존은 전방 지향 센서, 열선내장 레이더 모듈 및 카메라의 집합체다. 이게 폴스타 디자인의 시그니처다. 폴스타 3 시그니처 리어 라이트 바는 별이 탄생할 때 빛의 펄스에서 영감을 받은 168개의 개별 LED를 특징으로 한다.
내부에는 두 개의 드라이버 모니터링 카메라가 운전자 시선을 추적해 눈을 감시하고 주의 산만하거나 졸음 운전 등 연결이 끊긴 운전자를 감지할 때 경고 메시지를 비롯해 소리, 심지어 비상 정지 기능까지 작동시킬 수 있다.
실내 소재는 고급스런 미학과 촉감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가능성 제품으로 선정됐다. 여기에는 바이오 속성 마이크로테크, 동물 복지 인증을 받은 가죽, 완전 추적 가능한 양털 덮개 등이 포함된다.
폴스타 3에 적용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는 폴스타와 구글이 공동 개발한 운영체제로 전면의 14.5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할 수 있다. 구글이 내장된 세계 최초의 자동차 폴스타 2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OTA(Over-the-Air) 업데이트 기능이 포함돼 있어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소프트웨어 개선과 새로운 기능 도입이 가능하다. 국내 판매 모델에서는 티맵과 공동 개발한 전기차 전용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다.
잉엔라트 대표는 “폴스타를 접할 수 있는 웹사이트나 쇼룸을 포함해 브랜드와의 모든 상호작용이 우아해야 한다”며 “이 같은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폴스타 3는 절묘한 맛을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이어 “폴스타 3는 전기차 시대의 기준이 되는 진정한 SUV”라고 강조했다.
폴스타 3는 중국 청두에 위치한 볼보자동차 공장에서 생산되며 2023년 중반부터 점진적으로 생산량이 증가될 계획이다. 첫 고객 인도는 2023년 4분기로 예상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볼보자동차 리지빌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은 2024년 중반이후 고객에게 인도될 전망이다.
폴스타 3 롱레인지 듀얼모터의 출시 가격은 8만9900유로(한화 약 1억2510만 원)이다. 한국은 2023년 3분기부터 판매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코펜하겐=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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