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 소리 들으며 생존 의지…광부들 "회복되면 소주 한잔하고파"

고석용 기자 2022. 11. 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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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 붕괴로 열흘째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생환'의 기적을 이뤄낸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광부들이 "(회복되면)밥 한 그릇 먹으면서 소주 한 잔 하고 싶다"며 "부모님 산소를 찾아뵙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5일 작업반장 박모씨(62), 작업보조자 박모씨(56) 등 광부 2명의 몸 상태를 살핀 뒤 기자들과 만나 구조된 광부들이 이같이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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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구조대가 매몰자들을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사진=경북소방

토사 붕괴로 열흘째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생환'의 기적을 이뤄낸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광부들이 "(회복되면)밥 한 그릇 먹으면서 소주 한 잔 하고 싶다"며 "부모님 산소를 찾아뵙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5일 작업반장 박모씨(62), 작업보조자 박모씨(56) 등 광부 2명의 몸 상태를 살핀 뒤 기자들과 만나 구조된 광부들이 이같이 전했다고 밝혔다.

이 도지사에 따르면 생환 광부 2명은 '어떻게 버텨냈냐'는 질문에 "이렇게 오래있을 줄 몰랐다"고 답했다. 이 도지사는 "베테랑, 전문가라서 역시 달랐다"며 "커피와 낙수로 연명하고 발파 소리를 들으며 생존 의지를 다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구조된 광부들은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두 광부들의 주치의인 방종효 안동병원 신장내과장은 "초기에 저체온증으로 체온이 떨어지고 근육통을 호소했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수일 내에 퇴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두 명 모두 상당히 안정을 찾은 상태로 점심식사로 소량의 죽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6일 토사 붕괴로 고립된 이들은 고립 당시부터 나무막대를 세우고 비닐을 둘러 텐트처럼 추위를 막았다. 또 작업할 때 가져간 커피믹스를 조금씩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커피믹스가 떨어진 후에는 떨어지는 물방울로 목을 축이며 열흘을 버텼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5일 오후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사고에서 구조된 광부 2명을 면회한 뒤 취재진에게 건강 상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함께 광부들을 찾은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구조가 이뤄진 만큼 사고 원인을 조사해서 다른 광산에서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차관은 "최근에 사고가 있었던 광산들을 우선해서 안전 점검할 계획"이라며 "우리나라에 가행(광물을 캐는) 광산이 350개 정도 있는데 챙겨야 할 부분부터 안전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구조 과정에서 10년도 더 된 오래된 도면을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새롭게)측량을 하고 시작하기엔 시간이 너무 걸려서 오래된 도면이지만 해당 도면을 기초로 시추를 하기로 했다"며 "오래된 도면은 현행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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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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